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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라시 한국사 - 아는 역사도 다시 보는 한국사 반전 야사
김재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2월
평점 :
드라마 사극을 보거나 수업을 통해 역사를 배울 때, 너무 진지하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역사'하면 '지루함'이라는 느낌이 한몫 했다. 하지만 어찌보면 사람 사는 것이 거기에서 거기 아닌가. 좀더 가볍고 재미나게 살펴볼 수도 있는 법. 이 책에서는 말한다. '뒷골목 관점'으로 다시 풀어 쓴, 역사 보부상 김재완의 우리 역사 '마당놀이!'라고.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고 너무 어렵게만 바라봤던 역사를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흥미진진하게 엮어낸 이 책《찌라시 한국사》를 통해 우리 역사 속 한 장면 한 장면을 재미나게 접해본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전쟁과 외교', 2장 '권력과 암투', 3장 '왕의 사람들', 4장 '반전의 야사', 5장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로 나뉜다. 광개토대왕은 어떻게 성군이 되었나, 최전성기를 이끈 '균형외교'의 달인, 그놈의 분열이 문제유~, 두 이모와 결혼한 꼭두각시 왕, 신돈은 공민왕의 '아바타'였나,《토정비결》의 원작자는 누구인가, 우리가 '차카게' 살아야 하는 이유, 이런 재벌이라면 얼마라도 좋다, 조선판 '프랑스 혁명'은 왜 좌절되었나, 명성황후에게도 비선 실세가 있었다, 우리에게 이토록 위대한 자 있으랴, 조선에도 '잔 다르크'가 있었다면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표지와 차례를 볼 때만 하더라도 이 책을 읽고 내가 이렇게 웃음을 터뜨릴 줄은 몰랐다. 지금껏 역사서라는 것이 나를 깔깔 웃게 만들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참신함이 있는 책이다. 정말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현장감과 흥미진진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 저자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나가 듯 청산유수로 술술 쉴새없이 역사 속 이야기를 방출해낸다. 어느새 그 입담에 빠져든다.
처음에는 차례를 살펴보며 관심이 가는 글을 먼저 찾아 읽으려고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나가기를 추천한다. 어느 부분을 보아도 상관 없다. 시간 날 때 틈틈이 읽으며 알아가는 재미와 웃음을 함께 할 수 있다. 아는 역사도 새롭게, 모르는 역사는 더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전체적으로 저자가 재미있게 각색하여 풀어낸 글이니, 너무 경건하게 다가가지는 않아도 된다. 역사를 접하는 다양한 시선 중 MSG 팍팍 뿌린 자극적인 찌라시 같은 이야기도 한 방법일 수 있으니 읽어보면 숨은 이야기를 몰래 보는 듯한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우리 말이야. 현재를 살아가는 그 누구도 과거 역사의 현장을 살아본 적도 없고 자료도 부족해서 그 당시에 대한 완벽한 이해는 불가능해. 역사에 가정을 두고 활발한 토론은 좋지만 무조건적으로 내가 본 책과 연구만이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자고. (37쪽)
프랑스 혁명 당시 런던과 파리를 배경으로 한 찰스 디킨스의 소설 '두 도시 이야기'에 너무나도 유명한 구절이 있죠.
"최고의 시대지만 최악의 시대였다. 지혜의 시대이면서 어리석음의 시대이기도 했다. 믿음의 시대이면서 불신의 시대였다. (중략) 우리 모두 천국을 향했고, 우리 모두 정반대 방향의 지옥을 향했다."
과거를 산 우리 선조들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무릎을 치면서 '우리 시대의 이야기인데"라고 할 만큼 시대를 초월하는 탁월한 문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역간 분열을 넘어 세대 간 분열에 젠더의 분열까지! 우리 시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유독 우리 세대가 어리석고, 서로를 불신하여, 스스로를 지옥을 몰고 있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른 한 손에는 지혜와 믿음을 이미 움켜쥐고 있습니다. 최고의 시대와 지혜의 시대를 만들어 모두가 천국을 향할 수 있는 방법은 오래된 미래인 역사를 공부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400쪽)
우리 역사에 일단 관심을 갖게 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책이다. 아무리 의미 있는 것이어도 흥미가 없으면 접근조차 하지 못하기에 이 책은 일반인을 상대로 역사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는 책이다. 한 편의 드라마보다 더 쫄깃한 역사 이야기, 찌라시만큼 흥미진진한 한국사를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으니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