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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고양이를 사랑하게 되었다
박은지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18년 3월
평점 :
기분이 우울해질 때, 고양이 관련 서적을 읽는 것도 기분을 좋게 하는 방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었다. 기분이 울적해서 기분을 좋게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삶에 관해 생각해보고 싶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책《어느 날 고양이를 사랑하게 되었다》를 읽으며 내가 미처 몰랐던 고양이와 삶에 관한 이야기를 접해본다. 이 책을 읽으며 고양이도 보고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박은지. 동물들과 함께한 에피소드와 사진을 모아 엮은 이 책은 저자가 취재뿐 아니라 소소한 길 위에서 만난 고양이와의 교감을 자신 특유의 감성으로 써왔던 일기와 같다.
그들과 눈을 마주치고 같은 길을 걷다 보면, 사람과 길고양이가 서로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홀로 걷는 사람들의 발소리는 때때로 외롭고, 아무도 없는 길을 걷는 길고양이의 조용한 발걸음 소리는 비어 있어 채울 것이 많다. 너무 친해질 필요는 없지만 너무 멀지는 않게, 상처받을 걸 두려워하지는 말되 무작정 시도하다가 다치지는 않았으면 하는, 그런 삶이 길 위에 있다. (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 '길 위에서 만나다', 2장 '당신과 나의 적당한 거리', 3장 '보통의 날들'로 나뉜다. 고양이의 거리, 시간이 공존하는 골목, 긴 여행을 떠난다는 것, 지친 하루, 바다를 자주 보지는 않는다, 우린 이걸로 됐어요, 유효기간이 다 된 사랑에 대처하는 법, 기다림과 길들임, 꼬리에는 낙엽, 네가 미처 몰랐던 것, 당신의 첫 번째 고양이, 열쇠가 없는 자물쇠, 필요한 건 장소가 아니다, 다가갈까 말까, 벚꽃 거리, 두 시간 느린 시계, 스쳐가는 세계들, 당신이 보지 않는 것, 고양이에게도 노래는 필요하다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사진으로나마 길고양이들을 볼 수 있다는 점과 거기에서 비롯된 사색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산책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길을 거니는 듯하다. 나른한 햇살을 받으며 문득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다.
기억하지 않으면 없었던 것처럼 사그라지는 우리들의 삶과 길 위의 삶이 아주 잠깐 교차하듯 스치는 찰나, 길 위에서 만나다 (10쪽)
절제된 언어가 깔끔한 느낌을 준다. 일기처럼 모든 말을 넋두리하듯 넣어놓은 것이 아니라, 그 중에서 거르고 걸러서 가지치기를 해서 꼭 필요한 말만 남긴 듯하다. 그래서 정갈한 느낌으로 읽어나갔다. 그러면서 내 마음에 훅 와닿는 말 앞에서는 음미하는 시간을 보낸다.
바윗덩이만큼 버겁게 느끼고 있던 어떤 일도, 그 묵묵한 시선과 이어진 다음에는 서서히 무게가 덜어질 때가 있다. 그것이 어쩌면 나의 짐을 너에게 건네주는 것 같아 가끔은 마음이 묵직해지지만. (50쪽)
따뜻한 봄이 오면 모든 것이 조금씩은 더 견디기 쉬워질 거야. (213쪽)
책과의 만남도 소중하다. 시기에 맞게 만나서 나에게 필요한 말을 건네주면 살아갈 힘이 생기고 그 책을 아끼게 된다. 이 말과 고양이의 사진을 보며 나도 모르게 뭉클한 느낌을 받는다. 나에게 위로를 건네주는 책이다. 고양이와 인생을 생각하며 담담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