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 (양장, 조선시대 삽화수록 에디션)
존 번연 지음, 김준근 그림, 유성덕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언젠가는 꼭 한 번 읽으려고 벼르는 책이 있다. 살아가면서 그 책을 읽게 되기도 하고 여전히 언젠가는 읽을 책으로 남아있기도 한다. 『천로역정』도 언젠가 한 번 읽으려고 생각하던 책 중 한 권이었는데, 어떤 책을 선택해서 읽을지 마땅치 않아서 미루고만 있었다. 그러던 중 조선시대 삽화 수록 에디션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이 책으로 선택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CH북스에서 나온『천로역정』을 보며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히는 기독교의 고전을 접해보는 시간을 보낸다.  


 

 

 


"세상의 황폐한 광야 지대를 두루 다니다가 어떤 곳에 이르니 거기에는 굴이 있었다. 나는 그 굴 안으로 들어가 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다."

꿈의 형식을 빌려 이야기를 풀어낸『천로역정』은 영국 청교도 문학을 대표하는 존 번연(1628-1688)의 우의소설로 1678년에 초판이 나왔다. 크리스천이라고 불리는 한 남자가 성경을 읽고서 자기의 죄를 뉘우치고 하나님의 나라를 향하여 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구원과 성화의 여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책속에서)

 


이 책의 저자는 존 번연. 1628년 영국 베드퍼드의 옐스토우에서 땜장이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1649년 혼수로 아서 덴트의『보통 사람들이 천국으로 가는 길』과 루이스 베일리의『경건의 실천』을 가져온 여인과 결혼을 하였다. 그는 이 경건서적들과 아내의 영향으로 회심하였고, 1653년 베드퍼드에 있는 기퍼드 목사의 독립파 교회에 가입한 후 뜨거운 열정으로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1660년 찰스 2세의 종교 탄압으로 인해 설교가 금지됐었는데, 번연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설교한 죄로 체포되어 12년간의 감옥 생활을 했다. 그의 대표작으로 불리는『천로역정』과『죄인의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도 이때 집필한 것이다.


그림은 김준근. 호 기산. 정확한 생몰연대나 경력은 알려지지 않았따. 구한말 풍속화가로 1880년대부터 1900년대까지 원산, 부산, 인천 등 개항장에서 외국인에게 조선인의 생활과 문화를 묘사한 그림을 대량 제작해 수출화로 판매하였다. 한국사 최초로 그림을 수출하였고,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잘 알려져 있다.  


『텬로력뎡』이 우리말로 처음 옮겨진 것은 1895년도에 선교사 제임스 스카스 게일이 부인 해리엇과 이창직의 도움을 받아 번역한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번역된 서양소설이기도 하다고. 이 책을 통해 개화기 번역문학의 효시를 접해본다. 여기에는 기산 김준근이 그린 삽도도 42점이 실려 있는데, 2017년 5월 29일 문화재청에 의해 등록문화재 제685호로 지정되었다고 하니 옛스러운 분위기를 주는 표지를 비롯하여 조선시대 삽화수록 에디션이라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천로역정: 조선시대 삽화수록 에디션』은 현대한글로 번역된 천로역정 1부의 이야기와 기산 김준근 화백이 그린『텬로력뎡』의 삽도 42점을 수록하여 출간한 것이다. 독자들에게 우리나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텬로력뎡』의 초기 모습을 일부라도 보여드리기 위함이다. 조선시대 화풍으로 그려진 삽도들과 그것들에 대한 해설, 그리고 이야기 본문에 대한 해설은 독자들에게 많은 유익과 즐거움을 줄 것이다. (책속에서)


 

 


여느 고전 작품들과 같이『천로역정』도 초시간적인 유용성을 지니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는 다른 어떤 고찰을 훨씬 초월하는 인간의 삶과 운명에 대한 안목을 체험하게 된다. 각 영혼의 가치에 대한 강조와, 이 세상 너머에 있는 삶에 대한 강력한 표현, 그리고 지금 현재 그것이 주는 의미 등을 통해, 이 꿈은 핵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완전히 적용되는 메시지를 전달해줄 수 있다. 왜냐하면 아직도 이런 외침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어찌하여야 구원을 얻을 수 있을까?" (331쪽)

이 책을 통해 천로역정을 처음으로 접했다. 조선시대 삽화수록 에디션이라는 점이 장점이고, 소장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다. 시간이 흐른 뒤에 또다시 읽는다면 그때의 느낌은 어떨지 궁금해지는 책이다. 한 번만 읽고 넘어갈 책이 아닌 책이기에 책장에 꽂아두고 또 읽을 기회를 만들어나가야겠다.


수많은 책이 출간되고 사라지지만 그 안에서 살아남는 책은 어떤 부분에서 가치를 지닌 것인지 호기심이 생긴다. 이 책도 인생의 어느 시기에는 한 번 접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이번이 그 기회가 되어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다는 책이니 기독교인이라면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또한 이 책이 종교도서이기는 하지만 종교여부와 상관없이 평생 한 번은 읽어볼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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