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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18년 2월
평점 :
《퇴사하겠습니다》의 저자가 들려주는 그 다음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우리의 삶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그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에 저자의 근황이 궁금했다. 게다가 저자는 아프로 헤어의 독특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개성 넘치는 사람이 그 책 다음으로 들려줄 이야기가 너무나도 궁금했다. 무작정 회사를 그만 두고 자유를 찾으라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회사에서 버티라는 책도 아닌, 자신만의 경험담을 진솔하게 들려주는 것이 마음에 드는 책이었는데,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를 읽으며 이번에는 그 다음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본다.


이 책의 저자는 이나가키 에미코. 2016년 1월 아사히신문사를 퇴사한 후 자유를 꿈꾸는 자유인이다.
저는 홀로, 그래서, 뭐 어쩌라고, 그런 건방진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여전히, 세상을 버려선 안 되는 것이라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는 것을 나의 몸으로 체험하고,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놀라면서 말이지요. (14쪽)
이 책에는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시작이었다(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다)', '없어도 살 수 있다는 충격(청소기, 전자레인지……)', '겨울의 맛(그리고 여름의 맛)', '냉장고의 크기≠나의 크기(인생을 명랑하게 헤쳐 나갈 결정적 힌트)', '소유 말고 공유(세상이 달라 보인다)',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어쩌면 나 자신을 위한 생각)'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생활의 달인 1 '무한한 '건조'의 세계, 생활의 달인 2 '냉장고 없는 식사' 등도 포함된다.

회사를 그만두어도, 냉장고를 버려도, 나 혼자 살아도, 생활은 계속된다. (책 뒷표지 中)
개성 넘치는 저자가 들려주는 삶의 목소리다. 정답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이렇게 살라고 권하는 것도 아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이렇게 하니 정말 좋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나도 미니멀라이프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하며, 그녀의 심플 라이프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특히 없어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본주의 사회의 굴레에서 돈을 벌고 소비하는 일을 반복하며 사는 사람들에게 "난 청소가 싫었던 게 아니라 청소기를 싫어했던 거예요."라며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절로 웃음이 난다.
'이게 없으면 못 살아' 하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 없어도 살만하다는 사실. 그것은 생각지도 못한 충격이었다. (60쪽)
너무 진지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한없이 가볍지만은 않은 경험담을 들려준다. 실제로 실천해보며 좌충우돌, 생각처럼 진행되지 않는 일도 있고 복병도 있게 마련이다. 그런 이야기들을 들려주는데 마음에 다가온다. 어쩌면 내가 지금, 이러한 삶을 시도한다면, 저자처럼 이렇게 우왕좌왕하며 해결책을 향해가리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하나씩 얻게 되는 교훈, 누군가 먼저 살아본 좌충우돌 심플라이프의 노하우를 들어본다.
내 눈으로보고 내 머리로 생각하고 내 손발로 해보려는 것. 어쩌면 세상은, 지금 그걸 '불편'이라고 부르는 건 아니까. 그렇다면 '불편'이란 '삶' 자체다. 그렇다면 '편리'란 '죽음'일지도 모른다. (71쪽)

개성 넘치는 저자의 퇴사 이후 삶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통해 그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신문 기자의 바쁜 생활을 접고, 진정 자신이 원하는 삶, 지금 현재에 사는 삶을 택한 저자의 결단에 앞으로의 삶도 응원한다. 퇴사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그 이후의 삶과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타인의 삶을 들어나가다가 문득 내 삶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갖게 되고, 나만의 방식으로 동참하고 싶어진다. 저자의 언어에는 독자의 행동을 끌어내는 힘이 있나보다. 통통 튀는 자유인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