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 최선을 다해 대충 살아가는 고양이의 철학
보경 지음, 권윤주 그림 / 불광출판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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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해 대충 살아가는' 삶이라니. 고양이의 철학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스님이 고양이를 키우게 된 이야기라는 점에서도 구미가 당겼다. 스님이 어쩌다가 고양이와 인연이 닿았을까. 스님은 고양이를 키우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궁금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 책을 읽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격하게 읽고 싶었다. 게다가 그림은 스노우캣의 권윤주 작가. 무조건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어느 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보경스님. 송광사에서 현호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0년간 선방에서 살았고, 동국대 대학원에서 '수선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보조사상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표지의 그림을 보면 스님과 고양이가 함께 책을 읽으며 수행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된다. 표지에서의 기대처럼 이 책의 그림은 스노우캣의 저자 권윤주가 맡았는데, 그림 하나하나가 인상적이지 않은 것이 없어서 시선을 잡아끈다.

내가 어쩌다 떠돌이 산중 고양이를 기르게 되었을까? 이 '갑작스러운' 인연이 영글어가면서 나는 색다른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 어쩌면 '고양이가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 정도가 되겠는데, 사람들 속에서는 알기 어려운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13쪽)


 


이 책은 총 세 개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첫 번째 이야기 '우리는 모두 하나의 섬을 안고 살아간다', 두 번째 이야기 '가끔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맡겨도 된다', 세 번째 이야기 '지금 당신은 꽃향기를 맡고 있습니까'로 나뉜다. 고양이 한 마리가 나를 향해 걸어오다, 본래 아무것도 아니었던 자리로 돌아오다, 보살펴주면 나랑 살 건가,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을 조심하라, 최선을 다한 고양이는 미안해하지 않는다, 보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기다리면 고양이가 먼저 온다, 고양이는 자기를 싫어하는 사람을 알고 있다, 그러나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 고양이는 추위를 싫어하기보다 따뜻함을 좋아할 뿐이다, 고양이의 맘에 들 것이라 생각하여 시도하는 모든 것은 딱 들어맞지 않는다, 나무는 나무대로 참새는 참새대로 고양이는 고양이대로, 만약 고양이가 없다면 지금 나의 시간은?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스님이 고양이를 키우게 된 사연이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기대 이상의 깊이가 있는 책이었다. 무엇보다도 철학적 사색을 할 계기가 되어서 의미가 있는 책이다. 고양이를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이 신선하게 다가오면서도 깊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대충 읽으려고 무심결에 집어들더라도 어느덧 집중해서 읽으며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이 책에 곰곰 생각에 잠길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린 모두 하나의 섬 아닌가? 존재의 고독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모두 하나씩의 섬을 가슴에 안고 사는 건 아닐지. 고양이를 보면 문득 생각이 골똘해질 때가 있다.

고양이.

섬.

(72쪽)


함께 실린 사진도, 그림도, 고양이의 보드라운 몽실몽실한 느낌을 준다. 휴식이 되고, 포근함으로 다가온다. 그러면서 깊이 있는 철학적 사색까지 함께 하니 더없이 좋은 시간이다. 아끼면서 읽게 되고,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고양이와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스님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사색에 잠기게 할 것이다. 고양이와 스님의 조화, 그 이야기에 빠져드는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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