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행복 - 이해인 수녀가 건네는 사랑의 인사
이해인 지음, 해그린달 그림 / 샘터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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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해인 수녀의 산문집이다. 이해인 수녀의 글을 보면 민들레가 떠오른다. 예전에《민들레의 영토》라는 책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화려한 꽃보다는 들풀이 떠오른다. 풋풋하고 순수한 느낌이 나는 정갈함이 글에서도 자연스레 뿜어져나오나보다. 글을 읽다보면 슬며시 미소를 짓게 되고, 읽는 시간 자체보다도 일상 생활을 하다가도 어느 순간 문득 떠오른다. 이번에 읽은 책은《기다리는 행복》이다. 이 책을 읽으며 잔잔한 감동을 느끼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이해인.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수녀이다.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삼일 만에 받은 세례명이 '벨라뎃다, 스무 살 수녀원에 입회해 첫 서원 때 받은 수도명이 '클라우디아'이다. '넓고 어진 바다 마음으로 살고 싶다'는 뜻을 담은 이름처럼, 바닷가 수녀원의 '해인글방'에서 사랑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언제나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삶! 기다림이라는 말 속에 들어 있는 설렘과 그리움을 사랑하며 여기까지 온 세월의 선물이 얼마나 고마운지요! 광안리 수도원에서 살아온 지난 반세기를 새롭게 감사하며 또 한 권의 책《기다리는 행복》을 펴낼 수 있어 행복합니다. (5쪽)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된다. 1부 '일상의 행복', 2부 '오늘의 행복', 3부 '고해소에서', 4부 '기다리는 행복', 5부 '흰구름 러브레터', 6부 '처음의 마음으로_기도일기'로 나뉜다. 1부에서 5부까지의 글들은 지난 6년간 여러 지면에 발표한 것들을 중심으로 모은 것이고 6부의 글들은 첫 서원하고 나서 일년의 일기들을 단편적으로 뽑아 실은 것이다. 이해인 수녀의 수도서원 50주년을 기념하여 1968년 5월 23일 첫 서원 후 일 년간의 일기 모음이 이 책의 뒷부분에 수록되어 있으니 이해인 수녀의 지나온 날을 함께 바라보는 시간을 보낸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이해인 수녀만의 감성으로 표현해놓았다. 어떤 부분에서는 나라면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될 정도로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투명하게, 맑게, 진심으로 다가와서 이야기 하나 하나가 마음을 휘감는다. 우리 삶에서 충분히 겪을 일을 접해보는 시간이다. 짤막한 에세이가 모여있어서 글을 읽어나가다보니 어느덧 두꺼운 책을 다 읽게 되었다.  


특히 투병생활을 하는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그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 기도를 마음에 담아본다.

내가 온전히 완치 판정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착한 환자'로 잘 참고 버티어주었다며 주치의가 2013년에 선물로 건네준 '5년 생존컵'을 오며 가며 바라보면 새삼 반가운 마음입니다. 그 컵을 앞에 놓고 오늘은 이렇게 기도해봅니다.

이 순간 제가 살아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아직은 아픔을 안고 걸어야 할 삶의 여정에서 힘들어도 선과 미소와 평화를 잃지 않는 환자로 살고 싶습니다. 세상의 많은 환우와 연대하며 고통 중에도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수도자가 되게 하소서. 그리고 가능하다면 끝까지 겸손과 인내의 산으로 올라 환히 웃을 수 있는 승리의 복녀가 될 수 있게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 (109쪽)


이 책을 읽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저절로 힐링되는 느낌이라고 할까. 이해인 수녀의 에너지는 그런 것인가보다. 위안받는 느낌, 다 괜찮다고 건네는 손길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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