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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미중전쟁 1~2 세트 - 전2권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12월
평점 :
나를 뒤흔들만큼 매력적이었던 책은 무엇이었을까. 책을 읽다보면 흥미롭게 읽었음에도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린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잊더라도 그 기억들이 자양분이 되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생각은 든다. 처음으로 푹 빠져들어 읽었던 소설이 김진명의《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였다. 그래서일까. 김진명의 소설은 일단 다른 정보 없이 소설가의 이름만으로도 선택해서 읽고 싶다. 읽고 싶은, 읽을 만한 명분이 충분하다. 김진명의 소설은 내가 모르던 세상을 알게 하는, 세상의 새로운 창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신기神氣의 작가 김진명, 25년 작가 인생을 건 필생의 대작!'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다. 게다가《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싸드》는 결국 이 책의 예고편이었다고 하니 더욱 궁금해져서 결국 이 소설을 읽고 말았다. 이 책《미중전쟁》1, 2권을 읽으며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소설가 김진명은 거침없는 문제제기로 우리 사회의 핫 이슈를 정조준해온 작가이자,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밀리언셀러 작가다. 천문학적인 베스트셀러《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놀랍게도 그의 첫 소설이었다. '김진명이 아니면 누구도 쓸 수 없는 소설'을 쓰며 한국 사회에서 작가로서 독특한 입지를 구축해왔다. 그의 작품은 그 어떤 탐사보도나 연구 보고서보다 치밀한 분석과 통찰을 기반으로 한다. 현재 시점의 대한민국을 가장 정확히 꿰뚫어 보고, 국제정세의 은밀한 이슈를 예리하게 끄집어내며, 그러한 기반 위에 실화보다 더 실화 같은 '팩트 소설'을 펼쳐낸다. 그는 시대와 함께 호흡하며 대중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들에 대해 가장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고 대안을 내놓는 거의 유일무이한 작가다.
김진명의 소설은 먼저 '작가의 말'에서부터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복잡한 현실 상황에 관심을 갖고 바라보다가도 외면하고 고개를 돌리기도 하며 바쁜 일상에 잊기도 한다. 하지만 소설을 읽으며 미처 생각지 못한 다른 면모를 생각해본다. 이것이 김진명 소설이 주는 첫 번째 의미가 된다. 이번에도 작가가 왜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조곤조곤 들려주며 글을 시작한다.
나는 25년 전 한반도의 핵개발을 소재로 작품을 발표했던 작가로서, 작금의 이 벼랑 끝 상황에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깊고 아프게 고뇌했다. 어떻게 해야 미,중,러,일의 이해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이 한반도에서, 위기의 씨줄과 날줄을 넘나들며 끊임없는 공포를 조장하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리하여 나는 이 책《미중전쟁》을 쓰게 되었다. (6쪽)

지금 우리 사회는 이참에 미국과 더불어 북한 핵을 완전히 끝장내는 게 옳은지, 무슨 일이 있어도 무력충돌만은 안 된다는 마지노선을 지키는 게 옳은지 의견이 갈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사드 보복으로 한중관계까지 뒤틀려 있지만 나는 정말 두려운 건 북핵도, 트럼프의 불가측성도, 중국의 경제 보복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우리가 분명한 시각이나 태도를 취하지 않고 그저 눈치만 본다는 사실이다. (7쪽)
세계은행 본부에서 특별조사요원으로 일하는 변호사 김인철은 세계은행의 공적자금이 초단기 투기자본으로 돌아다니고 있는 비엔나로 급파돼 비밀리에 자금세탁 관련 조사를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한 스타 펀드매니저가 의문의 전화를 받고 자살하는 기묘한 사건이 생겼고, 이를 파헤칠 수록 위험에 처하며 피습을 받게 되는데……. 왜 이런 사건이 생기게 되었는지, 이들의 배후는 누구인지, 갖가지 의문을 가지고 손에 땀을 쥐게 된다.
역시 김진명이라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다. 소재 자체는 무거운데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는 두 권의 소설로 탄생시켰다. 가독성이 좋아서 일단 손에 잡으니 술술 읽어나갔다. 무겁지 않게 쓱 읽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소설로서의 매력이 있는데다가 접근성이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현재 우리가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면 좋을지, 이 책을 읽으며 짐작해본다. 또한 우리의 태도, 눈치만 보면서 지켜만 보다가는 우리가 설 자리를 스스로 잃어버리고 만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달아본다. 뉴스를 틀면 북핵에 대해 나오면서 고민하게 되는 요즘, '북핵을 둘러싼 소름끼치는 야심을 낱낱이 까발린 단 한 권의 팩트 소설'이라는 점에서 이 소설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북핵 문제에 대한 해법을 함께 고민해보기 위해서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