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머무는 밤
현동경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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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만으로도 어디든 여행을 떠나며 자유를 누리고 싶어서 여행 에세이를 즐겨 읽는다. 몸은 이곳에 있어도 마음 만은 어디든 갈 수 있는 것이 인간 존재 아니던가. 책을 읽으며 잊었던 기억도 떠올리고, 설레는 느낌도 생생하게 살려보는 것이 좋다. 이번에 읽은 책은《기억이 머무는 밤》이다. 이 책을 읽으며 여행 바이러스를 되살리며, 나의 기억이 머무는 밤을 떠올리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현동경. 소리에 이끌려 쓰고, 담기를 반복하다 이제는 향기에 홀려 사람을 쫓는다.

이렇게나 많은 글자 속에 당신이 내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은 참으로 행운이다.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어 있다고 하지 않던가. 그래, 어쩌면 이조차 인연일지 모른다. (22쪽)


이 책에는 첫 번째 밤부터 일흔여섯 번째 밤까지 글이 담겨있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더해 가는 일상 비워 가는 여행, 대낮의 달, 우리가 살아가기 힘이 드는 이유, 당연한 일을 하는 것, 기억의 미화, 스치는 사람을 잡을 줄 알아야 인연이 된다, 낡은 운동화, 한 번쯤 해 보는 일, 시선을 잃는다, 오늘도 오늘이 지나간다, 사막모래, 세상의 관심은 그리 크지 않다, 괜찮다 믿어 왔던 것들, 낡아 가는 것,모든 것은 문고리를 돌리는 것으로부터, 익숙해지지 않는 것, 기억을 꺼내어 읽는 것, 서정적인 그대를 동경하는 이의 추억, 도무지 알다가도 모르겠어, 야경 없는 삶에 대하여, 느리게 걷는 법, 순수한 마음을 알아보는 것, 싫어하는 사람이 내가 될까 봐, 여행 사랑 그 두 개가 엉키면 인생이겠죠, 커피처럼 살면 좋겠다, 사는 게 심심하면 사고를 쳐, 설레는 마음을 잊는다는 건, 불완전한 것들 등 일흔여섯 가지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사진과 짤막한 글이 어우러져서 기억을 떠올린다. 여행을 할 때를 떠올려본다. 꼼꼼하게 가계부를 적어가며 어디서 무엇을 썼는지 기록했던 것은 하나도 의미가 없다. 하지만 그 당시의 감정을 적어놓은 것을 읽어나가다보면 그때의 기억이 오롯이 떠오르며 생생해진다. 이제 다시 여행을 떠나면 무엇을 해야할지, 하지 말아야할지, 조금은 알겠다. 깨달음 뒤로 다음 여행을 계획하기까지는 좀더 기다려야 하니, 안타까운 마음을 진정시킨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낸다. 그러면서 독자에게 여백을 함께 채우도록 한다. 이 책은 여행을 하며, 혹은 살아가며, 느끼게 되는 사소한 감정을 끄집어 내도록 하기에 읽으면서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 많아진다. 슬슬 읽어나가다가도 어느 순간 훅~ 과거의 시간이 오버랩되면서 마음을 흔든다.


서서히 잊혀져 가더라도

누군가에겐 여전히 간절한 것.

_일흔다섯 번째 밤 - 낭만 (276쪽)

 



 

목적지가 없으니 길을 찾을 필요가 없다.

길을 찾지 않으니 길을 잃을 이유가 없다.

길을 잃지 않으니 조급해 할 이유가 없었고

조급해 하지 않으니

그제야 시간이 곁에 머무르기 시작했다.

_마흔일곱 번째 밤- 시간 (176쪽)


조금씩 천천히 읽으며 생각에 잠기게 되는 에세이다. 글과 함께 사진을 통해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어나가며 마음을 어루만져본다. 제목도, 글도, 사진도, 나만의 생각에 잠기도록 안내해준다. 예전의 여행과 미래의 어느 순간에 펼쳐질 여행, 그리고 기억이 머무는 시간들을 떠올리며 사색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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