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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영휴
사토 쇼고 지음, 서혜영 옮김 / 해냄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소설은 제157회 나오키상 수상작『달의 영휴』이다. 독창적인 구성과 섬세한 필력이 빚어낸 아름다운 미스터리라는 것, 사실 이 소설을 읽고 싶은 이유는 이것 하나만으로 충분했다. 담백한 문장을 따라 전개되는 신비로운 이야기, 심사위원과 독자를 사로잡은 환상적인 작품이라는 점은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되었다. 일단 읽겠다고 생각하고 보니 '영휴'라는 단어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표지에 보면 약간은 몽환적인 느낌의 그림과 함께 '차고 기울다'라는 '영휴'의 의미가 적혀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하며 이 소설『달의 영휴』를 읽기 시작했다.

어느 날 오전의 낯선 만남, 죽은 딸의 기억을 가진 여자아이. 두 시간 동안의 대화에 평범했던 남자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나는 달처럼 죽어서, 다시 태어날 거야. 그래서 너를 만나러 갈 거야. 떠오르는 그날의 사고, 죽기 일주일 전날 밤에 남긴 그녀의 말이 오랜 세월 한 남자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데……. 의미심장한 대사와 표정 속에 숨어 있는 복선과 은유, 서서히 그리고 마침내 다다르는 깊은 감동과 여운! (책 뒷표지 中)
이 책의 저자는 사토 쇼고. 1955년 일본 나가사키 현 사세보 시에서 태어났다. 1983년 첫 장편소설『영원의 1/2』로 제7회 스바루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그 후 1988년『개인 교수』로 제2회 야마모토슈고로상 후보에, 2010년『신상 이야기』로 제63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후보에 오르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졌고, 데뷔작을 비롯해『리볼버』『그녀에 대해 아는 모든 것』『점프』가 영화화되기도 했다. 2015년『비둘기 퇴치법』으로 제6회 야마다후타로상을, 2017년『달의 영휴』로 제157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이 소설의 목차 또한 독특하다. 11시부터 1시까지, 두 시간에 걸친 이야기가, 어찌보면 정말 미미한 시간일 뿐인 이 두 시간 동안의 이야기가 한 권의 소설로 엮인 것이다. 목차를 보며 호기심이 증폭하여 이 소설을 읽어나간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읽어나가지 않을 수 없었고, 한 번 손에 쥐고서는 멈추지 못하고 계속 읽어나가게 되었다. 작가에게는 독자가 계속 읽어나가게 하는 추진력이 있다. 다음 장면에 대한 궁금증이 계속 읽어나가게 되고, 그러면서도 시원스럽지는 않고 혼란스럽다. '읽을수록 미궁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들어 가고, 미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읽어갈 수밖에 없다'는 옮긴이의 말에 수긍하게 될 것이다.
인간의 생이 한 번만에 끝난다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크다. 그렇기에 영화나 드라마, 소설에서 환생을 소재로 인간의 꿈을 확장시키며 생각에 잠기게 한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밤에 읽어서 그런지, 더욱 으스스한 느낌이 들면서도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이야기로 와닿았다. 그러면서 이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이들의 만남을 기다리며 읽어나가게 된다.
달의 영휴, 달이 차고 기우는 것, 그것은 환생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이 말을 읽을 때쯤이면 독자는 미궁의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독자의 마음에서는 이미 소설의 전경과 배경이 뒤바뀌어 있은 지 오래다. 이제 독자들은 어른 오사나이와 여자아이의 이야기는 잊고, 오직 루리가 불의의 사고로 죽고 다시 태어나기를 거듭하는 속에서, 그 사이 루리의 남편이었던 마사키의 처절한 영락과 비극적인 죽음도 아랑곳 않고, 도대체 언제, 그리고 과연, 이 연인들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그 결말을 향해 줄달음치지 않을 수 없다. (401쪽_옮긴이의 말 中)


윤회와 전생이라는 장치를 사용하여 연애라는 것의 폭력성과 부당함을 그린 소설이다. 나만 그렇게 느낀 건가 했는데 다른 심사위원들로부터 ‘소설로서의 완성도는 훌륭하지만, 이야기로서는 으스스하다’는 소리를 듣고 안도했다.
―미야베 미유키,『화차』의 작가
다 읽고 나서 무언가 전율이 느껴진다. 그러면서 놓친 부분이 없는지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한 번 더 읽게 되는 소설이다. 작가의 표현력에 문장을 또 한 번 음미하며 생각에 잠긴다. 윤회와 전생이라는 소재의 일본 소설, 독특한 느낌의 일본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마음에 들 것이다. 으스스하면서도 몰입해서 읽게 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