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도 휴식이 필요해요 - 아름다운 고독과 쓸모있는 슬픔을 찾아 떠나는 심리 여정
제프 포스터 지음, 정경옥 옮김 / 지금이책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어요'라는 말은 동화에서나 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우리는 어른이 되어간다. 하지만 이왕이면 행복하게 살고 싶고, 불행한 일은 없었으면 하고 바란다. 그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잘 안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에서 이야기한다. 행복도 휴식이 필요하다고.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행복도 휴식이 필요해요》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제프 포스터. 오랫동안 질병과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20대 중반에 삶의 진실을 알기 위해 영적인 탐구를 시작했다. 그 후 모든 것은 둘이 아니고 어떤 분리도 없음을, '나'라는 것이 없고 평범한 삶이 유일한 기적임을, 현재 가진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전 유럽을 돌아다니고 강연과 은둔 생활을 병행하며, 영적인 탐구에 있어서의 좌절과 모든 것의 중심에 있는 마음의 본질에 대해 분명하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는 깨달음은 이미 삶의 한가운데에 존재하므로 앞으로 깨달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라고 말한다.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 진정한 자신이 무엇인지를 발견하도록 돕거나 '지금 여기에 있는 모든 것'의 희망 속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조셉 캠벨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 앞에 놓인 길이 선명해 보이면 그것은 다른 사람의 길이다."

다른 사람의 길을 따라 걸어가는 것에 싫증이 난다면, 생각과 감정을 조절하거나 남에게 전해들은 간접적인 '행복' 혹은 '아름다움'에 대한 이미지에 따라 살려고 노력하는 것에 염증을 느낀다면, 자신이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내려놓고 정확히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따면, 모든 광기, 기쁨과 슬픔, 비애, 황홀, 선명함과 혼란 속에서도 완전한 우주를 포용하고 싶다면, 부모와 영적인 스승, 자기계발을 도와주는 구루, 세계적인 지도자 같이 좋은 뜻을 가진 권위자들의 약속과 이상에 환멸이나 실망을 느껴 현실적인 행복을 갈망한다면, 당신은 이 책을 읽을 준비가 되었습니다. (18쪽)


이 책은 총 12부로 구성된다. 1부 '불완전함 속에서의 휴식', 2부 '무지 속에서의 휴식', 3부 '고통과 절망 속에서의 휴식', 4부 '우울과 고독 속에서의 휴식', 5부 '불편과 불만 속의 휴식', 6부 '일시성과 변화 속에서의 휴식', 7부 '일상 속의 휴식', 8부 '풍요와 아름다움 속에서의 휴식', 9부 '사랑 속에서의 휴식', 10부 '침묵 속에서의 휴식', 11부 '삶의 완벽함 속에서의 휴식', 12부 '목적지가 아닌 여정 속에서의 휴식'으로 이어진다.



"자신을 치유하거나, 바로잡거나, 심지어 일깨우려는 생각을 멈추세요.

인생이라는 영화를 빠르게 돌리려고 애쓰지 마세요.

'내려놓기'를 내려놓으세요.

치유는 목적이 아닙니다.

그냥 여기에 존재하는 겁니다.

당신의 고통, 슬픔, 의심, 갈망, 두려움, 그 모두는 실수가 아니며,

'치유'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것들은 품어달라고 요구합니다.

지금 여기서, 현재를 인식하면서 애정과 친절이 담긴 가슴으로 가볍게 풀어달라고 합니다." (책속에서)

책의 첫 장부터 매료되었다고 할까.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나 자신,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들려주는 말에서 현재를 인식한다. 그것만으로도 막힌 속이 뚫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무엇때문에 아등바등 힘겹게 살아왔는지, 그러면서 놓쳐버린 나의 현재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면서 마음이 애잔해진다.


어쩌면 그동안 현재를 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겠지, 막연히 기대하며 살았던 것이 사실이다. 학교 교육부터 자기계발서까지, 현재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더 나은 사람이 되라고 채찍질한다. 하지만 '행복해지려는 노력, 불행에서 달아나려는 노력을 멈추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하고 더 깊은 행복을 발견하라'는 책 속의 글귀가 마음에 쿵 소리를 내며 커다랗게 다가온다.



천천히 낭송하듯 읽어나가면 더욱 크게 다가오는 책이다. 아니면 누군가 읽어줘도 좋겠다. 눈으로 한 번 읽고, 소리로 두 번 읽고, 마음으로 여러 번 읽게 되는 책이다. 읽다보면 마음이 편안하며 나 자신을 다독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지금 현재, 존재하는 나 자신을 오롯이 바라보며 지금 이대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무언가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안쓰럽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지그시 바라보는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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