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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진심 - 낀 세대라 불리는 이 시대 중년 이야기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 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10월
평점 :
중년, 이제 남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순간 확 치고 들어오며 나를 뒤흔든다. 삶은 고달프다. 무조건 기쁘거나 행복하다며 거짓으로 위안삼고 시간이 가면 나아질 거라 믿어버릴 일도 아니다. 그렇다고 매순간이 견디기 힘들만큼 버거운 것도 아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 같은 시기를 건너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진심》을 읽으며 이 시대 중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지은이는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 마음의 문제를 들여다보는 따뜻한 시선, 우리 사회 정신건강을 연구하는 전문기관이다.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각종 사회문제를 정신건강 측면에서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전문기관으로, 정신의학, 사회학, 심리학, 교육학 사회복지학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정신건강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우리나라 40~50대 직장인에 주목했다. 1,000여 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하고, 40세 이상 관리직급 직장인 30여 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그들의 정신건강에 위험 신호가 감지되었다면 무조건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먼저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 속에서 문제도, 답도 찾아보고자 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때로 가슴을 먹먹하게 했고, 때로는 무릎을 치게 했으며, 같은 상황에 있는 주변 사람들을 따뜻한 눈빛으로 떠올리게 했다. 아마 많은 이들이 우리처럼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않을까 싶었다. 이에 우리 연구소는 이를 책으로 펴내기로 했다. 어떤 이론이나 고정관념에 기대어 그들의 이야기를 분석하거나 섣부른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그들의 속내를 그대로 들려주고 싶어서다. (8쪽)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직장인으로, 자식으로, 부모로 산다는 것', 2장 '밀어주고 끌어주는 전쟁터, 직장', 3장 '오늘도 내가 회사에 나가는 진짜 이유, 가족', 4장 '그들이 속한 사회', 5장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 자아'로 나뉜다. 불안 속으로 떠밀리는 그들, 가족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것들, 내가 버틸 수 있었던 이유, 부모가 되어 보니 알게 된 것들, 가족이란 버팀목과 함께 서다, 나 자신에게 조금 더 친절해도 된다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이 책이 만들어진 동기도 인상적이지만 방법이 마음에 들었다. 이들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고 한다.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며 그들이 진짜 간절히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며 진행했다고 한다. 때로는 그들의 속마음을 인터뷰한 것을 보며 이들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읽다보면 알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말이다.
어느 현상을 주목하거나, 일부러 의미 지워서 크게 부풀리는 것이 아닌,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중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부담없이 가벼게 읽을 수 있는 인터뷰들을 수록하여 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마음에 든다. 그러면서 그 안에서 이들의 속마음을 살짝 엿볼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그들이 말하는 대로, 우리나라 40~50대 관리직급 직장인들 모두가 '힘들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다는 것', 그리고 '잘하는 것도 있고 잘 안 되는 것도 있다는 것', 그래서 '자기 안에서 스스로 문제도 찾고 답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 (34쪽)
이 책이 중년 직장인뿐만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에게도 읽히기를 바란다고 권한다. 물론 그 나이에 도달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은 것이 우리네 삶이지만, 책을 통한 간접경험이 그나마 이해의 노력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