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륵의 봄날
최창원 지음 / 채륜서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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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륵' 하면 '가야금'을 떠올리지만, 그 이상으로 아는 것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역사 속 기록에도 그다지 남아있는 것이 없다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그저 시험을 위해 외우는 상식 이상으로 알려고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의 작가는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그것이 이 소설의 시작이다. 


그는 가야 가실왕의 뜻을 받들어 가야금을 만들고 그 12악곡을 지었습니다. 가야가 어지러워지자 제자 니문과 함께 신라에 투항했고, 진흥왕의 배려로 국원(충주)에서 계고, 법자, 만덕에게 가야금과 노래와 춤을 가르쳤습니다. 이들이 그의 12곡을 아정하지 못하다며 5곡으로 줄이자, 그는 이 5곡을 듣고 눈물 흘리며 감탄했습니다. 이것이 역사 속에 등장하는 우륵의 모습입니다. 과연 그랬을까. 이 책은 그 물음에서부터 출발한 팩션입니다. 몇 줄 되지 않는 역사 속 우륵의 삶에 상상력의 길을 만들었습니다. 그가 걸어갔음직한 인생을 동행하며, 사랑하고 미워하고 울고 웃는 한 예술가의 이야기와 함께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4쪽)


소설을 읽기 전, 먼저 책의 맨앞에, 또는 뒷표지에 이 글이 실려있다. 소설 읽기는 여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기에서부터 함께 의문을 가지며 소설을 읽어나간다. 단순히 '우륵'하면 '가야금'하는 정보 이상의 호기심을 가지고 읽기 시작해야한다. 그래야 우륵이라는 한 예술가의 일생이 오롯이 전달된다.


이 책은 '가야의 악사, 우륵의 일생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팩션소설'이다. 카피라이터인 저자 최창원이 처음으로 쓴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소설의 차례는 어미의 밤, 완벽한 가족, 아비의 마음, 수로 저 너머로, 인연에 설레다, 아름다운 유산, 가야금 여정, 사랑은 쟁취다, 우산국 그곳에는, 현 속의 검, 그날 하림궁에선, 가야의 봄날로 이어진다. 가야의 악사인 우륵, 이 책을 통해 그를 새롭게 만나본다. 작가의 상상력으로 버무려진 그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역사에 한 줄로 기록되어 있는 인물을 생생하게 살려낸 작품이다. 소설을 읽다보면 우리 주변에 살아 숨쉬며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는 인물처럼 가깝게 느껴진다. 우리네처럼 살고 사랑하고 열정을 불태우기도 하는 평범하고도 비범한 인물, 우륵이라는 인물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듯 이 책을 읽어나간다. 그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손에 땀을 쥔다. 적절한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생생함과 긴장감에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난 듯 하다. 한동안 여운을 남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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