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가정부 조앤
로라 에이미 슐리츠 지음, 정회성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은 첫인상이 일단 두껍고 무겁게 다가온다. 당장 읽고 싶다는 생각과 나중에 시간 나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교차한다. 일단 책은 펼쳐보지 않았을 때에는 알 수 없는 법이다. 《빨강머리 앤》,《작은 아씨들》을 떠올리게 하는 뉴베리 상 수상 작가의 모던 클래식이라는 점에서 진작부터 읽어보려고 벼르고있었지만, 미루고 미루다가 추석황금연휴를 맞이하여 이 책《어린 가정부 조앤》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로라 에이미 슐리츠. 교사이자 소설가와 극작가로 활동하고 있다.《어린 가정부 조앤 The Hired Girl》은 2015년에 발표했는데, 이듬해 최고의 역사 소설에 수여하는 스콧 오델 상을 비롯하여 전미 유대인 도서상과 시드니 테일러 상을 연달아 받았다.  현재 미국 메릴랜드에 살고 있다.

뉴베리상 수상 작가인 로라 에이미 슐리츠는 할머니의 일기장에서 영감을 얻어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특유의 날카로운 위트와 예리한 시선으로 20세기 초의 미국 생활을 희극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열네 살 소녀 조앤이 닭장을 청소하는 생활에서부터 밝은 전등이 있고 카펫 청소기가 있으며 세탁물을 맡기는 도시 생활로 이동하는 삶의 여정을 보여주는 한편, 페미니즘, 가사일, 문학, 종교, 사랑, 신분, 고양이, 모자, 무지외반증, 화상 등에 얽힌 이야기 세계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책 뒷날개 中}


여리고 따뜻하지만 강인한 열네 살 소녀, 조앤 스크래그스의 일기를 들여다보는 느낌으로 이 소설을 읽어나간다. 조앤은 챈들러 선생님한테 일기장을 선물받고, 진실되고 교양있게 일기를 써나가기로 결심한다. 매일 일기를 쓰는 일이 이토록 힘들 줄은 미처 몰랐다며 농장에서 늦봄은 언제나 정신없이 바쁘다고 일기장에 쓴 날이 1911년 6월 14일 수요일이다. 1911년에 소녀 시절을 보낸 조앤의 성장기를 지켜보면서 꿋꿋하면서도 당당한 조앤이라는 한 인간을 만나본다.

바다를 바라보노라면 이 세상이 모래 알갱이처럼 사소한 일과 좁은 생각들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세상은 넓고 거칠며 장대하다. 언젠가 나는 작은 돛단배를 타고 바람과 물살을 가르며 저 드넓은 바다 같은 삶을 향해 용감하게 항해할 것이다. 파도 앞에서 나는 한없이 작아지겠지만 정복당하지는 않으리라. 내가 바로 운명의 주인이자, 내 영혼이라는 배를 지휘하는 선장이니까. (549쪽)


일기장 형식으로 쓰인 이 소설은 일인칭 화법으로 조앤의 삶과 주변 인물들에 대해 고백하고 폭로한다. 특유의 가정사와 여러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살아 있다. 특히 주인공 조앤은 여리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한편, 세상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성장하는 인물로 생생하게 묘사된다. 매혹적인 작가의 잊지 못할 소설.

_<북리스트>

읽다보면 조앤이라는 소녀의 매력에 푹 빠져서 힘이 나고 미소가 지어진다. 살아있는 캐릭터에 한 걸음 다가가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며 읽게 된다. 생각해보니 다음 날 일정이 상관없는 연휴에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을 읽을 때에 적당히 쉬었다가 읽으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다음 이야기를 계속 읽고 싶어서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다 읽게 되는데 다음 날의 일정에는 지장이 크다. 이 책은 한번 잡으면 놓지 않고 싶어져서 다음 날 해야할 일이 부담스럽지 않은 상태에서 읽는 것이 좋다. 매혹적인 작가의 잊지 못할 소설이라는 점에 동의하며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