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파이트 클럽 - 여성들의 오피스 서바이벌 매뉴얼
제시카 베넷 지음, 노지양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페미니즘에 관한 책은 무겁고 어둡다는 선입견이 있다. 이 책의 첫인상도 그냥 평범한 페미니즘 관련 서적 정도로만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온통 붉은 색으로 경고하듯 한 면을 채운 강렬한 느낌의 제목 말고는 이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산뜻하고 현실적이다. 첫 장을 넘겨보았을 때 느낌이 너무도 엄숙했다면 어쩌면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가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맨 처음 보인 문장은 "남성 독자들에게는 책 정가보다 21%가 더 비쌉니다."라는 유머. 여성독자는 물론, 남성까지도 호기심에 불러들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위한 정해진 독서 방법 같은 건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대로 읽어도 되고, 아무데나 펼쳐 읽어도 된다. 아니면 요리책이라고 여겨도 좋다. 마음에 드는 부분만 손때가 타도록 읽어도 괜찮고, 책 가장자리에 메모를 해도 되며, 책 뒷장에 낙서를 해도 되고, 몇 장 찢어서 갖고 있다가 상사의 사무실 문 밑으로 쓱 밀어 넣어도 된다. 이 책의 목표는 여러분을 전쟁의 전술들로 무장시키는 데 있다. (저자의 말 中)

편안한 마음으로, 부담없이, 이 책《페미니스트 파이트 클럽》을 읽어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제시카 베넷. 저널리스트이자 젠더, 성차별, 대중문화에 대한 글을 주로 쓰는 인기 비평가이다. 현재 페이스북의 COO 셰릴 샌드버그가 창립한 비영리 단체인 린인재단의 편집고문으로 있다. 게티이미지와 함께 여성의 권익을 사진으로 옹호하는 라이브러리 '린인 컬렉션'을 설립한 공로로 국제사진센터로부터 트러스티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그녀의 첫 책《페미니스트 파이트 클럽》은 아마존과 <월스트리트 저널> 베스트셀러에 올랐고,《포브스》, <시카고 트리뷴> 등 다수 언론에 의해 2016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은 대부분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고 밝힌다. 전체적인 문체는 가벼울지 몰라도 밑에 깔린 사고는 결코 가볍지 않고, 통계적 증거 자료가 없는 허황된 가정이나 두루뭉술한 전략을 거의 없다고 강조한다. 그렇기에 접근성이 뛰어난 책이라는 점을 읽어나가면서 더욱 인식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페미니즘은 유별나거나 특이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 특히 긴가민가한 성차별, 의식하기 어려운 성차별에 대해 알게 된다.


무엇보다도 접근성이 뛰어난 페미니스트 관련 도서이기에 페미니즘에 관해 쉽고 흥미롭게 접근하기 좋은 책이다. 단지 책 속에 있는 이론적인 내용이 아니라, 책 속에서 툭 튀어나와 현실에서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실제 성차별이라고 인식조차 하지 못한, 무언가 불합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그 상황에서 대처할 것인지 이 책을 보며 조금은 똑똑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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