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중년이라는 청구서가 날아왔다 - 나를 흔드는 세상, 자존을 지키며 사는 법
고명한 지음 / 세이지(世利知)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먼저 이 책의 제목이 마음에 와닿았다. 청년이라는 긴 터널이 끝날 것 같지 않게 느껴져 지루하기만 했는데, 인식하지 못하는 새에 어느덧 중년이 되어버렸다. 요즘들어 특히, 중년이 되어버렸다는 느낌과 함께 중심에서 밀려난 듯한 생각을 하며 씁쓸해지곤 했다. 그렇기 때문일까. 때마침 이 책이 마음속에 들어왔다. 이 책《어느날 중년이라는 청구서가 날아왔다》를 읽으며 생각에 잠긴다. 이 책과 함께 공감하고 일상 속의 나자신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보낸다. '기진맥진한 중년의 삶 속 소유에서 벗어난 나와 마주하기'라는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고명한. 독특한 이름 때문에 남자로 오해받기도 하고 놀림도 받았지만, 아버지가 직접 지어주신 흔치 않은 이 이름을 사랑한다고. 편견을 가지지 말라는 의미에서 중성적인 이름을 붙여주신 아버지의 마음처럼 세상을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중년의 자존감이란 자기 자신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림으로써 세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답이라 여겼던 것들에 물음표를 달아 고민하는 삶의 과정 모두를 사랑함으로써 얻는 것이 아닐까. (9쪽)

 

이 책은 총 4 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우리는 조연이 되어가는 걸까', 챕터 2 '나를 알아가는 시간', 챕터 3 '가볍게 살아가기', 챕터 4 '낮게 흐르는 물처럼'으로 나뉜다. 중년의 열등감과 콤플렉스, 우리는 조연이 되어가는 걸까, 소유에 대한 직관, 모든 것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그 자체를 즐기는, 내 취향을 알아가는 데 필요한 시간,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존재감, 필요없는 물건을 선택하지 않을 지혜, 내가 읽은 책은 나의 또 다른 자아, 정신적 비움, 내가 나와 맺는 은밀한 관계,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복, 맑고 투명한 삶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이 책은 에세이에 속한다. 처음에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중년'이라는 단어보다는, '지금의 삶'에 비중이 더 가는 책이다. 읽어나가다보면 어느새 공감하게 되는 글을 발견한다. 그 글들 앞에서 생각에 잠긴다. 최근 유행하는 미니멀리즘에 대한 일화와 생각이 인상적이다. 미니멀리즘을 지향하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현실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 글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근본적인 목적과 고민 없이 단순히 유행을 좇아 자꾸만 물건의 수량을 줄이는 것에만 집착하는 '비움을 위한 비움'이 문제라는 생각에 동의한다.

'단순한 삶은 곧 미니멀한 삶'이라 단정하고, 그렇게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무조건 텅 빈 집으로만 부각시켜 보이는 것은 유행의 풍토에 휩쓸려 본질이 아닌 외면에만 집착한 것이 아닐까. 단순한 삶은 빈 공간이 많은 집에 살며 적은 수량의 물건을 소유하는 것에 집착하는 삶이 아닌, 어느 것보다도 자유롭고 주관적인 '나만의 삶'인데 말이다. (94쪽)

 

<일용품은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라는 글도 기억에 남는다. '좋아하는 것을 가지려고 노력하라. 그렇지 않으면 가진 것을 좋아하도록 강요당할 것이다.'라는 조지 버나드 쇼의 말이 인용되어 있다. 일용품일수록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선택해야 하고, 또 좋아하는 것이기에 더욱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주변을 둘러보니 일용품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으로 채워져 있다.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아무리 자기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매일, 매순간 반복되는 지리한 과정이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스스로 천직이라 생각했던 일도 한 번도 소진되지 않은 채 불도저처럼 밀고나갈 사람은 드물 것이다. 가끔씩은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을까 하는 회의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일이 즐거울 수 있는 이유를 부여해야만 오래도록 소진되지 않고 매일의 반복되는 삶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매일 사용하는 일용품을 가장 마음에 드는 것으로 갖추고, 정성을 들이는 것이다. (125쪽)

 

이 책을 읽으며 현재의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놓치고 있는 소중한 무언가를 되살려보는 시간을 보냈다. 저자의 에세이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적당한 무게로 일상을 짚어보도록 계기를 마련해준다.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에 글을 읽으며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