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요 - 단 하루도 쉽지 않았지만
케리 이건 지음, 이나경 옮김 / 부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특히 요즘들어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삶은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일까. 이 책《살아요》에서는 말한다. "삶은 아름답고 진저리나는 것이죠, 원래 그런 거예요."라고……. 죽음을 앞둔 환자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죽기 직전에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런 궁금증이 일어난다면 이 책이 원하는 바를 들려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호스피스 채플런이다.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담담하게 풀어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삶의 의미와 희망을 찾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케리 이건. 결혼 후 첫 아이를 출산하면서 투여한 진통제의 부작용으로 몇 달간 환각, 망상, 자살충동, 정신분열 등의 정신질환 증세를 겪었고, 완치 후에도 트라우마로 인해 오랜 시간 깊은 우울감과 상실감에 빠져 있었다. 그러던 중 호스피스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정서적 위안을 주는 채플런으로 일하며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은 삶의 끝에서 각자의 후회와 깨달음, 그리고 놀랍게도 삶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녀는 이 책에서 자신을 치유한 감동적인 이야기와 그들이 삶의 끝에 와서야 비로소 깨달은 통찰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나는 수천 가지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 책에는 그들이 꼭 나누고 싶어 한 이야기만 담았다. 어떤 이야기는 내 마음속에 묻어 둬야 하지만, 어떤 이야기는 모두에게 전해야 한다는 것을 그들이 나보다 먼저 알고 있었다. 그들이 바란 것은 다른 사람들이 앞으로 살아야 할 몇 년, 몇십 년 동안 그들이 삶의 끝에 와서야 비로소 배운 것을 깨닫고 발견하는 것이다. (37쪽)

 

스물 여섯 살, 채플런 일을 배우던 중에 한 교수가 저자에게 병원에서 주로 무슨 일을 하는지 물어보았다고 한다. "환자들과 대화합니다." 병들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학생에게 가족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하니, 교수는 조롱하는 기색으로 말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환자들을 찾아가서 고작 가족에 대한 대화만 한다는 건가요?" 수업 중 그 교수는 채플런 인턴 학생과 대화를 나눈 일화를 언급했고, 그 학생이 이해하는 신앙이란 그런 것이며, 영적인 깊이가 고작 그 정도라면서, 혹시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해 죽는 날을 앞에 두었다면, 타인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나 하자는 채플런은 안 만나고 싶을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15년이 넘게 지난 지금, 같은 대답을 할 것이라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죽기 직전의 사람들이 하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가 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 중 하나라고. 그게 우리가 삶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이라고. 그게 우리가 인간이라는 존재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이라고. 우리는 머릿속에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다. 신학이나 이론으로 사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가족 안에서 산다. 바로 그곳에서 우리는 삶을 꾸려 가고, 삶의 의미와 목적을 깨닫는다. (44쪽)

 

이야기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된다. 무심히 읽어나가다가도 툭~ 공감을 하며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건강할 때 보이지 않던 것들에 대해서도 짚어본다. 어쩌면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정말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는 무덤덤한 일상을 인식하는 시간이 나에게 지금 필요할 것이다.

"그거 알아요, 케리?" 신시아는 가운의 소맷자락으로 눈을 문지르며 말했다. "내가 비록 뚱뚱하고 암에 걸린지 20년이나 되었지만, 그리고 머리카락이 나 있었던 때는 기억도 안 나지만, 그래도 내 몸이 싫지 않아. 사람들이 하는 말은 틀렸어. 사람들은 항상 틀리니까. 내가 죽을 거라는 걸 예전부터 체감하고 있었기 때문에 몸의 소중함을 좀 더 일찍 깨달은 것 같아. 그래서 내가 지금 이 모양이어도 행복한 거야. 그러니까 이제 어떻게 하면 캐러멜 케이크를 구해서 먹을 수 있는지 알아내기만 하면 된다구!" (87쪽)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생을 생각해본다. 삶의 마지막에 이르러서 생각해볼 때 무엇이 인생에서 소중한 것인지 잘 보일 것이리라. 그렇게 생각해보면 지금 내 앞에 놓인 일들 중 소중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된다. 이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내 안을 들여다보고, 나의 삶에 대해 생각해본다. '죽음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이다.'라는《뉴욕타임스》의 추천사가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은 삶에 대한 책이며, 독자 자신의 삶에 대해 큰 틀에서 되짚어보도록 계기가 되어주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