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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거뜬히 회복하기 ㅣ 세종병원 심뇌혈관 시리즈 1
피터 레빈 지음, 우촌심뇌혈관연구재단 옮김 / 꿈꿀자유 / 201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고혈압은 소리 없는 살인자, 뇌출혈은 뇌에 폭탄이 투하된 것 같은 상태라는 것을 예전에는 알지 못했다. 이 책《뇌졸중 거뜬히 회복하기》를 읽게 된 것은 뇌출혈로 재활에 열중하고 있는 어머니를 조금 더 스마트하게 보필하고자 하는 보호자로서의 마음 가짐에서였다. 주변에 어머니의 투병 소식을 알리면 다들 보호자가 힘을 내야한다, 끼니 거르지 말고 잘 먹고 힘을 내라, 등등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막상 전혀 생각지 못했던 질병을 앓는 어머니의 보호자가 되고 보니, 무능하고 멍청하게 보낸 시간들이 무안해진다. 지금에야 회복 단계이기 때문에 한시름 놓았지만, 이왕이면 이런 책을 미리 읽어두거나 발병 초기에 정신 바짝 차리고 읽었다면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어쨌든 보호자가 더 환자같이 하얗게 질려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시기를 지나면, 즉 재활에만 힘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안정기에 접어들고 나면, 이 책의 진가는 더욱 크게 발휘될 것이다.
이 책은 놀라운 비밀을 알려줍니다. 누구나 뇌졸중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무작정 듣기 좋은 얘기를 늘어놓는 게 아닙니다. 뇌졸중은 뇌의 병입니다. 뇌졸중을 이기려면 뇌를 알아야 합니다. 뇌는 한번 다치면 회복이 안 된다고 믿던 때도 있었지요. 그러나 많은 연구 끝에 뇌가 훨씬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뇌졸중을 앓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끊임없는 반복 연습을 통해 뇌는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을 '신경가소성'이라고 합니다. 불가능하지 않다고, 주저앉지 말라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알려주는 것이야말로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입니다. (6쪽)
이 책은 미국에서 출간되어 선풍을 일으켰다고 한다. 국내에 번역되어 출간된 것은 2017년 3월이다.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잘 만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뇌졸중을 앓은 사람에게는 원인이나 예방보다 재활에 대한 지식이 무엇보다 요긴하다'는 역자의 말에 절절하게 공감하며 이 책을 읽어나간다.
이 책의 저자는 피터 레빈. 미국의 물리치료사다. 1990년대 후반부터 뇌졸중에 관한 수많은 임상연구에 참여하면서 저서 <뇌졸중 거뜬히 회복하기>를 출간하고 유수의 학술지에 60여 편에 이르는 논문을 발표했다. 케슬러 재활센터의 연구원을 거쳐 현재 신시내티대학 신경운동 회복 및 재활 연구소의 공동 소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또한 대뇌피질의 가소성을 촉진하는 최선의 시스템을 연구, 보고하는 단체인 시냅스투게더를 이끌며 뇌졸중 전문 잡지에 매달 칼럼을 연재한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된다. 1장 '뇌졸중 회복의 기본', 2장 '빠른 회복을 위한 요령과 팁', 3장 '회복 상태 유지하기', 4장 '환상적인 치료 기법', 5장 '회복에 필수적인 요소들', 6장 '회복 전략', 7장 '경직의 조절과 극복', 8장 '동기부여', 9장 '기계를 이용한 회복'으로 나뉜다. 정체기를 거부하라, 뇌의 환상적인 가소성을 이용하라, 도전이 곧 회복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동작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라, 보호자를 위한 팁, 낙상이 제일 무섭다, 두 번째 뇌졸중이 일어날 위험을 줄이자, 뼈를 보호하라, 자연스럽게 걸어보자, 놀면서 회복하기, 잘 자야 회복도 빠르다, 뇌졸중 회복의 4단계, 회복이라는 도전, 도움이 오히려 해가 될 때, 더 잘 걷는 법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일부 치료자는 뇌졸중이 만성기에 접어들면(보통 뇌졸중이 생긴지 3개월 후부터 만성기라고 한다) 더 이상 회복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 뇌졸중이 생긴 후 몇 년, 심지어 몇십 년 후에도 회복이 진행될 수 있다. (37쪽)
이 책에서는 '정체기가 아예 없다고 생각하라'며, 회복에 어떤 한계가 없다고 생각하면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고 말한다. 정말로 좋아지고 싶다면 뇌졸중이 생기기 전에 할 수 있었던 모든 것을 똑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묘하게도 힘이 나고 자신감이 생긴다. 어느 정도 회복 단계에서 재활 중인 환자라면 이 책이 막막한 현실에서 손을 내밀어줄 것이다. 시각적인 문제 등으로 본인이 직접 읽기 힘들다면 보호자가 읽어주더라도 자신감이 생기고 적극적으로 재활에 임할 것이다.
특히 '주의할 점은 없을까?'라는 코너를 함께 다루어서, 주의할 점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조금씩 욕심이 더 생길만큼 회복세를 보이다가 낙상 사고로 원점으로 돌아온다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종종 들어서인지, 특히 낙상 사고에 관해서는 제일 먼저 읽어보았다. 병원에 보면 물론 같은 병동에 환자들을 모아놓아서 그렇겠지만, 뇌졸중 환자들이 많고 재활에 몰두하는 사람들도 줄을 서있다. 중요한 것은 다들 병명은 비슷해도 증상과 회복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환자나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누가 무엇을 먹고 건강을 찾았다든지, 무얼 하면 도움이 된다는 등의 정보에 귀가 얇아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재활에 집중해야한다는 점이고, 이 책이 회복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이 책은 뇌졸중 후 운동치료를 위한 기본 개념부터 최신 연구와 치료법을 모두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의사와 환자 간의 대화시간이 모자란 환경에서 환자와 가족들에게 필독을 권유한다. 책을 읽고 구체적인 사항을 전문의와 상의한다면 치료방침 결정과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 책이 환자와 가족들에게 치유의 희망과 용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_백남종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평생 살면서 이 책이 필요없어야할 것이다. 하지만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이 해당 질환으로 고통받는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고 해당 지식을 갖추어야할 것이다. 보호자들이여, 정신 바짝 차리자. 이 책이 회복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데에 힘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