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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고바야시 미키 지음, 박재영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완전 놀랐다. 그야말로 '헉~'했다.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니… 정말일까? 사뭇 공포영화를 보는 듯 섬뜩하다. 그러면서도 좀더 생각해보니 '오죽하면 그럴까' 하는 심정으로 이해하게 된다. 독박 육아, 독박 가사에 고통받는 아내들의 속마음을 담은 이 책《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를 읽으며 기혼 여성 14인의 목소리를 통해 아내들의 속마음을 엿들어본다.

이 책의 저자는 고바야시 미키. 프리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청년 고용, 결혼, 출산 및 육아와 관련된 사회문제를 주로 취재하며 글을 쓴다. 2013년 빈곤 저널리즘상을 수상했다.
여성이 육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해 겪는 고통은 '맘고리즘(Mom+Algorithm)'이란 신조어를 만들었다. 기-승-전-육아로 귀결된 아내의 삶에 남편은 배려가 없고, 눈치가 없고, 관심이 없다. 임신한 아내를 두고 술 마시러 가는 남편, 아픈 아이를 두고 잠만 자는 남편, 쌓인 집안일을 두고 명령만 하는 남편. 남편의 죽음을 꿈꾸는 아내의 원한은 자못 비장하다. 어떻게 하면 복수할 수 있을까? 남편의 유골함은 어디에 버려야 좋을까? 저널리스트 고바야시 미키는 워킹맘, 전업주부, 중년 여성 14인의 목소리를 통해 구시대적인 성 역할 의식과 노동 환경을 지적하며 남편과 사회의 생존 전략을 모색한다. (책 뒷표지 中)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육아라는 시련'에는 육아휴직이라는 함정, 딱히 나쁜 점이 없는 남편, 거실에 감도는 살기, 2장 '결혼 후 직장을 그만두면 지옥의 문이 열린다'에는 경력이 단절된 아내의 한, 딸의 병으로 시작된 위기, 꿈만 좇는 남편과의 전쟁, 2세대 주택이라는 감옥, 명품족 주부의 가면 속 모습, 아이를 원하는 아내와 원하지 않는 남편, 3장 '더 이상 남편 따위 필요 없다'에는 클럽 활동 과부의 한탄, 차선으로 선택한 남자와의 결혼, 어느 아내가 감행한 40년 만의 복수, 베이비 붐 세대 아내의 우울증, 아내에게 빌붙어사는 남편의 말로를 담았다. 1장부터 3장까지는 아내를 분노하게 만드는 남편의 문제점이 과연 무엇인지 아내의 입장에서 설명한다. 4장 '남편이 살아갈 길?'에서는 남편의 입장에서 아내가 바라는 대로 집안일이나 육아를 할 수 없는 노동환경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5장 '이혼하는 것보다 낫다?'에서는 아내의 살의를 사그라뜨리는 방법을 소개한다.
2012년 2월 24일자 <마이니치 신문> 석간 칼럼 '유라쿠초'에 ''남편'으로 검색'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남편'을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 1위로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와 인터넷상에서 이슈로 떠오른다는 내용이었다. (들어가는 말 中)
이 내용도 '헉' 소리가 절로 나게 만든다. '그럴 걸 왜 결혼을 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러면 차라리 이혼을 하지?'라는 생각도 스쳐지나간다. 들어가는 말을 보면 그에 관한 것을 언급하기는 했다. 서로 웬수가 되기 전에 점검해보면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제목이 강렬하다. 이 책이 신혼선물용으로 추천되고 있다니, 부디 이 책의 내용을 보고 판단하시라. 아내의 입장과 남편의 입장에서 꼭 필요한 조언을 잘 담아낸 책이다. 제목 자체에서 주는 거부감을 넘어선다면 꽤나 도움이 될 것이다. 현실은 '그후로도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가 절대 아니니, 이 책에 담긴 중년 여성 14인의 목소리는 그저 남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이들의 이야기가 꽤나 생생하게 다가온다. 혹시라도 이 책의 제목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남편이 살짝 미워지려고 해도 큰일내기 전에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