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사실 수많은 복잡한 사건들에 관심조차 갖지 않고 일상속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소설이나 방송 등의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면 비로소 인식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김진명의 소설은 나에게 새로운 창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곤 했다. 무관심한 나에게 사실을 알리며 소통의 창이 되어주었고, 못보던 세상을 보도록 창문을 열어주었다. 이번에도 전혀 몰랐던 사실을 접하며 김진명이 들려주는 팩트 속에 빠져들어본다.

 

이 소설의 표지에 보면 이런 글이 써있다.

뉴욕, 모스크바, 베를린, 그리고 평양

탑승객 269명 전원 사망

KAL 007

칼기 폭파 사건을 말하는 것일텐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어마어마한 사건이지만 언제나 그렇듯 세상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흘러간다. 텔레비전 뉴스와 신문을 통해서 알려진 사실 말고 숨겨진 진실이 있는 것인가. 김진명 소설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일단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의 저자는 김진명. 현실과 픽션을 넘나들며 시대의 첨예한 미스터리들을 통쾌하게 해결해주고, 일본, 중국의 한반도 역사 왜곡을 치밀하게 지적하는 그의 작품에 일관되게 흐르는 것은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이다. 그의 작품으로는 우리나라 최고의 베스트셀러『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비롯해, 철저한 고증으로 대한민국 국호 韓의 유래를 밝힌『천년의 금서』, 일본의 한반도 침략이 어떤 역사논리로 이루어졌는가를 명확히 규명한 국보급 대작『몽유도원』, 충격적인 명성황후 시해의 실체를 그린『황태자비 납치사건』, 한국 현대사의 최대 미스터리『1026』, 삼성과 애플의 특허 전쟁을 예견한『삼성 컨스피러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둘러싼 한,미,중의 갈등을 다룬『싸드』, 한자 속에 숨겨진 우리 역사와 치열한 정치적 메커니즘을 담은『글자전쟁』등이 있다. 대하역사소설『고구려』를 집필 중이다. 

 

표지를 넘기면 '역사를 정돈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습니다. 진실에 투척하겠습니다.'라고 적힌 김진명의 글귀가 있다. 정돈되지 않은 무언가를 다듬으며 정리해나가야 하는 입장이 되어 생각에 잠긴다. 이 부분부터 시작이다. 몰랐던 사실을 또 하나 알게 된다는 생각으로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이 소설 역시 작가의 말에서부터 지속적으로 던지는 의문에 멈춰서서 함께 고민해본다. 지속적인 의문은 소설을 끝까지 읽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1983년에 대한항공 007기가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을 맞고 격추된 것, 숱한 의혹은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해명된 것이 없다. 왜, 왜, 왜? 의문만 남기는 의혹들을 작가가 짚어주고 나서야 알아차린다. 함께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며 본격적으로 소설을 읽어나갈 마음의 준비를 한다.

 

이 소설은 흡인력이 좋아서 집중해서 읽어나가게 된다. 하지만 전혀 모르던 세계를 보는 듯한 낯선 느낌이 함께 한다. 이번 소설은 작가를 직접 만나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묻고 싶어진다. 너무 뜬금없이 느껴지는 무언가가 어쩌면 팩트일 수도 있다는 현실 앞에서 혼란스러워진다. 소설의 마지막과 제목이 내 마음에는 들지 않지만, 어쩌면 이 소설 속 내용의 상당수가 팩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는다. 역사를 정돈한다는 의미로 이 소설을 적어내려갔다면, 이렇게나마 알게 되는 진실 앞에서 숙연해진다. 세상 일의 극히 일부분만 알고 살아가는 느낌이 들어서 생각만 많아지는 여름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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