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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못하고 끝난 일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서슬기 옮김 / 나무상자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무더위에 열대야로 이틀째 밤 잠을 설친다. 고민거리까지 더해 잠을 자기는 다 글렀다. 억지로 잠을 청하려니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진다. 결국 오늘은 아예 밤을 새기로 결심했다. 잠 안오는 밤, '누구나 느끼는 답답함을 그린 일러스트 에세이 걸작!'《결국 못하고 끝난 일》을 읽으며 못하고 끝난 일에 대해 생각해본다. 간단한 일을 잘 못하는 것은 나 또한 마찬가지이니, 이 책을 읽으며 남 이야기같지 않은 동질감을 느낀다. 잠 안오는 여름밤은 길고, 어쩐지 안타까운 마음은 깊어만 간다.

이 책의 저자는 요시타케 신스케. 1973년 가나가와 현 출신 일러스트레이터다. 일상생활을 절묘하게 그려내는 스케치로 주목을 받았다.
인간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비율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이 책은 '내가 못하는 것'을 테마로 한 이야기, '결국 못하고 끝난 일'을 모은 것입니다. 그리고 죄송하지만 '재미를 보장하는 것'도 '할 수 없는 일' 중 하나입니다. (시작하며 中)
멋 부리기, 볼링, 유연 체조, 깨끗하게 먹기, 컴퓨터 관리, 헌혈, 축제 즐기기, 자발적인 행동, 천천히 먹기, 다 같이 텔레비전 보기, 관심 없는 척, 얼굴과 이름 기억, 휴지 없는 생활, 책상다리, 구멍 난 양말 버리기, 치과 치료 받기, 높은 '미' 음 내는 것, 신발가게 믿기, 사 놓은 책 읽기, 마스터와 친하게 지내기, 요리, 멀리 나가는 일, 긍정적인 생각, 해결하려는 노력 등등 표지에 보면 '왜 이런 간단한 일을 못하는 걸까?'라는 질문과 함께 답변이 나열되어 있다. 이 모든 것은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으로, 저자가 못하는 것을 테마로 한 이야기를 그려낸 것이다. 나열된 답변 중에 나또한 잘 못하는 것들을 짚어본다.
어려서부터 내성적인 아이였습니다.…(중략)… 이런 사람인데도 잘도 오늘까지 무사히 살아 왔다 싶습니다. 다양한 사람이 인생의 마디마디에서 등을 밀어 주어서 때로는 등을 토닥여 주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제 등에는 분명 여러 친절한 사람들의 손자국이 남아 있을 거예요. (40쪽)
못하고 끝난 일들을 담담하게 나열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 훅 치고 들어오며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담담한 어투에서 '아! 이렇게 표현하니 멋진데?' 생각하게 된다. 그런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다. 물론 공감할 수 없는 목록도 당연히 있지만 어느 순간에는 신기하게도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럼, 당신이 '못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로 마무리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질문에서 멈추게 된다. 내가 못하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에 잠긴다. 담담한 어투로 깔끔하게 그려진 일러스트인데, 읽다보면 '맞아, 나도 그래' 라고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있는 책이다. 일상의 사소한 생각을 담담하게 표현해낸 일러스트 에세이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