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쿠데타 - 우리가 뽑은 대표는 왜 늘 우리를 배신하는가?
엘리사 레위스 & 로맹 슬리틴 지음, 임상훈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기로 했다. 하지만 TV토론이나 각종 뉴스를 통해 서로 비방하는 모습을 보며, 극도로 피로해진 상태다. 오죽하면 관심을 가지려고 하다가도 저절로 채널을 돌려버릴까. 비방하며 거짓말하고 서로 물어뜯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다고 외면할 수는 없다. 이미 무관심으로 정치적 상황이 어디까지 바닥을 칠 수 있는지 잘 보았으니 말이다. '피로한 정치를 넘어 필요한 정치!' 이 한 마디가 이 책을 읽고 싶게 만들었다. 필요한 정치를 위해 마음을 가다듬고 이 책《시민 쿠데타》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엘리사 레위스, 로맹 슬리틴 공저다. 엘리사 레위스는 기획자이자 에세이스트이며, 로맹 슬리틴은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정치학과 교수이자 컨설턴트다. 두 사람은 미래 사회의 정치경제 모델을 탐구하며, 믽주의 혁신 방안들을 개발하고 실천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이 책은 두 사람이 2년 동안 전 세계에 걸쳐 일반 시민, 시민 활동가, 연구원, 해커, 지역 의원, 국회의원 등 80명에 가까운 민주주의 실험가들을 만나 취재한 결과물이다.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와 염증이 새로운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시민 쿠데타'라는 제목을 붙였다. (책날개 中)

사방이 막혀 있고 세상의 변화에 무감각해 보이는 현 체제의 한가운데에서 혁신은 여전히 가능할까? 이 숨 막히고 전망 없는 정치적 삶 앞에서 시민을 민주주의의 중심에 서게 할 수 있는 믿을만한 대안이 과연 있을까? 바로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이 책이 만들어졌다. (7쪽_머리말 中)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우리는 민주주의 안에 살고 있을까?', 2장 '정당은 희망이 될 수 있을까?', 3장 '시민이 법이다', 4장 '권력에 권력으로 맞서다', 5장 '자기 땅의 주인이 된다는 것'으로 나뉜다. 글을 쓰기 위해 저자들은 민주 혁신의 세계 일주 여행을 했는데, 프랑스, 아르헨티나, 튀니지, 아이슬란드, 브라질, 스페인 등지에서 수많은 새로운 경험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21세기 민주주의를 위해 새로운 실험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정치적 실험들과 실제 그들이 보여 준 효과들을 이 책을 통해 들어본다.

 

우리 땅은 물론이고 세계 각지에서 민주주의는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우리가 뽑은 대표는 왜 늘 우리를 배신하는가?'라는 부제의 말처럼, 우리는 늘 정치에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가끔 관심을 가지며 정치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 땅을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주인 의식을 가지며 해결책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기 땅의 주인이 된다는 것, 이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민주주의는 사람이 살고 일하고 자라는 곳, 그들이 서로 알아 가고 인정하며 미래를 함께 건설해 나가는 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정치는 불가능의 예술이라는 고정 관념에 맞서서 우리는 구체적인 유토피아, 다시 말해 사람들이 자신의 운명을 다시 걸머지고 개척해 나가는 새로운 땅을 찾아 나섰다. (169쪽)

 

지금 우리는 기로에 서있다. 우리의 현실은 어느 때보다 바로 잡아야 할 상황이다. 민주 혁신의 세계 일주 여행을 떠난 두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보며, '더 나은 민주주의는 가능하다'는 믿음을 가져본다. 우리에게도 지금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수동적인 태도로 바라는 결과가 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할 수 없다며, 확신과 끈기를 가지고 다양한 혁신을 시도하고 실현함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민주주의를 함께 이루어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2017년의 한국 사회는 촛불로 긴 겨울을 이겨 내고 비로소 봄을 맞이했다.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역사에 남을 저 광화문 광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전 세계에 민주주의 주인으로서 진정한 주권 의식을 보여 준 우리 시민 정신의 식지 않은 에너지를 어떻게 영구적인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을까? 그 답은 쉽게 찾아지는 게 아니며, 하나의 정답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지금,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대 민주주의 담론에서 생활 속 작은 실천에 이르기까지, 시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를 재건할 방향을 천천히, 그리고 깊이 있게 고민하고 논의하는 것이다. (237쪽_옮긴이의 글)

 

이 책은 정치에 대해 좁은 시야만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확장의 개념으로 다가왔다. 좁게는 우리 나라 정치에만 겨우 눈길을 주고 있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으며 시야를 넓혀본다. 지구곳곳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시민들의 노력을 볼 수 있다. 저자들은 그 시도들을 알리려고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실제 상황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이론이 아니라 실제 모습이어서 더욱 와닿는다. 부당한 권력에 대한 다양한 저항운동을 보며, 당연히 해야할 행동을 지켜보는 것도 싫어서 막아서는 세력들을 떠올린다. 우리는 촛불을 들었고, 촛불을 들 만한 이유가 있었다. 정당한 저항운동이며, 선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적절한 시기에 이 책을 읽었다는 느낌이다. '뻔뻔하고 무능력한 정치에 실망한 사람들의 필독서'인 이 책을 지금 읽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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