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프루프 - 안전 시스템은 어떻게 똑똑한 바보를 만들었나
그레그 입 지음, 이영래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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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프롤로그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위기관리 시스템이 위기를 만든다'고. 즉 안전을 위한 이런저런 방책들이 우리를 오히려 더 위험하게 만든다고 말하는 것이다. "안전을 위한 모든 조치가 위험을 불러오고, 위험을 감수할 때 안전해진다."는 발상 자체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읽고 싶도록 만드는 힘이 있었고, 결국 읽지 않을 수 없어 이 책《풀 프루프》를 집어들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그레그 입 Greg Ip. 미국의 저명한 경제, 금융 저널리스트로「월스트리트저널(WSJ)」의 경제 부문 수석논설주간이다. 미국과 세계 경제 개발 및 정책에 관해 글을 쓰고 있다.

안전과 위험의 경계가 어디에 있는지 판단하고, 안전과 위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을 수 있는지 엽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역사와 증거를 고찰해야 한다. 그것이 이 책이 시작하려는 일이다. (19쪽_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11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엔지니어vs. 생태주의자', 챕터 2 '내 구역에서만은 일어나지 않기를', 챕터 3 '서브프라임, 파국의 시작', 챕터 4 '안전기술이 낳은 또 다른 위험', 챕터 5 '저축은 언제나 옳은가?' 챕터 6 '통제할수록 커지는 재난', 챕터 7 '좋은 리스크, 나쁜 리스크', 챕터 8 '선택의 기록에 빠진 구조자들', 챕터 9 '보험의 대가', 챕터 10 '위험하니까 안전하다', 챕터 11 '재난을 피할 수 없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로 나뉜다. 자연재해를 막듯 경제를 관리하다, 금융위기의 씨앗이 움트다, 내 돈을 잃을지 모른다는 공포의 역습, 통화 시스템의 위기, 자연을 길들인 무서운 대가, 안전과 재난의 적절한 균형 찾기, 작은 위험을 감수할 때 더 안전해진다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의문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17년 제2의 IMF?' 국가의 안전 시스템을 신뢰하고 안심하라고 하지만, 과연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여전히 의심은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기는하다. 세상에 믿을만한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어떤 원인 하나만을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하는 것도 세상의 이치이다. 하지만 읽어나가면서는 과거의 사례와 연구 자료 등 다양하게 구성된 이야기에 눈이 번쩍 뜨인다. 저자의 글솜씨는 설득력 있게 다가와 이미 일어난 상황에 대해 통찰하는 힘을 전달해준다.

 

충돌 방지를 위해 도입된 안티록 브레이크가 오히려 자동차 사고를 일으킨다는 걸 알고 있는가? 산불을 억제하기 위한 철저한 관리가 더 큰 규모의 대형 화재로 이어지고, 해일 방지를 위해 설치한 높다란 방파제가 대참사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공황에 대비한 금융안전 조치들이 결과적으로 전 세계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을, 당신은 알고 있는가? 이 모든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인류가 얼마나 안전과 안정성을 우선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왜 스스로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지 알려준다. (책 뒷표지 中)

궁금증을 가지고 마음에 일어나는 갖가지 의문을 하나씩 짚어보며 흘러가듯이 읽어나갔다. '안전 추구가 재난 가능성을 높이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이 문장이 미심쩍게 느껴진다면 이 책에서 속시원하게 풀어나갈 것이다. 물론 상황 자체는 전혀 속이 시원한 것은 아니지만.

 

지나온 상황의 위험에 대한 언급만으로 끝난다면 불안감만 커지겠지만, 어떻게 하면 안전과 재난 사이에서 적정한 균형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 모색해보는 시간을 보낸다. 물론 정답은 알 수 없는 것이고, 여러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지만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해법'이기는 하다. 열심히 노력하면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대가라고 생각하고 감수해야할 것이다.

우리는 재난과 위기의 빈도와 강도를 낮출 수 있지만 그 발생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그것을 바라서도 안 된다. 주기적인 위기는 리스크의 부담을 조장하고 그에 대해 보상을 준 경제 시스템에 대해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대가다. 주기적인 재해는 매력적이고 생산적인 장소에 도시를 지은 데 대해 우리가 치러야 하는 대가다.…  우리의 목표는 작은 재해가 아닌 큰 재해를 제거하기 위해, 장기적인 보다 큰 보상과 안정성을 바라보고 현존하는 약간의 위험과 불안정성을 감수하는 것이어야 한다. (371쪽)

 

 

"위험에 대한 우리의 통념을 뒤흔드는 책이다. 그레그 입은 조금 더 안전한 상황이 아니라 오히려 조금 덜 안전한 상황에서 진보가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오래도록 생각에 잠기게 하는 흔치 않은 책이다."

_다니엘 핑크, 세계적 미래학자,《새로운 미래가 온다》저자

독자를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지금껏 생각했던 위험에 대한 생각을 달리해본다. '위기관리 시스템이 위기를 만든다'는 말에 의문이 생긴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지금까지의 생각을 전환하고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통찰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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