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7.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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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겨울인 듯 싶었는데 어느새 봄이 다가오고 있다. 가끔씩 꽃샘 추위에 시달리고 있지만, 봄냄새가 나는 것을 보면 곧 봄이 오나보다. 3월은 우리말로 '물오름달'이다. 물오름달은 '산과 들에 물이 오르는 달'이라는 뜻으로, 월간 샘터에서는 달펴냄 <작은 것이 아름답다>와 함께 달마다 고운 우리달 이름을 쓰고 있다. 봄이 문앞에 있다. 이번 달에도 월간 샘터 3월호를 읽으며 한 달 먼저 봄을 맞이해본다.

 

 

먼저 여행작가 손미나의 샘터 에세이 '엄마 사랑해요!'가 눈에 띈다. 어느 날 사진첩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도무지 언제 어디서 찍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사진 한 장에 대한 이야기다. 알고 보니 엄마의 사진이었다고. '난 아빠랑만 닮았고 동생이 엄마를 쏙 빼닮았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던 내게 그건 분명 쇼킹한 일이었다. 내 스스로도 구분을 못할 정도로 엄마를 많이 닮았다니. 그제야 엄마와 나의 몸속에 똑같은 피가 진하게 흐르고 있음이 온몸으로 느껴졌다.'(10쪽) 아마 엄마를 닮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많은 딸들이 공감할 것이다. 나또한 엄마의 옛 사진을 보며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깜짝 놀랐던 적이 있었으니까. 글은 문득 들었던 생각을 떠올리며 공감하는 데에 그 힘이 있나보다.

 

이번 호의 특집'그래도 봄은 온다'. 그 겨울 찬바람 속에서 속절없이 흔들리던 삶의 희망, 그러나 기다리지 않아도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도 기어이, 봄은 온다! '1년 전에 보낸 편지', '글 쓰는 이장님', '외할머니의 노트', '친정 엄마와의 화해', '아버지를 보낸 겨울', '언니, 사기꾼이었어요?'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삶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귀기울여보는 시간이다. 힘들어도 언젠가는 봄이 오는, 희망이라는 이름을 보게 된다.

 

미술관 산책에는 '허공과 쪽빛에 깃든 생명' 이야기를 볼 수 있다. 동양화 작품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격조와 개성에 대해 박노수 화백의 작품을 통해 살펴본다. 비록 인쇄된 작품이어도 하염없이 바라보며 빠져든다. 동양화에 잘 어우러지는 색감이 눈길을 멈추게 한다. 글을 쓴 이는 마침 8월 27일까지 전시회가 열리고 있으니 서촌 나들이에 나서라고 권한다.

 

이달의 시는 나태주 시인의 '이 봄의 일'을 볼 수 있다. 봄이 오는 감각을 함께 느껴볼 수 있다. 이어지는 행복 일기 여섯 편은 다양한 삶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어서 흥미롭다. 특히 '내 손길이 필요한 분들에게 최선을 다하자'라고 다짐하며 기쁜 맘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청년의 이야기 '잊지 못할 백원의 행복'은 기억에 남을 것이다. 요즘같은 때에 좀더 많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사람이다. 사람 사는 곳에 있는 듯한 따뜻한 마음. 세상 사람들이 모두 그런 마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2017년에는 월간 샘터 표지에 매달 옛 물건을 보여주는데, 이번 달에는 카메라 사진이다.

특별한 날을 기억 속에 담아두던 카메라. 사진이 현상되기까지 며칠을 기다리는 수고로움까지도 기쁨이었다. 이제 남아 있는 필름 수를 헤아리지도, 기다림의 시간도 필요 없이 더 선명한 기억을 남긴다. 하지만 추억은 렌즈가 아니라 마음으로 새기는 것. 때로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 소중한 순간을 더 또렷하게 남긴다. (뒷표지 中)

그러고 보니 표지의 사진에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서야 시선을 집중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흔했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필름, 그리고 더 옛날에 볼 수 있었던 카메라가 눈길을 끈다.

 

이번 달에도 월간 샘터 3월호와 함께 자투리 시간을 알차게 보냈다. 얇은 책자, 짤막한 글 속에 사람들의 진솔한 목소리가 담겨 있기 때문에, 감동만은 묵직하고 든든한 월간 샘터. 다음 달의 이야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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