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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이재명을 만났다
최인호 지음 / 씨스케이프(이맛돌)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지켜보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나같은 사람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좋을 만큼의 세상이었으면 바랄 것이 없겠지만,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만큼 세상은 바닥을 치고 있다.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에 치를 떨면서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하나씩 알아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이 책 저 책 읽어보고 있다. 얼마 전《이재명의 굽은 팔》을 읽으며, 인간 이재명의 삶과 공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에 읽은 책은《어느 날 이재명을 만났다》이다. 이 책은 현재 데일리잉글리시 대표이자 (주)씨스케이프 고문인 최인호다. 한국의 대표적인 마르크스 번역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재명 선거 캠프에서 나온 책도 아니고, 또 그들을 위한 조언을 주제넘게 늘어놓는 책도 아니다. 그저 내가 느낀 이재명, 내가 동의하는 이재명, 내가 걱정하는 이재명을 말하는 책일 뿐이다. (77쪽)

이 책의 1장에는 2016년 10월 29일 이재명의 청계 광장 연설이 담겨있다. 그 장소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있는 현장에서, 이 연설이 흘러나왔겠구나. 현장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생생하게 다가온다. 안에서 끓고 있는 울분이 누군가의 목소리로 조리있게 흘러나온다.
그 날 내가 들은 건 연설이 아니라 시詩였다. 분노의 시, 고발의 시, 규탄의 시였으며, 무엇보다 위로의 시였다. 나는 그 누가 나를 대신해서, 마치 나인 듯, 나보다 더 분노할 때 진정으로 위로받을 수 있음을 그날 청계 광장에서 깨달았다. (18쪽)
그 누가 나를 대신해서, 마치 나인 듯, 나보다 더 분노할 때 진정으로 위로받을 수 있음을 깨달았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개개인의 생각을 함께 공감하는 장에서 이들은 위로받았을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분노와 위로를 느낀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된다. 1장 '어느 날 이재명을 만났다', 2장 '그의 입에서 윤상원이라는 이름이 나왔다', 3장 '촛불은 모든 '지도자들'을 태워버렸다', 4장 '애덤 스미스는 진보인가 보수인가?', 5장 '다시, 청계 광장의 그 연설', 6장 '이재명과 시대 정신, 그리고 책임 공정 사회', 7장 '이재명과 언어혁명', 8장 '이재명과 청년배당, 그리고 기본소득', 9장 '이재명의 외교 안보 전략'으로 나뉜다.
"보수보다 진보의 가치가 옳다거나 진보보다 보수의 가치가 우월하다는 논의 자체가 언어도단입니다. 정상적 의미에서 보수나 진보 둘 다 중요하고 필요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사회가 피아노나 기타처럼 하나의 악기라는 말을 하는 것과 같다. 이재명은 "왼손으로 칠 것인가 오른손으로 칠 것인가 고민하기 전에, 피아노 조율부터 먼저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악기를 '올바르게' 튜닝(조율)하는 것이 좋은 연주의 필수 조건이다. (78쪽)
보수와 진보, 명확하게 구분되는 색깔론에 속터지며 방황하기 이전에 우리는 현재에 대해 진단과 처방을 내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재명의 페이스북 글이 시원시원하게 맞는 말을 읊어준다.
오른쪽이 아니라 더 옳은 쪽으로 가야 합니다.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것보다 상식과 정의가 관철되는 정상적인 사회를 갈망하는 저는 그래서 진보가 아닌 '정상적인 의미의 보수'입니다. 오른쪽이 아니라 옳은 쪽으로 더 힘 있게 가겠습니다. 같이 가 주실 건가요?
_이재명의 Facebook 담벼락 글 중에서
이번 대선에는 대선 후보들에 대해 좀더 알고 투표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읽어본 책이다. 읽어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의 말과 생각, 추구하는 방향 등을 알게 되었고, 단순히 성남시장이라는 타이틀만 알고 있던 때와는 달리 정보가 풍성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