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의 타임슬립
로스 웰포드 지음, 김루시아 옮김 / 세종주니어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상상력을 자극하고 판타지 모험의 세계로 들어가게 하는 소재가 뭐가 있을까? 타임머신, 시간여행… 그것 만큼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소재가 또 있을까 생각된다.《열세 살의 타임슬립》에서는 열세 살 소년인 주인공 앨 초드리(앨버트 아인슈타인 초드리)의 타임슬립을 소재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아슬아슬 재미있고, 감동과 여운까지 가득한 이야깃속으로 들어가본다.

 

 

이 책의 저자는 로스 웰포드. 프리랜스 작가이자 방송국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으며, 아내와 아이들, 강아지, 그리고 열대어들과 함께 런던에 살고 있다. 이 책은 그가 어린이들을 위해 지은 첫 번째 이야기다.

 

이 소설은 '미리 알기'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읽다보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계속 읽어나가게 될 것이다.

 

주인공 앨 초드리는 열세 살 생일날, 돌아가신 아빠가 남긴 비밀 편지를 선물 받는다. 편지에는 아빠가 타임머신 제작에 성공했다는 놀라운 소식과 함께 아빠가 만든 타임머신을 찾아내 1984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 달라는 아빠의 간곡한 부탁이 적혀 있다. 어린 시절에 일어났던 사고를 막으면 아빠를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옛날 집의 지하 벙커로 숨어들어 아빠가 만든 타임머신을 찾아낸 앨은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지만 용기를 내어 바구니 같은 양철 욕조와 구닥다리 노트북 컴퓨터로 만든 기묘한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결심한다. 햄스터 앨런 시어러와 함께 1984년으로 이동한 앨은 그곳에서 어린 시절의 아빠 '파이'를 만나고, 자신이 누구인지 숨긴 채 아빠와 친구가 된다. 그러나 시간 여행을 통해 아빠의 사고를 막으려는 계획은 이리저리 꼬이기만 하고, 앨은 몇 번에 걸쳐 좌충우돌 시간 여행을 거듭하며 경찰에게 쫓기는 등 아슬아슬한 모험을 이어가는데……. (미리 알기)

앨 초드리는 타임머신을 잘 찾아내 시간 여행을 하게 될까, 어린 시절의 아빠의 사고를 막으려는 계획은 무엇일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햄스터 앨런 시어러와 함께 떠나는 시간 여행에 동참해본다.

 

앨 초드리의 만 12세 생일날, 스티브 아저씨에게는 유니폼 티셔츠, 엄마에게는 햄스터 선물, 할아버지에게는 카드와 20파운드짜리 지폐 한 장도 받았다. 하지만 엄마가 심각한 표정으로 건네는 편지가 하나 있었다. "자, 앨. 이건 너한테 주는 편지란다. 아빠가 보낸 거야." 몇 년 전에 쓴 것 같은데 아빠의 유품 중에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엄마는 비밀 편지니까 잘 간직하라며 다른 사람에게 보여 줘서는 안 된다고 하신다. '이걸 받고 16시간이 지날 때까지는 개봉하면 안 됨. 아들의 열세 살 생일에 전달해 주기 바람'이라고 적여 있었다. 그 편지에는 무슨 내용이 담겨있을까 궁금했고, 바이런 할아버지의 이미지로 분위기가 한층 신비로워지면서 이 책의 매력에 빠져드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아빠가 아이에게 남긴 편지를 보며, 아이가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모습을 한다. 과연 앨 초드리의 선택은 무엇일까, 타임머신을 찾아내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이야기를 읽다보면 독자 자신이 앨 초드리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 자신이 편지를 받고 시간 여행에 대해 이해하고 고민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있을 법한 생생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해서 나른한 일상을 깨우는 풋풋함이 있다.

 

또한 초등학생을 위한 창작동화이기 때문에 단순한 타임슬립 이야기 정도만을 기대했는데, 보다 심오하게 접근하고 있다. 그래도 어린이의 눈높이를 유지하면서 말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대한 언급도 이해하기 쉽게, 아빠가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어린이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별과 우주, 양자 물리학, 영혼에 대한 이야기 등 복잡한 것을 이해하기 쉬운 비유를 통해 시간 여행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에게도 흥미진진하게 다가올 것이다. 호기심 가득하게 '시공간적 차원 간의 상대적 이동' 혹은 '고정 물질의 다우주적 비중력적 재배치' 혹은 그냥 '시간 여행'에 대해 상상할 수 있도록 스토리가 전개되는 책이다.

 

 

'현재의 시간과 과거의 시간은

모두 미래의 시간 안에 존재한다.

그리고 미래의 시간은 과거의 시간 안에 담겨 있다.'

-T.S. 엘리엇, <네 개의 사중주> (434쪽)

냉장고 자석에는 별이 총총한 하늘을 배경으로 이런 말이 적혀있었다고 하며 툭 던지는 시가 심오하다. 아빠가 자주 말하던 내용이었다고. 여하튼

'아빠의 죽음을 막을 수 있다고? 시간을 여행한다고?' 앨은 아빠가 죽는 걸 막아서 아빠를 다시 데려올 수 있는, 아주 실낱같은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일이 없는 듯 반복되며 나른하게 펼쳐지는 일상, 그 안에서 역동적인 상상을 이끌어내서 흥미로운 세계로 안내하는 도발적인 책이다. 누구나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가서 현재를 바꿔놓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이 책은 그 생각을 구체적으로 그림 그리듯 그려주는 소설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를 위한 창작동화인데,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으며 가족애를 돈독하게 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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