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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의 거장들 - 인물로 읽는 인류학의 역사와 이론 ㅣ 호모사피엔스
제리 무어 지음, 김우영 옮김 / 한길사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얼마 전《금기의 수수께끼》를 읽으며 인류학에 대한 호기심을 키웠다. 이 책 역시 네 권으로 읽는 인류학 '호모사피엔스' 시리즈 중 한 권인데, 인류학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로서 먼저 금기에 대한 책을 읽으며 호기심을 키웠고, 이 책을 통해 인류학에 한 걸음 다가가는 기회를 마련하게 되었다. '인물로 읽는 인류학의 역사와 이론'을 이 책《인류학의 거장들》을 읽으며 살펴본다.

이 책의 저자는 제리 무어. 현재 고고학자이자 작가이며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도밍게즈 힐스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페루, 멕시코, 미국 등지에서 고고학 조사를 실시했으며, 페루와 멕시코에서 민족고고학적, 민족사학적 연구를 수행했다.
이 책은 현재의 인류학을 형성했으며, 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주요 이론가와 이론에 대한 입문서로서 인류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위해 씌어졌다. (26쪽, 머리말 中)

이 책은 제리 무어의 Visions of culture: An Introduction to Anthropological Theories and Throrists (1997, AltaMira Press)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인류학 이론들에 대한 이해하기 쉽고 균형 잡힌 소개서로서, 타일러와 모건의 시대로부터 거츠와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는 인류학의 이론적 발달과정을 인물 중심으로 간결하게 정리하고 있다. 무어는 21명의 주요 이론가들의 중심개념과 현지조사 경험을 간략히 서술하고, 각 학자들이 문화와 사회를 분석한 사례들을 원문을 인용해가며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이들의 인류학 이론이 어떠한 사회적, 지적 배경에서 탄생했으며 오늘날의 이론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평가하고 있다. (17쪽_옮긴이의 말 中)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제1부 '창시자들', 제2부 '문화의 성격', 제3부 '사회의 성격', 제4부 '진화론, 적응론, 유물론', 제5부 '구조, 상징, 의미'로 나뉜다. 총 5부 21장으로 정리된 인류학의 역사와 이론이다. 옮긴이는 이 책을 번역하게 된 것이 인류학 이론 또는 인류학의 역사를 다루는 학부 수업에 적합한 교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인류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로서 인류학과 인류학자에 대해 큰 틀에서 살펴볼 수 있는 방편이 되어 입문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학의 역사를 큰 틀에서 살펴보되, 인류학자를 바탕으로 짚어보는 책이다. 영국 인류학의 창시자로 간주되는 타일러를 시작으로 진화론적 접근을 한 모건, 20세기 미국 인류학의 방향을 잡은 보아스, 사회통합의 성격에 관심을 갖는 인류학적 탐구의 전통을 시작한 뒤르켐 등 1부에서는 인류학의 창시자들에 관해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인류학의 르네상스인 앨프레드 크로버, 뛰어난 인류학자이자 뛰어난 여성이기도 했던 루스 베네딕트, 시대의 걸출한 언어학자로서 언어에 의해 역동적으로 형성되는 개인과 문화의 관계에 대한 인류학 이론을 제시한 에드워드 사피어, 미국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인류학자인 마거릿 미드 등의 인류학자 이야기를 통해 2부에서는 문화의 성격에 대해 다룬다.
그밖에도 마르셀 모스, 브로니슬라프 말리노프스키, 래드클리프-브라운, 에드워드 에번스-프리처드, 레슬리 화이트, 줄리언 스튜어드, 마빈 해리스, 엘리너 버크 리콕,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빅터 터너, 클리퍼드 거츠, 메리 더글러스, 제임스 페르난데스 등의 인류학자와 그들의 이론을 살펴볼 수 있다. 인류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을 기반으로 인류학의 역사와 흐름을 큰 틀에서 짚어보도록 하는 이 책은 인류학 입문서로서 손색이 없고, 그 역할을 다 해내리라 생각된다.
물론 옮긴이가 언급한대로 이 책은 출판된지 최소한 20년 이상 지났기 때문에 70년대 후반 이후에 펼쳐진 인류학의 이론적 경향에 대해서는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이 있다. 인물 중심의 인류학사로 편집되었기 때문에 인류학의 최신 동향에 대해 포괄적인 논의를 제시하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있지만, 인류학자에 대해 처음으로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줄기에서 이론을 정리해볼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인류학이 논쟁을 만들어내는 이유는 우리 자신이 연구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관찰자와 관찰대상이 뚜렷이 구분되는 분야-곤충학자와 파리가 명백히 구별되는 곤충학처럼-는 인류학에서와 같은 논쟁을 촉발하지 않는다. 보다 근본적인 수준에서 우리 인간은 자연의 법칙에 의해 지배되는 현상인 동시에 존재의 의미에 대해 끝없이 복잡한 생각들을 가지는 혼란스러운 능동적 창조물이다. 인간처럼 유기적인 행위자를 연구하는 모든 분야는 어떤 형태로든 갈등을 겪게 되어 있다. (398쪽)
그렇기 때문에 인류학에 있어서 논쟁은 피할 수 없고, 여전히 논쟁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논쟁이 있든 없든 인류학은 지금도 어떤 방식으로든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또한 역사로 남을 것이다.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데에 기본적으로 짚어보아야 할 인류학을 인류학자들을 기반으로 큰 틀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인류학의 역사와 흐름을 짚어볼 수 있는 책《인류학의 거장들》은 인류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나 초보 인류학도들에게 인류학 공부의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