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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 나 좀 도와줘
헤더 히브릴레스키 지음, 김미란 옮김 / 걷는나무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인생 참 어렵다. 사람살이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어찌보면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랑, 인간관계, 일, 인생…. 그 어느 하나 만만한 것은 없다. 이 책에서는 "내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이제 그만!"이라며《뉴욕 매거진》최고의 인기 칼럼니스트이자 솔직하고 거침없는 언니 폴리가 인생을 상담해준다. 모든 게 꼬여서 괴로운 사람들을 위한 유쾌 발랄 인생상담소라는 문구에 이끌려 이 책《폴리, 나 좀 도와줘》를 읽어보게 되었다. 지금껏 내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며 자학하고 괴로워했던 것을 이 책을 통해 시원하게 풀어본다.
이 책의 저자는 헤더 히브릴레스키. 5년 간 매주 수요일마다《뉴욕 매거진》에 고민 상담 칼럼 '폴리에게 물어봐'를 써오며 미국 청춘들의 마음을 다독여 준 최고의 인기 칼럼니스트이다. 인생의 모든 고민에 해탈한 것 같은 점잖은 충고 대신 함께 울고 웃고 가끔은 욕도 하는 솔직하고 화끈한 상담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런 그녀도 첫 번째 칼럼을 쓰려고 책상 앞에 앉았을 때는 '내 주제에 감히 누굴 상담하겠다는 거야' 하는 생각에 단 한 줄의 글도 쓸 수 없었다고. 하지만 마음이 담긴 진실한 글을 통해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면 분명 마법처럼 신기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점만은 굳게 믿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그동안 연재되었던 칼럼 중에 독자들이 가장 좋아한 답변들과 상담자의 요청으로 공개되지 못했던 칼럼들을 모은 것으로 출간 즉시 아마존 심리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책날개 中)
이 책은 총 여섯 챕터로 구성된다. 인생, 사랑, 인간관계, 일과 꿈, 결혼, 행복에 관해 고민상담을 해온 편지와 함께 상담을 진행한다. 목차를 보면 호기심이 생긴다. '백수인 남자 친구와 헤어져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네, 헤어지세요.'라고 답을 했다. '괴짜인 제가 너무 이상한가요?'라는 질문에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어요'라고 답한다. 제목을 훑어보다보면 지금 자신의 고민이 눈에 띌 것이다. 그 부분부터 찾아 읽어보아도 좋을 것이다. 속 시원한 사이다 같은 상담을 받은 느낌이 들테니 말이다. 그러면 이 책의 다른 부분도 궁금해지고 결국 다 읽게 될 것이다.
사실 상담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내담자의 말에 귀기울여 경청하고 나서 점잖게 조곤조곤 충고해준다. 어떤 때에는 그런 말이 마음에 들어올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오히려 거리감 있는 전문가보다는 주변 친구나 언니의 화끈한 직언에 정신차리고 마음을 다잡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된다. 이 책이 바로 그 '동네언니'같은 책이다.
먼저 고민 상담자의 이야기를 보면 속이 답답해진다. 하지만 폴리의 조언을 읽어보다 보면, 문제의 원인을 직시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정신이 확 들면서 솔직하게 마음 속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교과서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동네 언니가 자신의 이야기를 곁들이며 화끈하게 이야기를 펼쳐 나가기에 푹 빠져들어 읽게 되었다.
당신은 좋은 사람인 척하는 연기에 아주 능한 것 같군요. 하지만 바로 '당신' 자신인 척은 얼마나 잘하고 있나요?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내가 원하는 나 자신이 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41쪽)
앞에도 언급했지만 '백수인 남자 친구와 헤어져야 할까요?' 하는 질문에 대한 글이 인상적이었다. 3년 반을 만난 남자 친구가 만성적인 실업자이고 집세도 전적으로 내고 있다고 하는데, 그와 헤어질지 말지 고민이라는 것이다. 폴리는 '헤어지는 게 그를 위한 길입니다'라고 하며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당신이 꼭 알아야 할 것이 있어요. 돈을 대 주는 것은 그를 돕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망가뜨리는 거죠. 그는 일종의 중독자입니다. 궁색하게 당신에게 빌붙어서 세상에 자신을 숨기고 있어요.(79쪽)' 폴리 자신의 과거를 언급하며 이야기를 펼쳐나가서 더 현실적으로 와닿는 느낌이다. 그녀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고민을 상담하는 사람에게 더 와닿는 조언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 두 사람에게 정말 필요했던 게 뭔지 아세요? 서로에게 묶여 있던 의존적인 끈을 끊고 자신을 돌아보는 것, 그거였어요. 그것은 우리가 함께 있는 한 할 수 없는 일이었죠. (81쪽)
그도 스스로 자기 인생을 헤쳐 나가야 합니다. 그는 성장해야 해요. 그건 당신과 함께 살면서는 할 수 없어요. 우울증을 앓고 있다면 당신이 자신을 돌봐 주길 바랄 수도 있지만, 그건 진정으로 도와주는 것이 아니에요. 단지 그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 뿐이됴. (82쪽)
'인생이란 뭘까요? 모르겠어요' 라는 질문도 기억에 남는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민이다. 폴리는 '저도 모든 것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라며 이야기를 펼치는데 '10여 년 전 제가 딱 당신 같았답니다.'라고 답한다.
저는 제 감정을 많이 느끼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제가 무너질 것 같고, 직장을 그만둬야 할 것 같고, 남자 친구와 헤어져야 할 것 같고, 완전히 절망에 빠질 것 같아 두려웠거든요. 제 인생에서 뭔가를 과감하게 수정할 수 있을 만큼 제 자신을 신뢰하지 못했고 혼자가 될까봐 두려웠어요. (287쪽)
자신을 비하하지 말고 차라리 펑펑 울어버리라는 처방은 예전에 들었다면 어둠 속을 헤쳐나오는 데에 좀더 든든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비슷한 고민을 하며 힘들어하고 있다면 폴리의 조언을 들려주고 싶다.
매일 아침 인생이란 원래 주춤대는 것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고 당신도 주춤대고 있음을 인정하세요. 게으를 때도, 길을 잃었을 때도 자신을 비하하지 말고 자신에게 뭔가를 시도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랑을 주세요. (292쪽)
이 책을 읽으며 인생상담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의 고민을 읽어보며 나라면 어떻게 조언해줄까 생각해보기도 했는데, 미처 생각지 못한 답변을 보며 '이렇게 조언해준다면 자신만의 해결책을 찾아 가는 데에 도움이 많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폴리의 시원시원한 답변에 속이 뻥 뚫린다. 젊은 여성들의 마음을 꿰뚫어보며, 속 시원하고 통쾌한 조언을 들려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