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역자 노트 + 프랑스어 원문 + 영역판 수록)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해마다 다른 출판사, 다른 느낌의 어린 왕자를 만나고 있다. 아침 시간, 커피 한 잔 마시며《어린 왕자》를 소리내어 읽는 시간을 가지곤 한다. 눈으로만 읽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어서 이 시간이 좋다. 언제부터인가 출판사마다 번역서의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어린왕자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기적으로《어린 왕자》를 찾고 있다. 어렸을 때 감명받은 책 중 어른이 되어서도 인상 깊게 남는 책이 바로《어린 왕자》이니,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을 붙잡는 것도 책을 읽는 즐거움이다.  

 

출판사마다 책의 표지와 재질 또한 다르기에 어린왕자를 접하는 느낌도 그때 그때 달라진다. 물론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다는 것도 한몫한다. 그렇기에 텍스트는 같더라도 읽을 때마다 나에게 다가오는 느낌은 천차만별인 것이다. 이번에는 새해 맞이 기념으로 새움출판사의 어린왕자를 읽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2016년의 시작을 새움출판사의 어린 왕자로 했는데, 이번에는 2017년의 시작을 이 책으로 했다. 곁에 두고 아끼고 싶은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가슴 뛰는 행복을 안겨준다. 어린 왕자가 눈 앞에 나타나 "미안하지만… 내게 양 한 마리만 그려 주세요!"라고 부탁하는 것 같은 만남부터, 모래사막에서 쓰러지는 어린 왕자를 보는 것까지, 이 책을 읽으며 또다시 어린 왕자와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에는 역자 노트가 상세히 담겨 있고, 프랑스어 원문과 영역판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책은 번역가 이정서가 번역한 책인데, 역자 노트를 보면 기존 번역서의 오역을 지적하고 프랑스어 원문과 비교하며 낱낱이 지적한다. 정확한 번역을 추구하는 역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역자 노트와 프랑스어, 영어판을 보자니, 번역서를 그동안 너무 쉽게 접하고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어의 차이는 우리가 보는 세상의 차이일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번역되어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이라는 <어린 왕자>가 전 세계인의 마음에 어떻게 자리잡는지 궁금해지는 시간이다.

 

 

읽을 때마다 커다랗게 다가오는 문장이 달라진다. 이번 독서에서는 '관례'에 대해 깊이 와닿는다. '어느 하루를 다른 하루와 다르게, 어느 시간을 다른 시간과 다르게 만드는' 관례, 올해에는 가슴이 뛸 시간을 곳곳에 만들어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만약 예를 들어 네가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가면서 나는 점점 더 행복을 느끼게 되겠지. 네 시에, 이미 나는 벌써 동요해서 마음을 졸이고 있을 거야. 나는 행복의 대가를 발견하겠지! 그러나 만약 네가 아무 때나 온다면, 나는 가슴이 뛸 시간을 결코 알 수 없을 거야. 관례가 필요해."

"관례가 뭐야?" 어린 왕자가 물었다.

"그것 또한 너무 자주 잊히고 있지…" 여우가 말했다. "어느 하루를 다른 하루와 다르게, 어느 시간을 다른 시간과 다르게 만드는 거지. 예를 들어서, 내 사냥꾼들 사이에도 관례가 있어. 목요일이면 그들은 마을 처녀들과 춤을 춰. 그래서 목요일은 내게 아주 멋진 날이야! 나는 포도밭까지 산책을 가거든. 만약 사냥꾼들이 언제든 아무 때나 춤을 춘다면, 매일이 여느 날과 같을 거고, 나는 쉬는 날을 가질 수 없게 되겠지." (106쪽)

 

원서를 읽으며 감동을 받을 수 있을만큼의 언어 능력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번역본을 읽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떤 번역본으로 어린 왕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느낌도 달라질 것이다. 프랑스어나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라면 원어로 읽어도 좋을 것이다. 이 책에 함께 수록되어 있으니 도움이 될 것이다. 언제 읽어도 마음에 남는 어린 왕자, 다음에 또다시 읽고 싶은 명작이다. 이 책이 2017년을 산뜻하게 열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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