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 - 혁명.이데올로기 편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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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시끌한 세상,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뭐 이런 게 다 있나 싶어 책을 읽다가도 씁쓸하고 가만히 있기에도 답답한 혼란의 시기다. 분노하다가 외면하다가 우왕좌왕 마음만 다친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좌절과 자책이 반복된다. 이 책의 띠지에 보면, "혼란의 시대, 시민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 시민으로서 세상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기에 혼자만 고민하지 말고 이들의 이야기에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이 책《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는 두 권으로 된 책인데, 1권 혁명,이데올로기 편, 2권 시간,언어 편이다. 철학자 김용규와 시인 김선우, 소설가 김연수, 소설가 윤성희, 시인 심보선이 함께하는 인문학 콘서트이다. 그 중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1권을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먼저 1권부터 읽는 것이 순서일 것 같기도 했고, 혁명과 이데올로기에 관해 읽으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기도 했다. 그저 무겁게만 생각했던 '혁명'과 '이데올로기'를 새롭게 인식해보는 시간이다.

 

이 책은 우리 삶을 관통하는 '혁명'과 '이데올로기'라는 두 가지 화두를 던지면서 불확실하고 혼란스러운 이 시대에 우리는 과연 "시민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가장 아름답고 적확한 통찰을 들려준다. 한국의 움베르토 에코라 불리는 철학자 김용규와 젊은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이 풍성한 인문학 콘서트를 통해 시민으로서, 개인으로서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태도와 가치를 느끼게 될 것이다. (책날개 中)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 <혁명> 김선우 편과 2부 <이데올로기> 김연수 편이다. 각각은 3장으로 나뉘는데, 1장 공연, 2장 강연, 3장 대담으로 구성된다. 이 책을 읽고자 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공연, 강연, 대담으로 이어지는 다채로운 인문 콘서트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이다. 철학이라기에 다소 어렵고 거리감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글에 쑥 빠져들어 눈이 번쩍 뜨인다. 보다 폭넓게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듯, 지금껏 생각지 못했던 부분까지 짚어보는 시간이다.

 

읽다보면 혁명과 이데올로기를 그동안 너무 거창하게 생각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 삶에서, 평범한 사람으로서, 부조리한 현실을 많이 보게 된다. 누군가 짚어주지 않았을 때에는 알지 못했던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된 듯, 이 책을 통해 하나씩 알아간다. 어렴풋하게 생각하던 것을 정신 번쩍 차리며 짚어가며 읽어나간다.

소비와 부채를 강요하는 후기자본주의, 금융자본주의 사회가 그 사람을 '지치도록 쇼핑하고' 그 때문에 진 부채를 갚기 위해 '죽도록 일하게끔' 몰아세우고 닦달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 사람을 차츰 자기상실로 몰아가고 부채인간으로 전락시켜 자본주의의 충실한 신봉자이자 무기력한 꼭두각시로 만든다. (102쪽)

 

이 책을 읽으며 뜨끔하고 불편한 심정이었다. 그런 줄은 몰랐다느니, 세상이 이 모양인 데에 나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등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이 왠지 모르게 구차하다. 어쩌면 세상을 이렇게 만드는 데에 일조한 사람 중 한 명이면서 말이다. 외면하고 있었던 일들이 수두룩하다는 것을 하나씩 짚어가니 불편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왜 지젝이 유기농 사과를 구입하거나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면서 지구 환경보호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것, 스타벅스에서 카푸치노를 마시면서 소말리아의 아동들과 열대우림을 돕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데올로기적이라고 이야기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 같은 행동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오히려 환경문제, 기아문제 등의 근본 원인인 자본주의가 지속적으로 작동하게끔 돕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332쪽)

 

1부 3장에 보면 김선우 시인과 대담을 나눈 것이 실려있는데, 철학자 김용규의 강의를 표현한 말이 있다. 이 책의 전반적인 느낌이 그랬다. 강의 내내 '철학 강의가 이렇게 재미있구나, 어쩜 이렇게 쏙쏙 들어오고, 내 말을 저렇게 생선뼈 바르듯이 쏙쏙 발라 넣어줄까?' 대리 쾌감 같은 걸 굉장히 많이 느꼈어요. (196쪽) 이 책을 읽다보면 이 표현에 '맞아, 맞아' 동의하게 될 것이다.

 

각 부에 3장으로 나뉜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1장으로 지금껏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환기시키고, 2장에서 푹 빠져들게 되는 강연으로 클라이막스를 치닫고, 3장에서 작가와 대담을 하며 함께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이다. 인문 콘서트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나가다 보면, 그들이 던져주는 메시지에 저절로 귀기울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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