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선언문 아이앤북 창작동화 38
임지형 지음, 김아영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아이앤북 창작동화 시리즈 중 한 권으로 초등학교 3~4학년을 위한 동화책이다. 행복한 가족은 누구나 바라는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이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많이 다를 수 있다. 잦은 부부 싸움과 이혼 언급으로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여기에 당당하고 똑똑하며 기발한 남매가 있다. 부모님이 시시때때로 싸우고 이혼 이야기를 해서 고민인 혜민이와 혜성이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지《가족 선언문》을 읽으며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글쓴이는 임지형. 아프고 상처 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결핍을 채우며, 스스로 힘내 자라게 해주는 동반자가 되어줄 수 있는 동화를 쓰기 위해 매일 고군분투한다. 그린이는 김아영. 작가가 된 지금은 매일매일이 미술 시간이라서 행복하다. 이야기가 담긴 그림을 그리며 지내는 행복한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여러분에게 엉뚱하지만 아주 유쾌하고 기발한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매일 사소한 일로 싸우는 부모님께 과감히 반기를 들어 멋진 가족을 만든 독립 남매 혜성이와 혜민이입니다. 자, 지금부터 두 남매가 고군분투하며 만들어낸 가족 이야기를 들어보실래요? (머리말 中)

 

첫 페이지를 넘기면 현재 상황이 눈 앞에 그려진다. 아빠와 엄마가 한창 싸움 중인가보다. 그런데 아이들이 말한다. "이혼하세요!" 하지만 사실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이혼하는 걸 바라지 않는다. 세상에 그런 걸 바라는 아이들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누나 혜민이와 동생 혜성이는 독립 선언문을 작성하여 부모님께 내민다.

<독립 선언문>

하나, 오혜민과 오혜성은 2015년 4월 25일 독립을 선언한다. 엄마와 아빠는 이혼을 가정한 상태이지만 우리는 먼저 독립을 한다.

둘, 아빠는 할머니 집에서, 엄마는 외할머니 집에서, 오혜민과 오혜성은 우리 집에서 산다. 사실 두 분이 어디에서 사시든 상관은 없다. 그냥 두 분 알아서 사시면 된다.

셋, 아빠, 엄마는 항상 먼저 연락을 해서 허락을 받아야 우리 집에 올 수 있다.

넷, 생활비와 학원비는 만 20세가 될 때까지 나라 은행 통장으로 매달 28일에 입금해 준다. (16쪽)

 

아이들은 짐 가방도 챙기고 외할머니와 할머니께 전화도 드린다. 사실 아이들은 부모님이 진짜로 이혼을 하기 바라는 것이 아니다. 엄마 아빠가 그냥 들어오셔서 이혼 얘기를 밥 먹듯 반복하시게 해선 절대로 안 된다며 단호하게 행동했다. 아빠가 술취한 척 집에 들어오려고 하거나, 엄마가 아이들을 미행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 장면을 보는 재미가 있는 동화책이다. 부부싸움과 이혼이라는 소재를 당찬 아이들을 통해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혜성이의 생일날이 되니 엄마도 아빠도 만나자는 연락을 하신다. 이 정도면 정신을 차리셨을까? 아직 아니었다. 만나서 또 싸우시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지만, 엄마 아빠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또 한바탕 싸우신다. 결국 누나와 함께 자리를 뜨고 말았다. 과연 이들 가족은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아이들의 재치 있는 행동으로 부모님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게 되는 동화책이다. 수동적인 아이들의 모습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문제 해결을 향해 가는 당당함이 마음에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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