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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사려면 우선 버려라
지비키 이쿠코 지음, 권효정 옮김 / 유나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요즘들어 책을 읽으며 정리에 몰입하게 된다. 평소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기에 무작정 정리에 돌입하면 시간만 잡아먹는다. 그동안 책의 도움을 받아 정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정리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며, 정리관련 서적이 정리의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것이다. 책을 읽어가며 지금껏 다른 정리는 어느 정도 했지만, 옷장 정리는 쉽지 않아서 미루고 있었다. 일본 아마존에서 정리수납 분야 베스트셀러 1위, 패션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한 책이라는 점도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데에 한 몫 했다. 이 책《옷을 사려면 우선 버려라》를 읽으며 시원하게 옷 정리에 돌입해본다.
이 책의 저자는 지비키 이쿠코. 패션 잡지에서 30년 넘게 스타일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수많은 여배우를 스타일링하고 '날씬해 보이게 입는 법' 등 실용적인 옷 입기를 제안하는 옷 고르기의 일인자이다.
잡지에서 제안하는 '1개월 코디네이션' 같은 것은 무시해 버리자.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옷이라면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입어도 상관없다. 매일 다른 옷으로 바꿔 입는 것보다, 언제나 나를 최고로 돋보이게 하는 옷을 입는 것이 훨씬 낫다. 옷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행복하게 될 것이란 생각 역시 큰 착각이다. 입어서 가장 아름다운 옷들만 적당히 가지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로 이것이 그동안 숱하게 옷을 사고 입어 본 나의 결론이다. (6~7쪽)
이 책은 '진짜 멋쟁이들은 옷이 별로 없다', '필요 없는 옷을 자꾸 사는 이유', '불필요한 옷과 헤어지는 방법', '이상적인 옷장이란?', '쇼핑하기 전의 체크 포인트', '사야 할 옷, 사면 안 되는 옷', '유행에서 스타일로', '멋있는 여자로 살아가기 위해서' 등 총 8챕터로 구성된다. 옷이 많아질수록 패션 센스는 추락한다, '그저 그런 옷'만 버려도 패션 센스는 좋아진다, 어떤 옷이든 잘 소화해야 옷을 잘 입는다는 생각의 덫, 최신 잇 아이템이 많아야 옷을 잘 입는다는 생각의 덫, 스타일 있는 여자가 되려면 등의 목록을 목차에서 볼 수 있다.
패션 센스가 떨어지는 지름길인 불필요한 옷이 많아지는 원인을 보고 있자면, 옷장 속에 있는 패션 테러용 옷이 무엇인지 떠오르게 된다. 옷이 많아서 떠오르지 않는다면 옷장을 열어보았을 때 알게 될 것이다. 이 옷을 계속 가지고 있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필요 없는 옷을 당장 처분하라고 한다. 기억에 없는 옷들까지 쟁여 놓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급박한 상황이라는 뜻이라며, "옷이 너무 많으면 멋진 옷을 발견하기 어렵고, 옷을 깨끗하게 관리하기도 힘들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통해 필요한 옷과 필요 없는 옷을 구분하며 옷정리에 돌입한다.
'내 스타일을 망치는 옷은 집에 두지 않는다!' 옷을 처분할 때의 원칙이다. (74쪽)
이 책은 다소 얇은 책이지만, 옷정리에 관한 핵심적인 기술을 알려준다. 어떤 옷을 가지고 있어야 할지, 어떤 옷은 당장 처분해야할지 큰 그림이 그려진다. 저자가 알려주는 기준을 따르면 어떤 옷을 정리해야할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어느새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옷장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달리한다. 아깝다고 두었다가는 괜히 촌스럽다는 인상만 남길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내가 즐겨입고, 아껴입는 옷이 아니면 정리에 돌입해야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마음을 먹는 데에 도움을 준다.
현재의 옷에 애착을 갖도록 하라. 그렇지 않으면 현재의 옷에도 과거의 옷에도 실례를 범하고 만다. 과거의 옷을 다시 꺼내 입어 촌스러워진다면, 그 옷에게도 대단한 실례가 아닐 수 없다. (91쪽)
버려야 할 옷 중 하나로 '아침에 거울 앞에서 벗어 버린 옷'을 꼽았다. 아침에 옷을 챙겨 입을 때, '오늘은 이걸 입어야지.'하고 입어 보았지만, 역시 '이건 아니야'라며 거울 앞에서 벗어 버린 옷이라면 그 옷을 옷장에 다시 걸지 말고 그대로 처분하라고 한다. 사실 바로 처분하기 망설여질 것이다. 집에서라도 입으면 어떨까 생각하기도 하지만, 저자는 그런 마음을 단번에 파악하고 요모조모 설득에 돌입한다. '옷은 남자와 같다'고 생각하라며, 지금 즐겁게 잘 만나는 남자친구가 있는데, 헤어진 옛 연인과 데이트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법이니, 만남은 커녕 메시지 한번 보내는 것조차 꺼려지는 게 정상이라며, 옷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예전에 잘 입었지만 지금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은 추억만 간직하고 처분하라고 하는데,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특히 놔뒀다가 나중에 무심코 꺼내 입거나 무심결에 밖으로 입고 나간다면 잘 보이고 싶은 사람에게 촌스러운 여자로 기억될 것이니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한다. 그밖에도 저자가 제안하는 기준에 하나 하나 공감하며 읽게 된다.
일주일에 몇 번이고 입고 싶은 아이템이라면 디자인은 같지만 색깔이 다른 옷을 한 개 더 사기보다는, 똑같은 색을 두 개 사는 편이 실용적이다. 반복해서 자주 입을 옷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113쪽)
어떤 옷을 살지, 어떤 옷을 처분할지, 자신만의 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다 읽고 보면 '옷을 사려면 우선 버려라'라는 제목을 대하는 느낌이 달라질 것이다. 무조건 버리거나 사는 것이 절대 아닌, 자신만의 스타일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옷으로 옷장을 채워야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옷장에 옷이 잔뜩 있으면 오히려 패션 센스와 멀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옷 정리에 돌입할 계기를 마련해본다. 아까워서 입지 않고 그냥 두었던 옷들 중 저자가 제시하는 기준에 맞춰 패션 테러를 감행하는 아이템부터 제거해야겠다. 패셔니스타는 아니더라도 나만의 스타일은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옷장 속 폭탄을 제거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할 것이다. 특히 30년 이상 경력의 스타일리스트가 들려주는 조언이기 때문에 옷장 정리에 막막한 여성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고 도움을 받기를 권한다. 지금껏 막연했던 옷 정리의 기준이 제대로 틀을 잡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