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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7.1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아직은 2017년이라는 연도 자체가 어색하다. 2016년이 시작된지 엊그제 같은데, 머뭇거리다보니 어느새 지금까지 흘러온 것이다. 2016년이 순식간에 흘러가버리고, 어느덧 2017년을 맞이할 시기가 왔다. 1월은 우리말로 해오름달이다. '해오름달'은 '새해 아침 힘차게 해가 솟아오르는 달'이라는 뜻이다. 월간 샘터 1월호를 읽으며 힘차게 2017년을 맞이해본다.
정유년의 출발선입니다. 올해는 '붉은 닭'의 해라지요. 생긴 모양이 문무를 겸비한 군자를 연상시킨다 해서 옛사람들은 닭을 덕이 높은 동물로 보았다 합니다. 또 새벽마다 고고한 목청으로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고 해서 신령한 동물로 간주했다죠.그뿐이 아닐 겁니다. 매일 아침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어김없이 아침을 불러들이는 닭 울음소리는 새날을 기다리는 이들에겐 희망의 다른 이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것, 새로 시작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건 다른 삶을 기약하는 이들에겐 무엇보다 든든한 위로였을 겁니다. (편집장 이종원, 닭 울음소리가 그리운 새해 中)
먼저 이달에 만난 사람은 황금찬 시인이다. 한국문단 '최고령 시인'인데, 1918년생. 3.1 만세운동이 일어나기 한 해 전에 태어나셨으니 올해로 꼭 백살이 되었다고 한다. 서른아홉 권의 시집과 스물다섯 권의 수필집을 낸 문단 어른인데, 그동안《샘터》에도 모두 여섯 번이나 글을 실은 인연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기력이 떨어져서 시 한 편이 원고지 한 장을 못 넘어가게 되었다는 글을 보니 세월이 야속하다. 기력을 회복하셔서 일상 생활도 활기차게 하시고, 마흔 번째 시집도 출간하시기를 기원한다.
이 남자가 사는 법에는 '음표로 마음을 그리는 피아니스트' 윤 한이 소개된다. 3년 전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꽃미남 피아니스트'로 유명해진 그는 기성 피아노곡과 차별화되는 음악들로 2,30대 사이에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해왔다고.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해야 할까'란 즐거운 고민 끝에는 항상 '누구도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란 결론에 도달한다. 대중에게 친숙한 분위기의 곡이 만들어지지 않더라도 자신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음악으로 기록하고 싶다는 천진한 피아니스트. 얼마 전 3집 녹음을 하다가 어느 순간 든 느낌대로 무작정 연주한 무려 8분짜리 즉흥곡을 앨범에 실은 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타인의 시선보다 감정에 충실한 피아니스트인지 알 수 있다. (27쪽)
세상을 바꾸는 카피도 인상적이다. 브랜드라이터, ex-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있는 김하나의 글이다. 짧지만 강렬한 카피에 대해 들려주는데, 간결한 카페 하나가 단순한 광고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세상을 바꾸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그곳에 가고 싶다에서는 전남 구례 운조루를 담았다.운조루는 200여 년 넘은 세월 동안 온갖 풍상을 겪고도 건재하게 남아있으며, 현재는 9대 종부 이길순(80) 씨가 큰아들과 단둘이서 넓은 고택을 지키며 간간이 찾아오는 민박 손님을 맞는 중이라고 한다. 운조루의 당호가 인상적이다. 도연명의 시 <귀거래사>에서 따왔는데, '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이라는 뜻으로 집주인 류이주(1726~1779)가 이름 붙였다고 한다. 명당은 처음부터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결국 마음이 만든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김윤미 기자의 말이 인상 깊게 남는다.
월간 샘터 1월호로 힘차게 2017년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표지에 주판 사진을 보니 옛 것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새로운 것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지만 옛것에 대한 기억은 사라지지 않나보다. 다음 호에는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궁금해진다. 표지에 실릴 사진도 무엇이 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