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도 괜찮아 - 욕심 없는 부부의 개념 있는 심플 라이프
김은덕.백종민 지음 / 박하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어느 순간, 주변 사람들의 잣대는 '돈'으로 바뀐 듯했다. 순수하게 학문을 이야기했던 사람들은 '누가 얼마 번다더라, 차를 큰 것으로 바꿨다더라.' 등의 이야기로 채워나갔다.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그런 일은 일반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무언가 헛헛했다. 지금보다 좀더 돈을 많이 벌면, 우리는 행복해지는 걸까. 이 책《없어도 괜찮아》는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리즘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는 책이다. 조금 더 채우고 '빚'으로 살 것인가, 조금 더 비우고 '빛'으로 살 것인가에 대해 이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이 책의 저자는 김은덕, 백종민. 한시도 떨어질 줄 모르는 좋은 친구이자 부부다. '한 달에 한 도시'씩 천천히 지구를 둘러보고 온 뒤, 서울에서 소비하지 않고도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 현대에 가장 비싼 가치인 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소유하기 위해 남들과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자신들의 삶의 가치를 끊임없이 써내려가고 있다.

어수선한 집에 살고 있다면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어느 하나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지 못하는 삶을 증명하는 것은 아닐까? 무엇 하나 쉽게 정리하지 못하거나 버릴 수 없다면, 자신의 삶에 쥐고 싶은 것들은 많지만 확실한 내 것은 없다는 뜻이 아닌지 스스로 물어야 할 것이다. (17쪽)

 

이 책은 총 3장으로 나뉜다. 1장 '물질 없이 사는 삶에 대하여', 2장 '가치 없이 사는 삶에 대하여', 3장 '그럼에도 있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로 구성된다. 목차를 살펴보면 '냉장고, 욕망의 잉여산물', '텔레비전 버리기', '요물같은 신용카드', '작은 결혼식, 저희가 해봤습니다', '스트레스에 닳아버린 우리', '인간관계 제거하기', '비우기와 채우기', '나는 왜 달리는가?', '여행, 머리에서 마음으로 이르는 길' 등의 제목이 보인다. 이들이 직접 자신들의 삶을 들려주기에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의 입장으로서 나의 소신에도 힘을 얻고자 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된다.

 

냉장고를 없애고 대형 마트에서 장을 보던 패턴이 하루에 한 번 시장에 들러 필요한 먹거리를 사는 것으로 바뀌었고, 텔레비전을 없애고 책이나 신문 등 활자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자동차에 대한 생각도 기억에 남는다.

몇 번이나 다시 살까 고민했지만 없으면 불편한 것이지 절대 안 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하며 참아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가 없는 어려움은 늘 생기고 마음의 갈등은 끊이지 않는다. 남미를 여행하며 30시간 넘게 버스에서 보내야 했고 네팔과 태국에서는 덜덜거리는 고물 버스가 길에서 퍼져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려야 했다. 누군가가 이끄는 운송 수단에 실리며 그것도 가장 느리고 저렴하고 낙후된 교통수단에 익숙한 몸이 됐다. 불편함을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은 몸이 됐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그러고 나니 우리가 그동안 너무나 쉽게 편리함을 돈으로 사왔던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78쪽)

 

저자들이 세계여행을 하고 돌아와서 한국에 정착하는 사람들이기에 이들이 느끼는 감정은 긴 여행을 하고 돌아온 사람들이라면 더욱 공감하게 될 것이다. 여행 중에는 불편을 감수하고 배낭 하나에 담긴 소유물로만 살아갔음에도 여행 후에 일상으로 돌아오니 다시 주변 시선도 있고 주저하게 될 것이다. 우왕좌왕 움직이는 사람들의 마음을 앞장서서 자신감 있게 붙잡아주는 듯한 느낌이다.

자신의 선택에 대한 믿음을 주저하지 않는다면 인생은 부침개를 뒤집는 것마냥 단번에 원하는 모양대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자신 있게 뒤집으면 한 번에 궤도를 갈아탈 수 있지만 '과연 뒤집을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며 손목의 스냅을 소심하게 돌리면 여지없이 부침개는 반으로 포개지고 한쪽으로 눌어붙게 된다. 갈림길에 서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다른 사람 눈치도 보지 말고, 내 의지대로 행동하면 될 일이다. 나라를 구원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일확천금을 손에 넣겠다는 원대한 야망을 품은 것도 아닌데 뭐 그리 복잡하게 생각하는가! 단 한 번만이라도 부침개가 완벽히 뒤집힐 수 있도록 나의 결단을 믿어볼 순 없을까? (109쪽)

 

이 책은 저자 두 명이 번갈아가며 짧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비울 것과 채울 것에 대해 생각해보며 나의 일상은 어떤 것을 비우고 채울지 고민한다. 살아가면서 함께 고민해보아야 할 문제에 대해 문득, 질문을 던져 그 부분에 대해서도 나만의 대답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생'이 주는 무게가 '일상'보다 큰 범주인 것 같지만 결국 지금 한순간에 집중하느냐 한평생을 돌아보느냐의 차이일 뿐, 결국 같은 무게다. 그렇다면 일생을 잘 살려면 일상을 잘 지켜야 할 텐데 우리는 그러고 있는가? (258쪽)

 

버리고 포기해야 할 물질에 대해 생각하고 그로 인해 얻어진 자유와 시간을 붙잡고 나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여전히 진행 중인 그들의 삶을 엿보며, 나 또한 나 자신의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의 방향을 잡아본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나만의 가치관에 따라 내 삶을 이끌어가도 괜찮겠다는 안도감,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어 자신감을 가져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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