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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6.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벌써 한 해를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온다. 2016년이 시작된지가 엊그제같은데, 어느덧 12월이 눈앞에 와있고, 가을도 금세 지나버리고, 겨울 기분이 느껴진다. 크리스마스 트리 점화도 시작했다고 하니, 더욱 12월의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12월은 우리말로 맺음달이다. '마음을 가다듬는 한 해 끄트머리 달'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샘터에서는 달펴냄 <작은것이 아름답다>와 함께 달마다 고운 우리말 달 이름을 쓰고 있다. 이번 달에도 월간 샘터 12월호를 읽으며 세상의 소리를 들어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번 달에는 샘터 에세이 '노인장대 꽃을 위하여'에 가장 먼저 마음이 갔다. 곽재구 시인의 질문에 나 또한 생각에 잠긴다.
노랗고 붉은 이파리들이 바람에 날리는군요. 당신, 요즘도 스무 살의 그 꿈을 꾸나요? 밤새워 누군가의 시집을 읽고 울며 쓰지 못한 자신의 시 때문에 새벽까지 악몽에 시달리지는 않나요?《물고기들의 여행》이라는 시집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군요. 그 덕에 지난날 그리운 꿈 하나를 찾았고 옛 기억 속에 머물 수 있었으니. (12쪽)
이달에 만난 사람은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이다. '미식과 악식을 오가는 맛의 탐험가'라는 제목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저는 음식이 주는 쾌락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음식 자체의 맛, 식재료에 대한 지식 등 음식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풀어주려는 목적으로 음식을 먹는다는 게 다르죠." 음식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음식 저널리스트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맛있다는 것에 대한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혀를 속이지 않는 맛'을 꼽는다는 점도 기억에 남는다. 식재료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최소화하되, 요리 과정에서 식재료 고유의 특성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얘기라고. 맛있게 먹을 권리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미술관 산책 '윌리엄 터너의 세상 보기'도 인상적이다. 이발사의 아들로 태어난 화가 윌리엄 터너(1775~1851)는 풍경을 보는 데 멈추지 않고 자기 눈을 통해 본 대상 안으로 기꺼이 몸을 던져 그 속으로 휘말려 들어가는 삶을 택했다고 한다. 그의 그림 세 점이 주는 강렬함 앞에서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림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이 그림들이 주는 느낌에 '그림 참 좋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매달 기다리는 코너인 '서민의 글쓰기'에서는 '아는 놈 위에 쓰는 놈'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신의 경험을 집어넣음으로써 글이 신선해지고 설득력도 높아지는 것을 예시를 통해 몸소 깨달을 수 있다. 글쓰기라는 게 어렵고 쉽고를 떠나 일단 쓰는 게 중요하며, 시간이 없어서, 쓸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 아니면 아직 연습이 부족해서 등 글을 쓰지 말아야 할 핑계는 얼마든지 있다고 이야기한다. 어느 분이 한 말이라는 "졸작은 쓰기 쉽고 걸작은 어려우니, 졸작부터 써야지 않겠는가?"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월간 샘터 12월호로 2016년을 알차게 마무리하는 시간을 보낸다. 이번 달에도 월간 샘터가 있기에 외출하는 시간이 외롭지 않고 든든했다. 세상의 다양한 소리를 들으며 지식과 지혜를 들어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제 다음 호는 2017년을 맞이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새 해를 멋지게 열며 월간 샘터와 소중한 시간을 나눌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