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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두근거려요 - 소심한 여행자의 사심가득 일본여행기
쏠트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11월
평점 :
여행을 앞두고 마음이 두근거린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더욱 마음에 와닿았을까? '어쩐지 두근거려요'라는 표현이 지금 나의 심정을 나타내고 있다. 여행을 할 때 무엇을 할까. 저자는 작고 귀엽지만 딱히 쓸모가 없는 자질구레한 것들을 좋아한다고 한다. 이 책《어쩐지 두근거려요》는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일본 여행기인데, 글과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어질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쏠트. 네이버 포스트 여행 스타에디터이다. 일본정부관광국 광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계기로 일본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고 <나홀로 골목길 여행> 일본편, 타이베이편 두 권의 독립출판물을 제작했다. 일본정부관광국 홈페이지에 여행기를 기고하는 여행작가로 활동 중이다. 닉네임은 Solo Tripper의 약자, 소금이 아니다.
일본 영화 <안경>에는 작고 조용한 마을로 여행 온 타에코가 그곳의 평범한 하루에 점점 적응하는 내용이 나온다. 동네 사람들을 따라 아침 체조를 하고, 아침밥을 해먹고, 해변에서 바다를 구경하다 빙수를 사먹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밤을 보낸다. 특별한 사건 하나 나오지 않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도 저기 가보고 싶다'하는 생각을 했었다. 어떤 사람의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소소한 재미를 줄 수 있다. 평범한 나의 일본 여행기도 누군가에게 소박한 즐거움을 준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프롤로그 中)
먼저 쏠트의 일본 유랑 전도를 보며 일본의 어디어디를 다녀왔는지 볼 수 있다. 궁금한 곳이 있다면 바로 페이지를 넘겨보아도 좋을 것이다. 지명 옆에는 페이지가 표시되어 있으니 건너뛰어 바로 가봐도 된다. 물론 그 내용을 읽고 나면 다른 이야기도 궁금해져 앉은 자리에서 다 읽게 되는 매력있는 책이다.
이 책의 챕터 1에는 '슈퍼 돼지의 먹부림'이라는 제목으로 일본의 먹거리를 소개한다. 거한 밥상이 아니라 소소한 간식거리를 알려주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에키벤, 지역 명물 음식, 자판기 캔커피 등을 이야기하는데, 사진과 그림으로 현장감 넘치게 들려주어서 읽는 재미가 있다.


일본 열차 여행의 꽃은 열차에서 먹는 도시락, 에키벤이다. 역마다 각 지역의 명물 에키벤을 팔고 있는데 사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음식의 재료나 만드는 방법이 천차만별인데다가 도시락 패키지 디자인도 하나같이 달라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JR 간사이와이드패스로 여행을 했던 4박 5일 동안에는 매일 1시간 이상 열차를 탔다. 여행지에 대한 기대도 물론 있었지만 에키벤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신났다. (16쪽)
자판기 캔커피에 대한 글도 재미있다. 한국에서는 자판기로 뭘 사 먹은 적이 없는데 이상하게 일본 여행만 하면 자판기에 끌린다고. 깨끗하고 종류도 많아서 그렇다고 한다. 흔히 볼 수 있는 캔이 아니라 종류가 다양한 캔들이 자리하고 있으니 그 유혹에 자꾸 빠질 만하다.
챕터 2 '낯선 잠자리'에서는 숙소 중 인상적이었던 곳들을 소개한다. 그 중 도쿄타워가 보이는 방에 관한 에피소드가 인상적이다. '일생에 한번은 도쿄 야경'이라는 제목의 글이다. 깜깜한 밤에 야경을 즐기러 혼자 다니는 건 무섭기 때문에 밤에 안락하고 안전한 호텔방에서 야경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도쿄타워가 보이는 호텔에서 하룻밤을 예약했다. 그런데 예약을 한 방이 도쿄타워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호텔 직원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주었을까? 소심한 여행자 쏠트는 호텔방에서 도쿄타워를 볼 수 있었을까?


읽다보면 입꼬리가 절로 올라간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가 한데 모여 펼쳐지니 취향 저격 제대로다. 그 중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된 곳은 오키나와, 도카시키 섬 아하렌 마을이다. 일본 고양이 마을이다. 우리나라에선 이런 모습을 보기 힘든 편이라 고양이 마니아를 위한 '일본 고양이 마을 여행' 상품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가장 유명한 고양이 마을로는 도쿄의 야나카긴자, 후쿠오카와 가까운 아이노시마, 에히메현의 아오시마 등이 있다고하니 꼭 기억해두어야겠다. 어쨌든 고양이에게 뒤덮일 뻔했던 추억을 꺼내보이는데, 여행 중 그런 기억이 있다면 정말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고양이들이 고개를 들이밀고 구경하고, 주인 할머니가 고양이들에게 나가라고 하니 또 줄줄이 나갔다고 하니, 그 장면이 상상되며 부럽기도 하고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아기자기한 맛에 일본 여행 책을 읽는 재미가 있다. 부록으로 주는 스티커도 볼수록 귀엽다. 내 스타일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일본 여행을 꿈꾸거나 대리 만족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 여행을 가면 잊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진다. 특히 캐릭터 상품은 자세히 살펴보고 싶고, 맛있는 길거리 간식도 놓치지 말아야겠다. '소심한 여행자의 사심가득 일본여행기'라는 설명에 부합하는 책이다. 어쩐지 두근두근 설레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