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 바람만 느껴줘 - 길 위에서 마주한 찬란한 순간들
청춘유리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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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하다, 상큼하다…. 또 뭐가 있을까? 《오늘은 이 바람만 느껴줘》제목부터 예사롭지 않은 이 책에서 바람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었던 치기어린 열정이 되살아난다.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이 책을 보고 있자니 무언가 마음속에서 꿈틀댄다. 그래, 잊고 있었던 것이 있었지. 내 마음속에 있던 감성을. 어느새 점점 멀어지는 과거가 되어버린 어느 순간을. 길 위의 찬란했던 순간들을. 이 책은 그런 기억들을 오롯이 되살려내준다.

 

 

이 책의 저자는 청춘유리. 본명인 원유리보다 청춘유리로 더 알려져 있는 여행가다. 세상에 '우리의 인생은 달콤한 거예요' 소리치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가끔의 고통은 더 잦은 행복을 위한 성장이라고 믿는 사람. 안 좋은 기억은 하루 만에 툴툴 털어내버리는 그런 단순한 사람. 비 내리는 새벽 두 시와 해 지는 오후 일곱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당신의 삶을 사랑하라. 그리고 당신이 사랑하는 삶을 살아라'라는 밥 말리의 말에 맞춰 사랑스러운 삶을 써내려가는 중이다.

바람이 불어오는 대로, 마음이 흐르는 대로

빛나는 청춘을 노래하는 그녀가 전하는 87개의 이야기

 

 

이 책에는 짤막한 단상이 87가지 이어진다. 글과 사진으로 전해지는 여행의 맛이 달콤하다. 그녀의 글을 읽고 있으면 설렌다. 여행의 모든 순간을 가감없이 담은 것이 아니라 '길 위에서 마주한 찬란한 순간들'을 가려내어 뽑고 걸러서 들려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이 행복하다. 분명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데 그 안에서 예전의 나를 발견한다. 분명 다른 여행길이지만, 좋았던 순간의 교집합처럼 이 책이 다가온다. 나에게도 그런 순간이 행복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책이다. 잊고 있던 무언가를 떠올리게 되는 책이다.

 

 

 

 

 

 

잘생긴 청년이 파는 과일 수레에서 사과를 하나 집었거든?

그리고 한 입 베어 물며 깨달았어.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일까 배우러 온 이곳에서

나는 얼마나 행복을 몰랐던 사람이었나, 하고. (112쪽)

 

 

 

'아, 이건 미쳤어. 말도 안 돼, 이건. 정말 진짜 말도 안 된다. 살아 있길 잘 했어. 이곳에 오길 잘했어. 태어나길 잘했어.' (239쪽)

 

 

여행은 그런 것이었다. 아주 거창하고 멋있는 일이 아니라 그저 내 마음에 단단한 힘이 생기게 해주는 것. 삶에 또 다른 이유를 만들어주고 그 이유에 타당성을 부여하는 그런 것. 날개가 없이도 세상을 날아다닐 수 있을 것만 같은 묘한 에너지를 내뿜는 것들. (에필로그 中)

누군가는 이 책을 보며 여행을 꿈꾸고, 누군가는 지난 여행을 회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왕이면 사진도 잘 찍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에 담긴 사진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하나하나 찬찬히 보면서 사진으로 전해지는 여행의 감흥을 전달 받는다. 어느 순간, 문득 이 책을 들춰보다보면 직접 여행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적어도 여행을 마음에 품을 수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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