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늘, 작은 발견 - 아주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애정 어린 기록
공혜진 지음 / 인디고(글담) / 2016년 9월
평점 :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유행해서 본 적이 있다. 그 시절 사람들의 모습은 어땠을까? 일상 속 물건들은 주로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 시절에 어떤 것이 일상을 채웠고, 어떤 것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사소한 것들도 기록에 남기고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되는 것인데, 우리 주변의 사소한 것들을 소홀하게 생각하고 흘려넘기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그런 사소함을 담았다는 데에서 궁금증이 생겼다. 저자가 3년 동안 어떤 것들을 유심히 바라보며 기록에 남겼을지, 어떤 의미를 들려줄지 궁금해져서 이 책《오늘, 작은 발견》을 읽어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공혜진. 일상기록공작가이다. 오래 바라보고 그리고 만들고 기록하며 살고 있다. 특히 사소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것들을 관찰하거나 자연물그리기를 즐긴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난 몇 년 간 길을 다니며 땅에 떨어져 있는 것들을 주워 사진으로 남기고, 그와 관련한 이야기들을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길 위에 있는 것들은 대개 사연이 있는 것들이다. 그러니 어쩌면 쓸모없고 의미 없어 보이는 것일수록 더욱더 자세히 바라봐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프롤로그 中)
이 책에는 시간이 담겨있다. 길에서 우연히 만난 물건들을 의미 부여해서 새롭게 존재할 수 있도록 한다. 새해 첫 날에 만난 걱정 인형부터 길이 무엇을 내줄지 설레며 사진과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걱정 인형, 사슴벌레, 약봉투, 분홍인형신발, 연결 단자, 볼펜심, '고마워' 껌 종이, 이름표, 비닐봉지 묶음 끈, 단어카드, 손수건, 단추, 열쇠, 분무기, 세탁소 표시, 몽당 연필 등 매일매일 소소한 물건들을 인연처럼 만나며 글을 작성하고 있다.

일상에서 문득문득
비일상적인 순간을 만나곤 한다. (공작새 조화 中)

그들이 여행에서
땅에 떨어진 것을 눈여겨보고
주울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어쩐지 여유가 있거나
일종의 쓸쓸함 같은
감정이 있을 때가 아니었을까. (친구의 여행지에서 함께 온 것들 中)

문득 그간 주웠던 물건들을 잃어버렸을 사람들을 생각했다.
잃어버렸던 누군가의 사연이 물건에 담겨 있었으니
내가 그것들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3일 만에 찾은 분홍이 中)
이 책에는 사소한, 버려진, 작은 물건들이 가득하다. 이런 물건들을 발견하려면 눈을 크게 뜨고 마음을 열고 바라봐야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길 가다가 걱정인형이 떨어져 있거나, 안경다리를 발견한 적이 있었나 생각해본다. 떠오르지 않는다. 어쩌면 살면서 한 번쯤 그런 순간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기억에 남지 않았다. 아주 사소한 것이어서 그냥 스쳐지나갔을 수도 있다. 이 책에는 그런 사소한 만남도 사진과 글로 붙잡아내어 의미를 부여하고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걷기 좋은 계절이 왔으니 동네 마실이라도 자주 다녀야겠다. 이왕이면 두 눈 크게 뜨고 길 위의 작은 사물들에게 말을 걸어야겠다. 나에게 어떤 의미를 들려줄지, 무슨 기억을 떠오르게 해줄지 궁금해진다. 너무 소소해서 보잘것없게 생각될 수 있겠지만, 보잘것없는 존재에서 찾아낸 저자만의 의미에 집중해본 시간이다. 이 책을 보며 주변을 둘러본다. 그동안 눈길을 주지 않았던 사소한 물건이 말을 거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