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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의 식탁
앙카 멀스타인 지음, 김연 옮김 / 이야기나무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19세기 프랑스인은 무엇을 어디에서 먹었을까? 이 책의 소개를 본 후 문득 궁금해졌다. 궁금증이 생기면 바로 풀어야하는 법. 자연스레 이 책《발자크의 식탁》을 읽어보았다. 오노레 드 발자크는 19세기 전반 프랑스의 소설가로 사실주의의 선구자이다. 그의 작품 세계와 그 안에 녹아들어 있는 그 당시 프랑스 식문화에 대해 이 책을 읽으며 짚어보는 시간을 보냈다. '발자크'와 '식탁'에 대해 모두 볼 수 있는 책이다. 상상 그 이상의 책, 기대 이상의 책이었다.

당신이 어디서 먹는지,
무엇을 먹는지,
언제 먹는지 말해 달라.
그러면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책 속에서)
이 책의 저자는 앙카 멀스타인. 파리에서 1935년에 태어났다. 빅토리아 여왕, 제임스 로스차일드, 탐험가 로베르 드 라살 등의 인물의 전기, 카트린 드 메디치, 마리 드 메디치, 안느 도트리시에 대한 연구 및 엘리자베스 1세와 메리 스튜어트를 함께 다룬 전기를 출간했다.
책을 좋아하거나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둘 다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 새디 스타인, <파리 리뷰> 에디터
저자는 미각의 세계가 이야기 안으로 들어왔을 때 생기는 장점을 처음으로 이해한 작가가 발자크라는 사실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한다. 동시대의 작가에게서 그런 모습을 찾을 수 없음을 예를 들어 설명해준다. 음식에 집착하지만 맛 자체를 묘사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다.
굴의 맛보다는 굴을 주문하는 젊은이의 취향에 흥미를 느끼고, 차갑고 달콤한 크림의 맛보다는 그 크림의 가격에 관심이 간다면, 입안에서 녹는 아스픽보다 아스픽을 통해 짐작할 수 있는 가계 형편에 관심이 간다면 발자크를 읽어야 한다. (12쪽)
서문을 보다보면 음식을 통한 비유를 인물, 풍경 등에 적용한 발자크의 작품 세계가 궁금해진다. 음식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느끼고 있던 발자크가 미식가가 아니었다는 사실도 놀랍다. 집필에 몰두할 때면 몇 주 동안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원고를 끝냈을 때에는 엄청난 양의 와인과 굴, 각종 고기 요리에 자신을 내던지는 것으로 자축하곤 했다니 독특한 식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책을 통해 발자크의 생애와 취향, 작품 세계와 프랑스 식문화에 대해 함께 짚어본다. '파리의 식사 시간' 이야기에서 눈을 번쩍 뜰만큼 매혹적인 이야기로 시선을 고정했다. 프랑스의 현재가 아닌 과거 식문화에 대해 잘 모른다면 이 책이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다. 지금은 '프랑스 요리' 하면 당연히 맛과 멋을 겸비한 여유로운 장면이 떠오르지만, 18세기였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당시 프랑스 사람들의 식생활은 그리 훌륭하지 못했고, 파리에는 제대로 된 부엌을 갖춘 아파트가 거의 없었다고 하니, 먹기 위해 프랑스를 여행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프랑스 식탁의 변화하는 모습을 굵직굵직하게 살펴본다.
진정한 고급스러움과 고상한 품위가 드러나는 식탁, 평범한 일상의 식탁, 구두쇠와 음식 숭배자, 사랑 등의 이야기를 이 책을 보며 하나씩 짚어보았다. 생각해보니 그 시절의 프랑스 음식 문화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이 책을 통해 생생하게 그 당시의 분위기를 짐작해본다. 다소 생소하기도 하고 그래서 오히려 신선한 자극이 된다. 게다가 발자크의 문학 세계 속에서 당시의 사회상을 짚어주니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발자크의 작품과 당대 프랑스 식문화가 잘 어우러져 있는 책이다. 발자크의 작품에 대한 관심도 끌어올리고, 발자크가 살았던 시대의 사회상도 살펴볼 수 있어서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