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를 맛보다 - 스타 셰프의 피렌체 감성 가이드
파비오 피키 지음, 김현주 옮김 / 심포지아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피렌체 여행을 떠올리면 속이 쓰린다. 실제 여행 중에 속쓰린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들이 다녀간 맛집에 발도장 찍듯이 다니기 싫다는 이유로, 일부러 맛집 정보에는 귀를 닫은 채, 발길 닿는 대로 식사를 하러 갔었다. 가는 곳마다 대실패를 거듭하다보니 나중에는 두렵기도 하고 실제로 속이 쓰려서 아무 음식점에나 들어갈 수가 없었다. 결국 피렌체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내 속을 달래고 풀어준 음식점은 중국 음식점이었던 웃픈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그곳에는 맛집이 많이 있을텐데, 오고가는 관광객들에게 음식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음식을 내놓는 그런 곳만 기억을 하고 있다는 것은 피렌체 입장에서도 서운한 노릇일 것이다. 특히 이 책의 저자인 스타 셰프 파비오 피키는 얼마나 속상할지 짐작해본다. '피렌체가 얼마나 좋은 곳인데, 이상한 곳만 가보고 그런 말을 하냐?'고 타박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통해서 여행을 함께 하듯, 기분 좋은 상상에 빠져든다. 이 책《피렌체를 맛보다》를 보면서, 경악했던 지난 여행의 기억을 없애고 다음 여행을 꿈꿔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파비오 피키. 1979년 9월 8일 레스토랑 '치브레오'를 열었는데, 치브레오는 피렌체를 찾는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레스토랑으로 꼽힌다. 콩과 채소 등 흔한 재료를 사용해 만드는 소박한 요리지만, 그의 요리를 접하는 사람은 누구나 그 세심함에 감탄하고 아름다운 세팅에 감동한다. 배우인 그의 아내 마리아 카시를 만나면서 2003년에는 음식을 맛보면서 음악을 듣거나 연극 공연을 감상하면서 예술의 쾌락에 흠뻑 빠질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테아트로 델 살레'를 만들었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뉜다. 1부 '피오렌티노로 태어나서 행운이라고 말할 수 있는 열 가지 이유', 2부 '피오렌티노가 되고 싶은 열 가지 이유', 3부 '영혼의 음식', 4부 '여러분에게 대접할 것이 더 있어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피렌체의 전통 음식에 대한 것을 보고자 이 책을 읽었기에 3부에 나온 '피렌체 전통 레시피'를 유심히 보게 되었다. 하지만 피렌체의 매력이 곳곳에 산재해있기 때문에 어느 부분을 읽어도 마음을 흔들어놓기에 충분하다. 괜시리 마음이 설레는 책이다.

여러분과 저, 우리의 도시 피렌체는 삶을 방관하는 '무게감 없는' 영혼도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것을 알아두세요. 아마 모든 관광객에게는 상상력이 필요할 거예요. 피렌체는 그 상상력까지 선물한답니다. (17쪽)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이다. 피렌체에 대한 애정으로 충만한 저자가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에 빠져들고, 큼지막하게 담긴 사진에 시선이 집중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피렌체의 음식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갖가지 이야기를 펼쳐내다가 틈틈이 음식에 대해 나오는데, 감질맛 나는 시간이다. 시각을 자극해서 미각을 이끌어내는 힘이 놀랍다. 상상 속의 음식으로 벌써 입맛이 감도는 느낌이다.

 

피렌체에 가기 전에 이 책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피렌체를 향한 마음이 한껏 커지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피렌체 여행이 더욱 풍성해지리라 생각된다. 이 책을 보면 피렌체에 가고 싶어질 것이다. 피렌체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그곳에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고, 한 번이라도 다녀온 사람은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것이다. 피렌체로 향하고 싶도록 마음에 바람을 불어넣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