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괜찮지 않다 - 자신감과 열등감 사이에서 방황하는 여자들을 위한 심리처방전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강희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심리학 서적을 읽으면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문제인줄도 모르고 있다가 발견해내고 나 자신을 다르게 바라보는 도구가 된다.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주변인들에 대한 이해도 높아진다. 그렇기에 늘 심리 서적을 볼 때에는 기대감이 생긴다. 이 책『나는 괜찮지 않다』도 마찬가지의 책이었다. 단순히 증상만을 본다면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 안에는 '여성적 나르시시즘'이라는 심리적 바탕이 있다고 생각해보면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이 책으로 심리상담가가 들려주는 여성 심리의 기저를 근본적으로 파악해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배르벨 바르데츠키. '상처받은 마음'을 전문적으로 치유하는 심리학자이자 심리상담가로서 35년간 자존감에 상처를 입고 각종 심리 장애와 중독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치료해왔다. 폭식증, 거식증 등 각종 섭식장애를 비롯해 알코올, 약물 등 각종 중독 증세를 앓고 있는 환자들의 기저에는 자존감 부족과 대인관계 장애라는 두 가지 특성이 깔려 있음을 발견하고, 이런 문제들은 결국 '나르시시즘' 문제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히는 학문적 연구와 저서로 큰 주목을 받았다. 현재 뮌헨에서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며, 심리상담가이자, 슈퍼바이저, 코칭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인 배르벨 바르데츠키가 10년 동안 자기애적 인격장애 환자들을 치료한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것이다. 치료를 해 나가던 중 어느 시점엔가 폭식증 환자들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담당 의료진들은 섭식장애 자체만 치료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환자들의 주변 환경을 좀 더 자세히 연구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여성적 나르시시즘'이라는 개념이 탄생했다. 그 결과, 폭식증을 앓는 여성 내담자들 중 많은 이들이 자신이 여성적 나르시시즘에 시달리고 있다고 인정했고, 그 후로 자신의 증상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게 되었다. (7~8쪽)

 

이 책은 2006년 (주)미래엔 북폴리오에서 초판 발행된『여자의 심리학』의 개정판 도서이다. 여기에 나오는 환자와 내담자는 여성을 지칭하고, 여기에서 언급되는 '나르시시즘'은 '자기애적 인격장애'를, 즉 자존감이 부족한 동시에 지나친 자기애에 빠진 상태를 의미한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뉜다. 1부 '여성적 나르시시즘이란?', 2부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 인한 상처', 3부 '극과 극을 달리는 마음', 4부 '치유와 성숙의 과정'으로 구성된다. 여성적 나르시시즘의 정의를 시작으로, 남성적 나르시시즘과 여성적 나르시시즘의 차이 등 이론적인 접근을 비롯하여, 다양한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상황을 들여다보며 읽어나가게 된다. 4부에서는 여성적 나르시시즘의 극복, 진정한 자아를 향해 나아가는 길, 자립심과 긍정적 자기수용 등의 해결책도 살펴볼 수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 책은 '여성적' 나르시시즘에 대해 다루기 때문에, 여성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여성 독자는 읽다보면 아마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자신도 모르던 스스로의 심리를 들여다보기도 하고, 감추고 싶던 내면을 들킨 듯 뜨끔 하기도 할 것이다. 부모의 가치를 드높이는 '착한' 아이, 아무런 욕구도 없는 '예의 바른' 아이 등의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부모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어서 소제목만으로도 마음에 구멍 하나가 생기는 듯한 느낌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도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이에 따라 자신과 상대를 사랑할 수 있는 능력도 커진다. '쿨'한 가면을 벗지 않는 한 보호와 따스함을 바라는 욕구는 충족되지 않는다. 특별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만 강해질 뿐이다. 하지만 자기 안의 나약한 모습과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받아들이고 나면, 만족스럽고 충반한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이 펼쳐진다. 그러기 위한 전제조건은 자신과 타인에게 자기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전달하는 것이다. (352쪽)

 

이 책을 읽다보면 처음에 이 책을 펼쳐들 때와는 마음이 달라진다. 처음에는 부담없이 사람의 심리, 특히 여성의 심리에 대해 들여다보겠다고 읽었는데, 이 책 속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인 나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변화시켜 바라보게 되는 사례들이 눈에 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생각될 때, 뭉클한 감정이 느껴지면서 내 안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하는 느낌이 든다.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자신감과 열등감 사이를 방황하는 여자들을 위한 심리처방전'을 보여주는 이 책을 현대 여성들이라면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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