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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중국의 시험지옥
미야자키 이치사다 지음, 전혜선 옮김 / 역사비평사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부담없는 쪽지 시험이든 인생이 걸린 시험이든, 시험은 우리를 긴장하게 한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서 생각해보아도 당대의 사람들에게 부담감을 주는 것이 시험이었을 것이다. 옛날의 시험은 어땠는지, 그 시대의 사람들은 어떻게 시험을 치렀는지 생각에 잠기다보면 궁금한 생각이 가득해진다. 막연하게 상상만 하다가 관둔 것이지만, 중국의 과거제도에 관해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음을 알고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의 과거 시험을 살펴보는 것은 중국역사의 한 단면을 보는 방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과거, 중국의 시험지옥》을 보며 시대적 특징을 훑어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지은이는 미야자키 이치사다. 1901년 일본 나가노 현에서 태어나 1995년 타계했다. 일본의 동양사학자로, 중국의 사회,경제,제도사에 탁월한 연구 업적을 남겼다. 평생 교토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학을 양성하고 연구와 집필을 계속했다. 특히 정년퇴직 뒤 많은 독자가 중국사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문장에 심혈을 기울인 대중 역사서를 펴냈다. 이 책은 중국과거제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세상에 소개하려는 목적으로 집필한 것이다. 사실이야말로 그 무엇보다도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에 될 수 있는 대로 냉정하게, 가급적 공정한 입장에서 과거제도와 그 실상을 묘사하려 노력했다고 한다.
1300년에 걸쳐 이어진 과거제도, 중국의 시험제도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와 관련된 자료도 풍부하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특히 세계적으로 볼 때 시험제도의 창설과 유지를 위한 노력은 중국에서 먼저 시도되었다고 하니, 과거 제도의 장점을 파악하고 공부를 해두는 것은 과거의 역사를 공부하고 보다 나은 미래로 향해가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일이다.
저자는 일본의 시험지옥 해소에 뭔가 기여를 한다거나 묘안을 내놓으려는 등의 목적을 갖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사실을 전달해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오히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입시제도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하고, 과거제도에서 이런 점은 효과적이었다는 것을 인식하기도 할 것이다. 아무래도 현재의 모습과 비교하며 분석이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지금보다 혹은 지금처럼 피를 말리는 고통이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중국의 시험지옥인 과거제도를 상세하게 살펴보는 시간을 보냈다. 이 책을 통해 옛 중국인들의 시험 공부, 수험장의 분위기, 시험의 종류, 시험 과정 등을 살펴본다. 선입견을 깨고 생각보다 흥미로운 점을 많이 발견했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점이다. 옛 사람들도 소책자에 빼곡히 적어서 컨닝페이퍼를 만들어 부정행위에 사용했는데, 사람 사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쉽게 휴대할 수 있도록 아주 작게 만들어졌다는 점이 인상적이고, 심지어 속옷에도 사서오경을 빽빽이 적어 입장하기도 했다고 하니, 문득 지금의 컨닝페이퍼 아이디어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역사는 생성과 소멸로 흘러가는 것인가. 과거제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에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진보된 이념을 갖고 있었다는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장점만을 갖고 지속될 수는 없나보다. 하지만 과거의 뛰어난 점을 되살려 고찰해보면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의미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는 데에 버거움을 느낀다면 그저 옛날 중국의 과거제도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