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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집 작은 살림 - 매일 단정하게 가꾸는 홀가분한 삶
박현정 지음 / 위즈덤스타일 / 2016년 7월
평점 :
무더위에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열대야가 며칠 째 계속되고 있다. 청소는 커녕 내 몸 하나 가누기도 버거운 날들이다. 정리는 쓰지 않고 방치해놓은 물건들을 제거해놓는 것이 기본인가보다. 하지만 막상 정리에 돌입하면 쓸 수 있을 것 같고 버리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럴 때에는 누군가의 집을 엿보며 마음을 가다듬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이런 날씨에는 방문하는 것보다는 책을 통해 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손님으로 가기에도, 손님이 오는 것도 부담스러운 나날이니까 시원하게 선풍기를 틀어놓고 책 속으로 들어가본다. 감당하지 못하게 소유물을 늘리는 것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단정하게 가꾸며 홀가분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작은 집 작은 살림》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박현정. 일상적인 사물을 즉물적인 이미지로 재현하는 작업으로 알려진 작가이며 자연의 흐름을 따르는 삶을 동경해 전원 속에서 소박한 생활을 하기도 했다. 현재는 서울의 조용한 언덕 위 작은 집에서 작은 농부이자 살림꾼으로 살아가고 잇다. 바느질과 요리, 허브 텃밭 농사 등 서툴러도 즐기며 사랑할 수 있는 정도로 살림을 유지하며 소박한 삶을 그려내고 있다. 남편과 사랑하는 강아지 새해, 고양이 홍이와 함께 살아가는 그녀의 작은 집 이야기는 아무리 작은 공간이어도 매일 아끼고 매만지면 더욱 소중하고 아름답게 가꿔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책날개 中)
이 책은 저자가 서울의 작은 집에서 보낸 시간들의 기록이라고 한다. 이 책을 들여다보니 아기자기하고 담백한 느낌이다. 책 자체도 깔끔하고 조근조근 속삭이듯 이야기하는 책이다.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딱 마음을 치고 들어오는 문장이 보인다.
단순하게 산다는 것은 무조건적으로 포기하고 버려야만 가능한 절대적인 단순함이 아니다. 불필요한 것과 필요한 것을 알아차리고 욕심 부릴 것과 내려놓아야 할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자신답게, 멋지게, 행복하게, 단순해지는 것이다. (13쪽)
이 책을 읽으면 단순하고 소박한 삶이 그려진다. 그리고 그런 삶을 살고 싶어진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행복이 별 건가,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즐거움과 편안한 마음이 아닐까. 작은 부엌에서 꼭 필요한 물건만을 소유하며 건강한 한 끼 식탁을 차리는 것, 의미와 흔적이 담긴 그릇을 자주 쓰고, 식빵처럼 따뜻하고 말랑말랑한 고양이 한 마리 끌어안는 것이 행복의 한 장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포근하고 부드럽다. 이 책은 상상 속의 행복한 일상을 고스란히 전해온다. 생각해보면 봄, 여름, 가을, 겨울 중 어느 계절이라고 행복하지 않을 이유는 없는데, 너무 삭막하게 살아왔다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읽다보면 직접 텃밭을 가꾸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는 씨앗부터 기르는 건강한 허브라는 글을 통해 어떻게 실행할지 알려준다. 씨앗 리스트를 만들고, 좋은 흙을 만들고, 발아시키고 수확하기까지…. 한 번 해볼만 할 것이다. 루꼴라, 파슬리, 바질, 타라곤, 오레가노, 차이브, 민트 등 허브 사진과 직접 키운 이야기를 보다보면, 직접 키워서 어떻게 활용할지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또한 요리 없는 식탁의 심플한 레시피까지 알려준다. 가정적인 사람들에게는 잼을 만드는 것이나 마리네이드 등의 레시피가 유용할 것이다. '간단하지만 가장 자주 먹는 음식이 가장 훌륭한 요리다'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왠지 만들기 번거로울 것이라는 생각에 레시피는 눈으로만 즐기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만의 취향을 담은 나의 공간을 재점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그림이 그려지는 책이다. 뿌듯하고 기분 좋은 미소가 지어진다. 앞으로 내가 감당할 만큼만 소유하고, 이왕 나에게 온 물건들은 아껴주며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어나가야겠다. 어떤 공간이든 내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