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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하다 생긴 일 - 만화 그리는 해부학 교수의 별나고 재미있는 해부학 이야기
정민석 지음 / 김영사 / 2015년 1월
평점 :
'해부학교실 교수가 만화를 그린다. 책의 제목은《해부하다 생긴 일》이다.' 이 두 가지 사실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해부를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기에 바쁜 일상을 보낼 해부학 교수님을 알고 보니 반전 매력의 소유자라는 느낌이랄까. 이 책의 매력에 빠져드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일반인들에게 그들만의 공간을 살짝 엿보게 해준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흥미로운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의 저자는 정민석.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이다. 오래된 학문인 해부학은 앞뒤 내용이 논리적으로 잘 들어맞으므로 과학스럽다고 생각해서 뛰어들었다고 한다. 2000년부터 해부학 만화, 과학 만화를 그렸다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2013년 6월부터 2014년 8월까지 한겨레신문의 토요판에 '정민석의 해부하다 생긴 일'이라는 제목으로 29편의 글을 실었고, 이 책에는 신문에 연재하지 않은 글을 포함해서 모두 44편의 글을 담았다.
이 책에는 총 44가지 이야기가 담겨있다. '사람=몸+넋', '시신 기증 선진국', '플라스틱화 표본', '시신 앞의 웃음', '카대바', '영어 용어 외우기', '장롱 의사면허증', '생리하는 남자' 등이 있는데, 짧은 컷의 만화와 글로 표현된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무겁지 않게 흘러가도록 가벼운 농담을 섞는 것도 잊지 않았다. 부록으로는 '해랑 선생의 일기', '해랑이와 말랑이의 몸 이야기'가 있다. 저자는 눈에 띄는 만화를 먼저 보고, 만화 밑에 있는 글을 알맞게 골라 읽기를 기대한다. 순서대로 읽어도 재미있지만, 특히 관심이 가는 만화를 보고 더 많은 이야기를 보고 싶으면 본문 글을 읽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생각보다 재미있다. 그것도 상당히. 그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해부에 대해 가볍게 접근하는 데에 효과적인 책이다. 무거운 느낌의 책은 이미 많으니 이런 느낌도 부담없이 좋다. 해부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의과대학의 해부학 실습에 대한 자세한 뒷이야기도 들려준다. 해부학 시간의 에피소드라든지, 실습실 냄새 등 구체적으로 장면을 떠올리도록 한다. 또한 이 책 곳곳에 심어놓은 유머 코드에 한바탕 웃기도 하면서 읽어나가게 된다. 딱딱하고 지루한 면이 전혀 없어서 가독성이 좋다.
이 책은 의과대학에 갓입학을 한 학생들이나 해부학 수업을 앞둔 채 겁먹고 있는 학생들, 의대를 꿈꾸는 아이들, 쉽게 접할 수 없는 해부학에 대해 궁금한 일반인들이 읽으면 좋을 것이다. 쉬우면서 재미있게 표현해서 읽기에 좋다. 그러면서도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어서 유익하다. 재미와 유익을 모두 찾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