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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 하버드 박사 이만열 교수의 大한국 표류기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이만열)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예전에 여행을 다니다가 방명록에 누군가 적어놓은 글을 보았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글을 보며 바쁘게만 속도를 내던 내 인생의 방향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다. 먼저 이 책의 제목이 그때처럼 내 마음을 흔들었다. 또한 지난 여름 흥미롭게 읽었던『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의 저자 이만열의 책이기 때문에 읽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외국인이지만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까지 짚어내는 섬세함이 있기에 현실을 되돌아보고 우리를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을 보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 책도 마찬가지로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한국이름 이만열이다. 1964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출생하였고 예일대에서 중문학학사 학위(1987), 동경대에서 비교문화학 석사 학위(1992),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 언어문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1997). 동아시아 문화와 국제관계, 미래 환경과 교육 등을 연구하며 집필과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2015년 대통령 추천 도서로 선정된 전작『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은 한국 문화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소개하며 세계 속 한국의 위상과 역량을 재조명했다.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을 자신이 깨달은 진리의 표현이라기보다 지금까지 소중히 간직해온 꿈에 가깝다고 털어놓는다. 이 책을 통해 이만열 교수 개인의 생각과 삶을 엿볼 수 있다. 프롤로그에 보면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에서 이만열이 되기까지'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내려간다. 15년 동안 한국에 살면서 한국 여성과 결혼했고 두 아이를 낳아 가정을 이루었으며, 장인어른이 지어준 한글 이름 '이만열'로 자주 불린다고.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이 한국 사회와 정치를 외부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책이라면, 이 책『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는 내 개인적인 삶에 초점을 맞춘 자전에세이에 가깝다. 원래 2011년 초판을 냈으나 그후로 5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난 5년간 새로 만난 인연과 놀라운 경험들을 모아 전면 개정증보판을 선보인다. 제목은 같지만 완전히 새로운 책이나 다름없다. 동양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현재 동아시아 문화를 연구하며 느낀 점들을 담았다. 한국에서 인문학 교수이자 두 아이의 아빠로 살면서 겪은 한국 교육의 현실과 문제점도 짚어보았다. (6쪽 프롤로그 中)
저자의 책을 읽는다면 순서를『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이후에 이 책『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를 읽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전작을 읽다보면 그 책을 쓴 사람에 대해 궁금한 생각이 든다. 그 책을 본 후에 이 책을 읽으면 궁금증이 해소되면서 자연스레 저자의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다. 이 책에서 그는 고백하는 형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낱낱이 들려준다. 무조건 한국이 좋아서 왔다는 이야기를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또한 이곳에서 좋은 일만 있었다는 뻔한 거짓말도 없다. 솔직해서 좋다. 진솔한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저자가 겪은 한국 사회에서의 일화를 담담하게 들려주며 개인적인 이야기를 토대로 사회의 현실을 짚어본다.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주변국에 대한 자연스런 진술부터 다문화, 교육, 정치 등의 문제를 보다보면 어느새 이 책의 중간을 넘어선다. 4장에는 '임마누엘이 만난 세기의 지성들'로 무라카미 하루키, 노암 촘스키, 프랜시스 후쿠야마, 마이클 푸엣, 헨리 로소브스키를 볼 수 있고, 5장에서는 '임마누엘이 읽은 고전'을 볼 수 있다. 개인의 지난 삶과 지식을 압축시켜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한 권으로 압축해서 영화를 보는 듯 술술 읽히지만 순조롭지만은 않았을 생활을 짐작해본다. 그러면서 내 안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 책의 제목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를 다시 음미해보며 생각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