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광성의 수필 쓰기
손광성 지음 / 을유문화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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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글을 쓰는 데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생긴다. 글쓰기 관련 서적을 주기적으로 살펴보며 나에게 도움이 되는 지식을 채워보게 된다. 이 책은 도서관에서 처음 발견하게 되었는데, 읽다보니 매료되어서 새로 구입하게 되었다. 글쓰기에 관한 책 중 마음을 움직인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그저 신변잡기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 수필이라고 생각했다면, 이 책『손광성의 수필 쓰기』를 읽고 새로운 수필 세계에 발을 디뎌보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손광성. 『한 송이 수련 위에 부는 바람처럼』을 시작으로『나도 꽃처럼 피어나고 싶다』,『달팽이』와 같은 작품집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수필가이다. 그의 수필은 피천득이 "한 편 한 편이 모두 시"라고 할 정도로 문학성이 뛰어났다. 특히 '수필은 말맛으로 쓰고 말맛으로 읽는다'는 그의 주장처럼 문장의 중요성에 기초한 실기 지도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수필이 신변잡기가 아닌 예술 작품이 되기 위해서는 형상화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주장을 오랫동안 펴오고 있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수필 창작 강의를 맡고 있다.

 

표지를 보면 노란색이다. 눈에 띄기도 하고 오히려 평범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일단 책장을 넘겨 머리말을 읽어보면 단숨에 매료된다.

최근 들어 수필 쓰기에 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그 가운데는 수필 쓰기에 대한 책도 적지 않다. 수필을 쓰고 또 가르치는 한 사람으로서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첫째는 대부분의 책들이 수필이 '언어를 표현 수단'으로 한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는 점이고, 둘째는 수필 쓰기도 '예술'이기 이전에 '기술'의 영역에 속한다는 사실을 소홀히 하고 있는 점이며, 셋째는 대부분의 내용이 다음과 같이 추상적 충고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써라, 계속 써라", "낯설게 하라", "발가벗으라", "사고의 경계를 허물라", "너만의 글을 써라", "잘 쓰고 싶으면 잘 들어라" "이해와 통찰력을 담아라" (5쪽)

 

일단 쓰고, 많이 써라, 자신만의 글을 써라 등등 글쓰기 관련 서적을 읽으면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써야 하는 건데?"라는 의문이 남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은 머리말부터 내 마음에 미심쩍게 남았던 질문을 대신 던져주고 있다. 그리고 그에 관해 하나씩 속시원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제1장 '수필에 대한 이해', 제2장 '수필 쓰기 전략', 제3장 '수필 쓰기 실전'으로 나뉜다. 다분히 이론적인 느낌이어도 책 속에 담긴 예시를 통해 다양한 작품을 뜯어볼 수 있기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1장은 보다 이론적이라면, 2장부터는 수필의 언어 즉 단어, 문장, 문단을 살펴보고, 수필의 효과적 내용 전개와 표현을 다루기에 보다 실용적이다. 아름다운 수필의 요건도 하나씩 살펴보며 글을 쓰는 데에 실질적 도움을 받는다. 3장에서는 내용 선정부터 구성, 집필, 퇴고까지의 과정을 살피며 각각의 단계에서 어떤 점을 고려할지 파악해본다.

 

기본적인 이론을 철저하게 습득하며 기존 문장들을 하나씩 뜯어보고 글쓰기의 기초를 다진다. 같은 뜻이라도 표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무의식적으로 틀리게 쓰는 문장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이 책을 읽으며 파악해본다. 그러면서 보다 좋은 수필을 쓰기 위해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할지 짚어내게 된다. 최근에 읽은 글쓰기 관련 서적 중에서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책 중 한 권이었고, 글쓰기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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