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가 우리에게서 빼앗은 것들 - 편리한 마트 뒤에 숨은 자본주의의 은밀한 욕망
신승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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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트에서 장을 보면 장점이 많다. 한 장소에서 원하는 물건을 다 구매할 수 있어서 편리하고,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안 산다고 해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기에 마음도 편하고, 혹시라도 물건이 형편없다면 나중에 교환하느라 얼굴을 붉히지 않아도 된다.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서 종종 마트에 들르곤 했는데, 나의 소비 생활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에 의해 조종되고 세상을 불합리하게 만든다면, 그래도 마트를 이용할 것인가? 진지하게 생각해볼 일이다.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노력하고, 세상이 더 어두워지지 않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읽어보았다. 편리한 마트 뒤에 숨은 자본주의의 은밀한 욕망을 다룬《마트가 우리에게서 빼앗은 것들》을 통해 '결국은 싸게 사는 것이 아니라면 그 안에서 볼 수 있는 숨은 의미는 무엇일까?' 살펴본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나뉜다. 제1장 '소박한 삶, 소박한 공동체를 꾸릴 권리', 제2장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소비할 자격', 제3장 '꿈꿀 자유, 사랑할 자유', 제4장 '어중이떠중이와 공존하는 법', 제5장 '자본의 욕망에 흔들리지 않는 삶'으로 구성된다.

 

마트 상품의 가격을 보면, 정말 이 가격으로 괜찮은가 생각될 때가 있다. 이렇게 팔아서 남는 것이 있을까 의문이 드는 것은 괜한 호기심이 아니었다. 마트에서 싸게 잘 샀다고 생각되는 물건이 중소기업의 희생으로 얻어지는 환상의 구조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마트에서 우리의 소비를 위해 한없는 자기 착취의 희생양으로 내던져지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게 된다. 마트에 납품하는 중소기업, 동네 상권의 구성원들, 싸게 샀다고 마트로 또 향하는 소비자들까지, 이 모든 이들이 열심히 일할 수록 가난하고 힘들어지는 구조에 내몰리게 되는 것이다.

도대체 마트에서 '싸다'라는 인식이 가능해진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마트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 중소기업중앙회가 불공정한 거래 유형을 설문조사한 결과,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 요구나 추가 비용 부담 요구에 각각 50퍼센트로 '있다'고 대답하고 있다. 앞서 마트에서 중소기업에게 판촉사원을 요구하는 행위 등이 관행이 되고 있는 사실도 발견된다. 이러한 기사 등을 참고로 한다면 마트에서 '싸다'라는 인식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희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결국 마트는 중소기업을 볼모로 삼아 소비자들에게 생색을 내는 셈이다. (90쪽)

 

이 책에서는 마트의 소비 만능주의가 일상생활에 파고들도록 만드는 사물이 바로 냉장고라고 말한다. 필요하지도 않은데 먼 미래까지 생각해 대량구매하는 소비를 할 수 있기에 냉장고는 점점 커지고 있다. 또한 물건의 경우에는 필요하지도 않지만 남들이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유행이 끝나버리면 금방 쓰레기가 되는 특징이 있다.

 

이 책에서 충격적인 글은 '그토록 싸게 샀는데 왜 자꾸 가난해질까'이다. 마트와 같이 풀뿌리 공동체에 적대적인 시설물이 들어오면 지역 사람들은 자신과 이웃이 값싸게 소비하면서도 가난해지는 이유를 모른 채 빈곤의 늪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다보면, 싼 가격 때문에 마트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약간의 비용을 더 지출하더라도 순환과 재생의 공동체를 살리기 위한 작은 실천에 동참하는 것이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에 동의하게 된다. 내가 소비할 때 사용한 돈이 나의 이웃과 지역에서 돌지 않고 외부로 빠져나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트에 가지 않는 것도 지역 사회와 공동체를 살리기 위한 첫발자국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흔히 마트를 소비 공간으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마트는 공동체의 다양성을 빼앗고 우리 내면의 풍부함, 생명과 자연, 사물의 생명력과 활력 등을 빼앗았던 공간이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228쪽)

이 책을 읽다보면 마트에 가지 않는다고 결심하는 것만으로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안 사회를 구성하고 만들려는 실천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 책을 읽으며 그 대안까지 짚어본다. 그것은 삶과 일상을 바꾸는 발걸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마트를 이용하며 결국 물건을 싸게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파악하고, 마트가 우리에게서 빼앗은 것들이 무엇인지 낱낱이 파헤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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