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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화 산책 - 단어 따라 어원 따라
이재명.정문훈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세계 문화를 접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 중 단어와 어원을 통해 들여다보는 것도 색다른 방법일 것이다. 책을 통해 단어로부터 시작되는 세계 문화 여행에 동참해본다. 이 책《단어 따라 어원 따라 세계 문화 산책》을 읽으며, 익숙한 단어를 생각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접근해본다.
하나의 단어는 그 나라의 문화를 반영한다. 새로운 세상과 만나는 순간은 늘 설렘으로 다가오고 숨어 있던 무언가를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은 달콤하기 그지없다.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이 전혀 다른 곳의 언어와 문화, 역사를 통해 삶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지금 이 순간 발뒤꿈치를 살작 들고 낯선 세계가 펼쳐지는 단어 틈으로 때로는 당혹스럽고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흥미로운 문화를 힐끗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책 뒷표지 中)
이 책은 이재명, 정문훈 공동저서이다. 이재명은 KT에서 25년간 홍보팀과 경영지원실 등의 부서에서 대내외 언론, 사내방송, 'KT 사랑의 봉사단'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현재는 전업작가로 직장문화와 우리나라 자생식물 분야에 관한 글을 쓰고 있으며, 대기업 사외보 객원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정문훈은 2010년 KT에 입사하여 현재 글로벌사업추진실 과장으로 근무 중이다. 다양한 해외활동과 여행경험을 바탕으로 세계문화와 역사에 관한 글을 쓰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문화와 트렌드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언어문화 전문가'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 중에서 몇 가지만 눈에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슬쩍 읽어나가다가 눈에 띄는 부분에 집중해서 읽을 요량으로 가볍게 펼쳐들었다. 예상과는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끌어잡는 책이었다. 기대하지 않았기에 예상하지 못했던 만족감을 얻었나보다. 모르던 것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고, 감탄하면서 읽게 되는 책이다.
커피, 카니발, 건물에 대한 예우 '메종', 코로나, 과일, 달걀, 화장실, 이름, 빵, 채소로 분류된 토마토의 사연, 기적을 안겨주는 행운의 상징물, 이색 상품을 파는 자판기 등 이 책을 읽으며 하나씩 알아나간다. 잘 짜여진 각본을 보는 듯, 부드럽게 이어지는 영상을 보는 듯, 읽는내내 자연스럽게 세계 문화를 접해보는 시간이었다. 읽으면서 새롭게 아는 사실에 대해 놀라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이 책을 즐겼다. 신기한 것이 많은 책이었는데, 그 중 두 가지만 기록해본다.
세계 각국의 이상한 해장법도 신기하다. 푸에르토리코에서는 겨드랑이에 레몬즙을 발라 숙취를 달랜다고 한다. 그리스는 버터를 먹는 방식으로, 중국인들은 해장을 위해 생계란을 먹는다. 러시아는 뜨거운 고깃국을 먹고 뜨거운 물에 30분 정도 목욕을 하고, 폴란드는 요구르트나 우유를 마신다. 한국의 해장술처럼 스코틀랜드나 네덜란드를 비롯한 몇몇 국가도 차가운 생맥주로 해장을 하기도 한다. (75쪽)
초콜릿에 밥 비벼주는 수녀 이야기도 특이하다. 멕시코에서는 실제로 초콜릿 소스에 밥을 말아 먹는 요리가 있는데, 바로 전통음식 '몰레mole'라고. 몰레를 싫어하면 멕시코인이 아니라고 할 만큼 몰레는 한국인에게 김치나 된장과 같은 전통 음식이다. 처음 접하는 이야기인데 '몰레'의 유래까지 알게 되었다. 그 맛을 상상해본다. 물론 초콜릿을 밥에 비벼먹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어느 날 멕시코 푸에블라 지방의 산타로사 수녀원은 대주교의 갑작스러운 방문을 앞두고 있었다. 대주교에게 맛잇는 음식을 대접하고픈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그들은 가난했기에 무엇 하나 마땅히 준비할 것이 없었다. 음식을 담당하는 수녀가 궁리를 해보았으나, 시간에 쫓기기만 할 뿐 별다른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주교의 방문이 임박하자 이 수녀 밑에서 일을 거들던 어린 보조 수녀가 식품 창고에 있던 여러 재료들을 섞어 맷돌에 갈고 마지막으로 초콜릿을 넣어 소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오래된 칠면조 고기에 이 소스를 올려 음식을 완성했다. 다행히 대주교는 맛있게 식사를 마쳤다. 식사가 끝난 후 다른 수녀가 그 음식의 이름을 물었다. 음식을 만든 수녀는 별 생각 없이 "제가 만든 건 몰레예요."라고 대답했다. 몰레는 스페인어로 '섞어 만든 것'이라는 의미다. 지금은 특정 음식인 몰레를 지칭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이것이 바로 몰레의 유래다. (85쪽)
모르던 상식을 한 눈에 훑어볼 수 있는 책이다. 예상밖의 재미가 있고 교양을 쌓아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펼쳐나가서 신기한 기분으로 읽어나갔다. 단어에 숨겨진 특별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재미도 누리고 교양도 쌓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