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새로운 상상, 한옥
이상현 지음 / 채륜서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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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전작《인문학, 한옥에 살다》를 흥미롭게 보았다. 막연히 생각하던 '한옥의 아름다움'을 구체적으로 낱낱이 살펴보며 알찬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 그렇기에 한옥을 디자인 면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이번 책에 관심이 갔다. 이 책《디자인의 새로운 상상, 한옥》을 통해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자연과 인간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보낸다. 한옥을 다른 각도로 바라보는 데에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상현. 한옥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목수 일까지 배운 한옥연구가이다. 한옥학 개론서《즐거운 한옥읽기 즐거운 한옥짓기》를 세상에 내보낸 이후, 대중에게 한옥을 쉽게 안내하는《이야기를 따라가는 한옥 여행》과《한옥과 함께하는 세상 여행》, 한옥이 품은 인문학적 가치를 찾는《인문학, 한옥에 살다》그리고 재미있는 강연 형식으로 풀어낸 미학 입문서《깨져라 미학 유쾌하라 예술》을 출간하였다.

 

이 책은 디자인을 통해 자연과 인간을 잇고, 다시 인류의 오랜 역사를 하나로 묶습니다. 현대에 와서 디자인이 예술과 어떻게 결합되는지 보고, 책의 후반부에서는 이론을 실제 디자인에 적용해 볼 것입니다. 물론 새로운 디자인 이론의 뿌리에는 한옥이 있습니다. 한옥을 통해 우리 과거 디자인을 이해하고, 미래 디자인을 위한 아이디어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여는 말 中)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제1장 '자연 속으로', 제2장 '자연 밖으로', 제3장 '새로운 상상력, 한옥', 제4장 '한옥의 공간구성원리로 보는 토탈디자인'으로 나뉜다. 제목에 '한옥'이 들어가 있어서 처음부터 한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리라 기대했는데, 처음에는 자연과 디자인으로 시작된다. 디자인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한옥으로 이끄는 이야기에 따라가본다. 다방면으로 디자인을 폭넓게 바라본다.

 

한옥에 대해서 알기 위해 한옥만을 짚어보는 것이 아니다. 자연과 인간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 동서양의 디자인 모두 제각각 다양하다. 디자인에 관심없던 일반인에게도 쭉 훑어가는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지식을 제공해주고 있다. 조금씩 주제를 좁혀가며 한옥에 다가가는 시간을 보낸다. 한옥은 건축물 하나만이 돋보이는 것이 아니라, 이 책에 의하면 '토탈디자인'이다. 자연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자연 속으로 들어가 자연과 하나의 흐름 속에 자리잡고 있고 소통 정신과 정서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책을 통해 영성, 자연, 사회, 상대, 정서에 관심을 가지고 모든 것을 담아내는 토탈디자인으로서의 한옥을 본다.

한옥은 땅이 바뀌면 집이 바뀌고 주변이 바뀌면 다시 집이 바뀝니다. 마치 이야기를 듣는 사람 따라서 이야기의 표현과 설명 방식을 바꾸는 능숙한 이야기꾼처럼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합니다. 우리가 한옥을 유심히 살펴야 하는 까닭입니다. (232쪽)

 

디자인에 그다지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이 책이 디자인으로 시작하는 것이 마땅치 않았다. '어서 한옥의 세계로 이끌어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읽어나갔다. 하지만 집을 짓는 기분으로 읽어나간 책이다. 기초공사를 하고 차근차근 집을 지어가는 심정으로, 디자인의 기초부터 밟아나간다. 

디자인은 어쩌면 모든 학문의 출발점일 수도 있습니다. 디자인을 통해서 수리적인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으며, 대상을 관념화하는 능력도 키웠을 것입니다. 이제 관념과 실물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우리의 생활과 정신문화는 매우 다양한 변화를 실천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디자인은 실용적이면서 한편 인류의 정신문화에 방아쇠를 당긴 정신적인 출발점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닫는 말 中)

 

이 책을 통해 잘 몰랐던 디자인의 세계를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다. 관심없던 부분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책이다. 디자인을 전공하거나 관련 업종에 있는 사람들, 건축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을 비롯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한옥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의미를 던져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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