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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하지 않을 자유 - 행복한 비연애생활자를 위한 본격 싱글학
이진송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어보고 싶은 이유는 이 한 문장에서였다. '니 연애 니나 재밌지'. 어떤 이야기를 펼칠지 궁금했다. 우리는 연애와 결혼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같은 사회에 살고 있다. 연애를 하지 않으면 이상한 것일까? '연애'는 선택의 문제이다. 연애할 자유가 있고, 연애하지 않을 자유가 있는 것이다. '연애 과잉 시대, 지금 연애하지 않는자, 모두 무죄!' 통쾌하게 무죄 선언을 하며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비연애주의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이 책《연애하지 않을 자유》를 읽으며 시원스레 들려주는 이야기에 빠져들어본다.
이 책의 저자는 이진송. 국내 최초 비연애 칼럼니스트이다. '비연애생활자'를 위한 독립잡지《계간홀로》발행인이다. '연애하지 않을 자유'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면, 일단 몇 개의 산을 넘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눈을 홉뜨고 나에게서 어떤 '하자'를 찾아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13쪽) 멀쩡한데 왜 연애를 안 하냐고 압박하거나, 무언가 하자를 발견하면 그것 보라는 식의 사람들이 많은 사회이다. 왜 이렇게 남의 일에 관심이 많은지, 그냥 있는 그대로 존재하며 행복하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것인지. 연애나 결혼을 하지 않으면 정상인 취급을 받지 않는 사회에서 들려주는 '연애하지 않을 자유'도 귀기울여볼 일이다.
이 책의 책날개에 나오는 첫 번째 문장에 공감한다.
연애 권하는 사회, 연애지상주의 사회에서 '홀로(single)'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남의 인생에 참견 많은 대한민국에서, 특히나 연애와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관심과 애정을 가장한 잔소리와 지적질에 무방비로 시달린다. (책날개 中)
왜 연애를 하지 않는지, 연애를 하면 왜 결혼을 하지 않는지, 결혼을 하면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 아이를 낳으면 둘째는 언제 낳는지…. 특히 명절 때 누구나 시달리는 질문일 것이다. 당연히 물어봐주어야 하는 관심어린 질문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듣는 입장에서는 그리 유쾌하지 않은 질문이건만, 이런 관행은 언제쯤 사라지게 될까?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나드는 책이다. 속 시원한 느낌이 들다가도 계속 반복되니 책 속의 표현대로 "꽈배기세요? 왜 이렇게 배배 꼬임?" 이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기도 하다. 연애의 장점만을 보여주는 책을 볼 때에는 '니 연애 니나 재밌지'라는 생각이 들며 피로감을 느끼곤 하지만, 비연애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연애의 단점을 나열한 것도 유쾌하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그저 사람살이의 다양한 모습 중 하나일 것이다. 그래도 저자의 의도는 분명히 알 수 있고, '국내 최초 비연애 칼럼니스트'가 이야기하는 싱글라이프 탐구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주변에서, 텔레비전이나 다양한 매체에서,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고 떠들어대는 데에서 자유롭기는 힘들다. 그래도 저자가 주변에서 연애에 대해 이야기해대는 오지라퍼들에게 좀더 관대하면 좋겠다. 심한 오지라퍼들은 그냥 무시해버리길…. 잘 몰라서 그렇게 이야기하고도 아무 생각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기를 바란다. 종교처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자신의 종교로 전도하고자 할 때, 그 사람은 그것만이 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야기하는 것이다. 연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연애만이 진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이야기도 들리지 않을 것이다.
연애를 하면 좋은 점이 분명 존재한다. 누군가에게는 연애가 삶의 전부일 수 있다. 그런데 이 '좋다'에서 멈추지 않고 '그러니까 연애해' '연애하지 않는 너는 불쌍해'로 넘어가는 것이 연애 지상주의의 문제점이다. 나는 이 연결고리를 끊고 싶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를 모두 '무죄'로 석방하고 싶다. (310쪽)
굳이 연애를 위해 애써야한다거나 연애를 하지 않는다고 이상한 사람 취급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람은 누구나 존재 가치가 있고, 연애를 하지 않는다고 자존심이 바닥으로 떨어질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요즘에는 연애하는 나잇대가 점점 어려지고, 연애하지 않으면 뭔가 부족한 사람으로 치부되는 경우도 많다. 비연애 생활자들은 자존심을 바닥으로 떨어뜨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 책을 보며 소신껏 발언을 하고 전개해나가는 저자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본다. 톡톡 튀고 걸러지지 않은 듯한 발언도 나름 신선했지만, 한 층 성장한 모습을 보일 때, 저자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