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오늘은 떠나기 전날 - 무엇이든 하기 전이 더 설렌다
김신회 지음 / 로지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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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모든 오늘은 떠나기 전날'이라니, 여행 전의 두근거림이 느껴지고 설레는 마음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는다. 요즘에는 여행하기에 여러 모로 위험한 시기이다. 세계 곳곳에서 위험천만한 일이 수시로 발생한다. 어느 곳 하나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진, 전염병, 테러 등 별별 일들이 일어나고 있으니 그저 들뜨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제격이다. 여행을 하지 않더라도 책을 통해 여행의 기분을 느끼는 것도 상상 속 여행의 한 방법이다. 가이드북을 읽으며 나만의 루트도 만들어보고 여행지를 상상하기도 한다. 그런데 '떠나기 전날'을 다룬 에세이라니, 신선했다.

도망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잘 머물기 위해서. 떠났을 때 아름다운 사람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도 빛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그런 의미에서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이 읽는 여행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여행을 토앻 여행이 아닌 것에 대해서, 여행이 아닌 것을 통해 여행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 지나간 여행의 추억을 소환하고, 오늘을 여행하듯 사는 방법을 궁리하고, 또 다른 떠남을 상상하느라 마음은 기분 좋게 분주했다. (10쪽)

 

'무엇이든 하기 전이 더 설렌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며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여행을 자주 떠나지만 여행을 좋아한다고 하기에는 망설여지고 툭하면 도망칠 궁리를 하지만 떠나는 일에 능숙하지 않다'는 저자의 에세이에 감성을 자극하며 독서의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은 제목과 구성이 독특하다. '모든 오늘은 떠나기 전날'이라는 제목과 함께 구성도 특이하다. D-100부터 D-1까지 여행 전의 생각과 여행의 기억, 저자의 개인 사정 등 소소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하루에 조금씩 읽다보면 어느새 여행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비록 어떤 때에는 여행의 귀찮음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런저런 이야기 속에서 감성어린 시선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은 여행 중일 때에만 의미 있는 것이 아니다. 여행을 준비하며 자료도 검색해보고 여행 책자도 미리 읽어본다. 그것부터 여행의 시작이자 또다른 여행이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이야기에 시선을 집중해본다. 공항버스를 보며 여행을 떠올리거나, 겨울이 다가오기 전에 동면을 준비한다거나, 여행 가이드북을 여행을 못 갈 때 사서 본다는 등의 이야기를 보며 나와 비슷한 류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보다는 감성이 돋는 부류일 것이다. 컴퓨터에 여행지별 폴더를 마련해두고 어떤 날에는 영화를 보고, 어떤 날에는 여행지에서의 동영상을 보며 깔깔거리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보며, 여행 향수병을 달래는 의식을 엿본다.  

 

어쩌면 여행에 있어 가장 빛나는 것은

떠나기로 결심한 내 마음과

차곡차곡 이어지는 준비의 나날들.

떠나기로 결심한 순간,

이미 여행은 시작된다. (139쪽)

 

여행에 가져갈 책을 골라놓기도 하고, 짐을 싸는 이야기나 여행 전에 방청소를 하는 등의 이야기를 보며 나의 여행 전과 교차시켜 생각해본다. 이 책을 읽다보니 언젠가는 여행을 가고 싶지만 지금은 현실에 머물러 있어야 할 사람들이 부담없이 읽어보기에 좋은 에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준비 또한 나를 설레게 했다는 것을 한동안 잊고 지냈다. 내일은 가까운 곳에라도 나들이를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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